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요즘 팔자에 없는 부루마블 게임을 하루에 몇 판씩 한다.

유소년기에도 한번도 손댄적이 없는 이 게임을 딸내미가 사와서 밤마다 같이 하자고 조른다.



딸내미랑 카드게임(원카드)을 하든 고스톱을 치든 우리사이엔 룰이 있다.

지는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엉덩이를 맞아야 하는 것이다. 

딸이 슬슬 철이 들어가면 아빠랑 엉덩이 맞기 게임 같은건 안할거란 것을 알기에, 이런 놀이는

나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사실 재미난 것은 이겨서 때리는 그 자체보다 딸내미를 슬슬 놀려먹다 보면, 이 녀석이 열이 받아

씩씩거리게 되고 결국 눈물을 보이다가 울고 불고 하는 것이다.



방긋방긋 웃으며 잘 놀고 있는 딸보다 우는 딸이 더 귀엽다. 희안하게도 딸내미를 울려 놓아야

하루가 지나갔다는 느낌이 든다.




실력으로도 충분히 이길수 있고, 엉덩이를 때릴수 있지만 더 재미있을려면 약간의 속임수를 쓰는게 좋다.

예를 들어 원카드 게임을 할 때 딸내미보다 한장 카드를 덜 받는다거나, 카드를 버리는 순간에 한장정도
 
어디에다가 숨긴다.




그렇게 게임을 이겨서 딸내미의 엉덩이를 때린 다음에 사실은 속임수를 썼음을 딸내미에게 밝힌다.

맞은것도 억울하지만 속임수로 졌다는걸 알면 더 억울하다.. 이건 무효라고 하면서 딸내미가 대들지만,

속임수는 그 당시에 밝혀내야 한다고 우기다보면 딸내미는 너무 억울해서 결국 울고 만다.




요즘은 카드보다 부루마블 게임을 한다.

부루마블 게임을 하면서도 만화 '타짜'의 격언들을 되새긴다.


딸내미가 말한다.


"속임수 없이 정정당당하게 치기로 해" (구라도 실화다. 안 들키면 구라도 실화인거다)



딸이 눈치 못채게 게임도중에 몇 번의 속임수를 쓴다.

절대로 기억하라. 구라를 치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상대방의 눈을 보지마라

딸내미도 하두 당해서 나랑 눈이 마주치면 의심을 하려고 든다.



부르마블 게임을 하면서 은행에 돈을 가져다 내거나 은행에서 통행료를 받아올때 덜 내거나 더 가져오면서

재산을 불린다. 딸내미는 자기 주사위 던지는것에 정신이 팔려 나를 신경쓰지 못한다.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다.



그리고 돈을 내고 도시를 사면 카드를 받아오게 된다. 이때도 카드를 받아오면서 슬쩍 두 장을 가져온다.

화투장만 침으로 붙는게 아니다. 종이카드도 침으로 붙는다.



이렇게 이겨 놓고서 엉덩이를 토닥토닥 스무대를 때린다. 세게 때릴 필요가 없다.

딸내미를 울리는 것은 내가 어떤 속임수를 썼음을 슬쩍 말해주면 되는거다.






























딸은 엉덩이가 아파서 우는게 아닌거다.


세상에 믿을 놈이 한 놈도 없어서 우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