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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블룸의 <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라는 책을 보면 욥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욥기를 "히브리 성서의 미학적 승리"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폴 리쾨르의 표현에 따르면  욥이 보여준 '비극적 긍정성' 때문에 말이지요.
마치 그리스신화의 안티고네처럼 자신에게 닥친 고뇌와 비극을 삶의 지혜로서 긍정하는..




욥기의 28장 12절~18절입니다.




그러나 지혜는 찾을 길 없고

슬기는 만날 길 없네.

인간은 그 가치를 모르고

만물이 사는 이 땅에서 그것을 찾을 길 없네.

물속에서도 없다 하고, 바다도 거기에 없다 하네.

금을 주고 살 수 없고 은 얼마를 주어야 살지도 모르네.

오빌의 황금 , 귀중한 마노나 사파이어와도 가치를 견줄 수 없네.

금과 수정과 견줄 수 없으며 순금 세공품과도 바꿀 수 없네.

산호나 진주 따위는 말도 안되며, 지혜의 가치는 루비보다도 더 귀하다.

에티오피아의 토파즈도 상대가 안되며 순금과도 비길 수 없네.

그런 지혜가 어디서 오겠는가?

그런 슬기를 어디서 찾겠는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아니하고,

하늘을 나는 새들에게도 보이지 않네.

파멸과 죽음이 말하네.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풍문으로 들었노라고.

하느님은 그곳으로 가는 길과 그곳을 알고 있네.

땅 끝까지 미치는 그의 눈길을 피하여

하늘 아래 그 무엇을 숨길 수 있으랴!

바람을 저울로 달아 내보내시고

물을 되로 되어 쏟으시고

하느님이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번쩍 스쳐가도록 명령했을 때

하느님께서는 지혜를 보시고 선언하셨네.

그분은 지혜를 준비했고, 마침내 그걸 찾아내셨네.

그리고 사람에게 이르셨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곧 지혜요,

악을 멀리하는 것이 곧 슬기라고.

(번역은 약간 수정한듯)


이처럼 욥은 삶의 지혜를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번쩍 스쳐가도록 명령"했을때
그것이 신의 지혜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악을 멀리해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그런점에서 헤럴드 블룸은 세익스피어의 햄릿도 단순한 비극으로 보지 않더군요.
"왜냐하면 그것은 왕자가 의지 또는 자유로운 지혜를 신격화하는 상태에서 죽어감으로써
잃은 것보다는 득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살면서 어쩔수없이 겪어야만 하는 도저히 나한테 왜 그런일이 생길까? 하는 이유를 알수없는
고통들..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삶의 지혜인가 하는 고민은 누구나 한번씩 해보는
고민일 겁니다. 여기서 우리가 욥을 통해서 깨달을수 있는 삶의 지혜란..

삶의 고통과 고난을 그자체로 긍정했을때 즉 자신에게 닥친 비극조차도 그자체로 수용하고 긍정했을때
우리는 소위 삶의 지혜라는 깨닮음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이지요.

비록 지금 제가 말하는 이 '삶의 지혜'라는 말이 가진 언어적 추상성 때문에 그 지혜가 무엇인지는
바로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말이지요. 삶이 자신에게 주는 고뇌의 상태와 정도는 각자가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로부터 깨달음을 얻느냐 마느냐는 이것을 각자가 어떻게 긍정하느냐 아니면 부정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정도로 정리할수 있다고나 할까요?. 



써보고 나니 뻘글이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