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대로 산다는 것
- 작성일
- 10-06-21 10:52
어제 아래층에 사시는 친한 횽님과 막걸리 한잔을 했습니다.
일반적인 막걸리로 시작해서
조막걸리, 콩막걸리, 더덕막걸리에 이르기까지
웬 막걸리 종류가 그렇게 많던지~
암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이 횽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네 인생은 너무 FM이야'
제 인생이 너무 FM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사실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썩 좋진 않았습니다.
FM이라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보았더니
Field Manual의 약어로서 '야전규범'이라는 군대용어더군요.
통상적인 의미로 틀에 박히거나 너무 일반적인
또는 모범적이거나 전형적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암튼 인생이 FM이라는 의미가 뭘까요?
남들 학교 들어갈 때 학교 가고
남들 취업할 때 취업하고
남들 결혼할 때 결혼하고......
또 한편으로는
인생 살아오면서 크게 굴곡도 없었고
대형 사고를 친 적도 없고......
성격도 그저 평범해서
앞으로 일탈이나 사고를 감행할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의미일까요?
어찌보면 이런 FM 인생이 좋은 뜻을 많이 담고 있을텐데
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범생 같은 이미지가 좀 있지만
중고등학교 내내 범생이라기보단
사립학교의 부조리와 담임의 권위주의을 참지 못했던
일종의 반항아로 기억하구 있구요...
사실 범생이라는 말 자체를 듣기를 싫어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도 과내의 주류 또는 주된 흐름과는
다른 쪽을 많이 기웃거렷고
나중엔 전공도 바꾼 케이스이고...
예전 인증 보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20초반엔 머리도 엄청 길러서 염색에 블리치, 코팅까지 해주고....
살면서도 평범하고 무난한 것 보다는
새롭고 도전적인 것을 항상 좋아해 왓다고 생각하고 있고...
회사를 그만두고 멀리 와 있는 것 자체도
FM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데.....
왜 전 아직 FM 스런 인생으로 보이는지
오늘 하루종일 그동안의 제 행적에 대해
한 번 심도있게 되짚어 보는 중입니다.......
아 뻘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