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도 여권문제에 대해 완전 깡통은 아니다. 읽을 만큼 읽어 봤고, 얘기할 만큼 얘기해 봤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머리로는 다 안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그것을 이해할 지언정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내가 타고난 불가촉 천민인 남자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 아주 절절하게 동의하고, 또 운동의 흐름을 아주 잘 분석한 글이라는데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글 역시 문제의 초점을 '비키니가 뭐 어때'에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 글은 이번 '비키니 시위'를 '성의 도구화'로 인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곧 김어준의 주장하는 바일 것이고 주석을 달고 있죠. 맞는 말입니다. '비키니를 입고 시위하는 것'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걸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성의 도구화'로 인식하고 그 행위를 비판하는 건 그동안 수구세력의 문제제기 방법이었어요. 이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것이 완벽하게 떨어지는 비유는 아니겠지만, 80년대 부천서 권인숙 성고문 사건에 대한 수구세력의 대응이죠.
모피에 반대하는 누드시위라든지 슬릿워크라든지, 이런 시위들이 비키니 시위와 다를 것은 없는 것처럼, 비키니 시위를 한 여성 자체에 대한 비판은 적었습니다. 공지영이 사과를 요구한 대상이 누구였는지를 생각해보세요(물론 없진 않았어요. 일단 문제제기의 시발점이 된 미권스의 글부터가 비키니 시위를 시작한 여성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를 담고 있었죠.)
문제는 '비키니 시위'를 소비하는 나꼼수를 비롯한 남성들의 행태였습니다. 정봉주 접견문에서의 "코피 팍"이라던가(이건 직접적으로 그 사진을 보고 코피가 터진다는 표현을 한거라서 가장 큰 문제가 됐고), 김용민의 "성욕감퇴제를 먹고 있으니 수영복 사진보내도 된다"는 멘트(이건 이해하기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분명 그 사진 보고 자위할 일 없으니 보내도 된다고도 이해될 수 있는거라서 문제가 됐죠)가 문제였다는 거에요. 그래서 위엣 글의 여초카페 성명문에서 이 사태에 대해 '비키니 사건'이 아니라 '코피 사건'이라고 이름붙이기를 시도한거죠.
그런데도 여전히 김어준과 딴지의 이 필자는 '비키니 시위'의 성격규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건 의도된 호도죠. 김어준이 그토록 이번 10.26선거의 부정은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 선관위의 부정선거라고 이름붙여야 한다고 주장한 걸 생각할 때, 가증스러울 정돕니다. 만약에 김어준이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이와 같은 본질호도에 나섰다면 말이에요. 물론 김어준이라는 마초는 실제로 이 사건의 본질을 '비키니면 어때'로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요.
사실 그들이 사건의 본질을 '비키니 시위'로 파악하려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비키니를 입고 시위'하는 행위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에요. 거기에 사진을 올린 '불법미인'이 김어준을 옹호하면서 여론이 변한걸 생각하면 이들의 이와같은 전략적 행동은 결과적으로 성공했죠.
그래서 저는 이 글의 내용 전부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은검12-0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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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 시위를 한 여성 자체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죠. 기실 시발점이 된 글이나 엊그제 엠팍에 올라왔던 트위터 글이나, 여성들이 감정적으로 불편해 했던 건 비키니 시위 방식 그 자체였죠. 그로 인해 감정이 격해지고 결국 코피건, 성욕감퇴제가 명분화된 거라고 봐야죠.
은검12-02-06 19:03
114.♡.♡.139
코피 걸고 넘어지는 것도 좀 웃긴게, 결국 코피 조심하란 말은 비키니 시위 스타일을 비슷한 b급 정서로 받아친 거라고 봐야 되거든요. 비키니녀와 주진우 간에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이루어진 쿵짝이라고 봐야하고, 실제로 비키니녀가 그렇다고 수긍을 했죠. 피차 간에 교감을 이루어서 벌인 댓구를 제3자가 흥분한다는게 웃긴거죠. 비키니녀가 모독을 당했다고 느끼면 몰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