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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인데도, 요새는 힘이 드네요. 

회사가 사람(노동자)을 쪼는 게 어제, 오늘일이냐 하지만... 요즘같은 경우는 정말 심하다 못해 너무한다 싶을 정도입니다. 마른 수건을 짜는 것처럼,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쥐어 짜내고야 마는 느낌입니다.

요즘의 회사에서 노동자들은 이중으로 힘이 듭니다. 

하나는 외부의 시선이죠. 금번 코레일 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중동을 위시한 일부 보수층의 '노조'에 대한 지속적인 왜곡은 꽤나 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무조건 안좋게만 보니 말이죠. 더군다나 요즘같이 어려운 시절에- 순식간에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감사할 줄 모르는 정신나간 놈'들이 되어버리죠.

파업은 곧 노동자들의 권리일진데, 이 파업은 어느순간부터 '불법'이라는 접두사가 붙지 않는게 어색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불법파업. 4자성어도 아니고 말이죠. 이 땅에 합법파업이 있기는 한걸까요? 이럴 바에 아예 파업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는 게 낫지 싶을 정도입니다.

파업을 한 후에 노동자가 욕을 먹는것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파업에 대한 욕을 왜 노동자가 다 얻어먹어야 할 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타협해야하는 측은, 노조의 반대편에 사측이 있게 마련인데 말이죠. 언제나 시민의 불편은 노조 탓입니다. 이런 상황에서야 회사는 시간을 끌수록 유리합니다. 

노동자들이 견뎌야 하는 또 하나는 내부의 시선입니다. 모든 노동자는 회사에서의 성공을 꿈꾸게 마련입니다. 누군들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더 높은 위치에 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게 만듭니다.

'넌 더 큰 일을 해야하는데, 노조같은 거엔 관심도 갖지 마라'

이런 말, 회사에서 듣는 건 비밀도 아닙니다. -_-

노조활동이라는 경험은 곧 낙인이 되고 맙니다. 무슨 노동자가, 노조가 회사 안티 세력도 아닌데, 마치 해사 행위인냥 말들 하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에 관여하는 이들은 점점 교조적이 되어가기 쉽습니다.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하는 것은, 같은 노동자에 불과하다는 그들의 비루한 처지를 감안하자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노조를 마치고 나면 결국 한자리를 차지하거나, 목돈을 얻어 나가는 걸 종종 목격하게 되고, 이 경험은 또 다시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조를 믿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땅의 노조, 그리고 노동자들은 전기를 맞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이 땅의 시민들이 이명박이라는 괴물을 대통령으로 맞은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성찰입니다.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개개인의 성찰이야말로, 이러한 오해의 질곡으로부터 노동자를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까고 보면 간단한 껍질이 둘러싸고 있을 뿐입니다. 그 껍데기를 덧칠하는 건, 언제나 똑같은 놈들이요, 항상 그 말이 그 말뿐인 논리입니다. 

파업은 왜 일어난 것인지, 그 파업의 쟁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노동자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그 권리 행사에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기억해 주십시오. 파업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오늘도 나(노동자) 스스로의 권리에 깨어 있으십시오. 옆 동료의 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십시오.

노동의 가치란, 내 땀의 의미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바른 평가와 보상을 당당히 요구합시다. 그 당당한 요구에, 기꺼이 힘을 실어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