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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현은 실제로 공산주의(구사회주의국가)가 종교를 배척하는 근거로 오용되기도 했고
또 거꾸로 공산주의 혹은 맑시즘을 비판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되기도 했었죠. 즉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적 신념체계쯤으로 이해하는 방식..

그러나 원래 맑스가 이 말을 했던 맥락은 아시는 분은 아는 이야기지만 이와는 좀 다릅니다. 
맑스의 저 유명한 문장은 그의 초기저서중 하나인 <헤겔 법철학 비판>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인용해 봅니다.

"종교적 고통은 동시에 현실의 고통에 대한 표현이면서 현실의 고통에 대한 저항이다.
종교는 억압된 피조물의 한숨이고, 심장없는 세계의 심장이며 영혼 없는 처지의 영혼이다.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

환상에 불과한 민중의 행복인 종교를 철폐하는 것은 그들의 진짜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환상을 타파하라고 그들에게 요청하는 것은, 환상을 필요로 하는 조건을 타파하라고
그들에게 요청하는 것이다. 종교 비판이란 그러므로 그 싹을 보면 다름 아닌 저 눈물의 골짜기, 즉 현세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종교는 바로 이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후광이다."
(은유로서의 건축. 가라타니 고진. 270쪽에서 재인용)

이 글에서 볼수있는 것처럼 사실 위 구절에서 맑스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종교에 대한 계몽적 혹은 논리적  비판이 아니라
인민들로 하여금 종교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의 상황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종교에 대한 비판은 종교를 가질 수밖에 없는 민중의 현실을 비판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종교가 현실의 고통과 억압이 수반하는 사람들의 정념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이론적 혹은 구성적으로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가라타니 고진은 말합니다.

또한 종교라는 정념 혹은 신념이 하나의 가상으로서 (가라타니-칸트적 의미의) 현실에 대한 규제적 이념으로서 작용하는 것이라면
 공산주의라는 이념 그 자체도 신념이요 가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구사회주의국가의 오류라고 한다면 그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가 칸트적 의미로서의 하나의 초월적 가상이요 이념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그것을 완결된 체계 혹은 사회이론으로 간주한데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종교비판을 이론적 체계로 극복하려는 도킨스식의 방식은 구성적, 이론적으로 환원불가능한 현실을 보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데카르트가 일찌기 간파한 이론적/과학적 체계 자체가 가진 토대의 코기토Cogito적인 근원적 균열혹은 간극을 
간과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과학주의자체가 무의식적으로 전제하는  하나의 가상(과학은 언제나 옳다)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한 다는 것이지요. 



좀 뜬금없는 글인데  책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이라 한번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