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선수
- 작성일
- 10-06-27 02:41
오늘 경기를 보고난 후에 가장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비판하고 싶지 않고
가장 마음 아픈 장면이 바로 이동국 선수의
슈팅이 골로 향하지 않았던 그장면이네요.
이동국이라는 선수를 처음 본 건 1997년 제가 고3때였습니다.
당시 저희학교도 축구를 은근 좀 했던지라
(그땐 졸업했지만 송종국이 있었고, 당시 멤버엔 차두리도 있었죠)
전국대회에서 몇번 결승에 오르곤 했었죠.
그해 봄 한 전국대회 결승에서 포철공고를 만났습니다.
축구, 야구, 농구부가 전국대회 4강에 오르면
전교생 응원 동원이 원칙이라 고3이던 저희도 여지없이
효창운동장 관중석으로 동원되었습니다.
사실 뭐 고3들도 그런거 엄청 좋아했죠 ㅋㅋ
암튼, 당시 저희학교도 은근 좀 잘했는데
결승에서 포철공고에게 석패를 당합니다.
그때 계속해서 눈에 띄던 상대팀 공격수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동국이었습니다.
키가 워낙 커서 멀리서 봐도 눈에 띄었고 얼굴에서 빛도 나더군요.
당시 고교 최고의 공격수이다보니 팀플레이 자체가 그에게 맞춰져 있어서 그랫나봅니다.
암튼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고 몇년 후 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날린 슈팅 하나와
한일전에서 선보인 360도 회전 슛, 잘생긴 얼굴과 위너스러운 키 등으로
단숨에 스타가 되지만 결국 유럽진출에 실패하고
월드컵과도 별 인연없이 세월이 흘렀네요.
2010년 6월 오늘
아마 이동국 선수 본인도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슈팅하기까지
그 짧은 시간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을 겁니다.
왼쪽으로 찰까 오른쪽으로 찰까 띄울까 굴릴까 회전을 먹일까 직선으로 보낼까......
슈팅 실패한 이후 종료휘슬이 울리기까지 속으론 울면서 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진 성공하지 못한 스트라이커로 남았지만
79년생 32세인 이동국은 아직 젊습니다.
35세에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황선홍처럼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분명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분명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그에게 박수를 보내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