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본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에반게리온은 오래전 티비씨리즈물로 나오면서
많은 애니매니아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저는 별로 보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 극장판이 개봉해서 기회다 싶어 관람을 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는게 아닌가하고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뭐랄까..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극치를 본 느낌이 들더군요.
미야자키 하야오식 스타일과는 다른
보다 전형적인 오타쿠적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면서..
아즈마 히로키가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이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작품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시뮬라크르화되는 생성과 변이의 과정에서
탄생한 재페니메이션의  걸작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애니를 보면서 많이 생각난게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라는 작품이었습니다.
둘간의 공통점이라면 소위 기계와 인간간의 공생적 진화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공각기동대는 소위 전뇌(로)의 진화를 통한 인간정체성의 의문을 다룬다는 점에서
<블레이드 러너>와 보다 유사하고 <에반게리온 파>는 인간과 기계의 통합을 통한
그 가능성의 극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는 주제를 던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라는 주체의 정체성이 기술문명과 만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점들과 관련해서
시간나는데로 글을 따로 써볼 생각입니다. 최근에 본 <더 문>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주제의
영화였고 해서 정리되는데로 함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