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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일 수있는 조건은 무엇일까요?
공기의 소중함을 알려면 숨을 쉴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보면 알 수있듯이
물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끼려면 갈증을 느껴보면 알게 되듯이

인간이 인간일 수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려면
비인간적 상황에 빠져보면 될 것입니다.

아우슈비츠수용소.

입소뒤 평균수명 3개월. 생존률 10%미만.
물과 숫가락 제공되지 않음.(물은 죽을 먹어서 해결, 숫가락은 알아서 훔치던지, 개처럼 후루룩거리며 먹던지 알아서 해결)
세탁불가(세탁을 할수 있기 위해선 수용소내에서 특권층?이 되어야 함)
어떻게든 적응하여 몇개월동안 살아남았다해도 수용소인원이 초과될 시 언제든 "선발"을 통해 가스실로 갈 수 있음.

이런 상황에 빠져본다면 어떨까요? 

인간이 같은 인간에 의해 가축만도 못한 상태(소,돼지는 적어도 배불리는 먹을수 있음. 배고픔을 해결하려면 목숨을 건 도둑질을 감행해야함.  공통점이라면 노동력을 죽을때까지 제공하다가 죽어서 머리카락이나 금니 혹은 체지방같은 돈되는 신체의 일부를 남긴다는 점임)에 떨어져서  非-인간이 되는 것만큼 더 확실히 인간됨의 조건을 알수있게 만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출신 유태인인 프리모 레비는 1944년 2월부터 1945년 1월까지 약 10개월간 아우슈비츠에서 바로 이러한 비-인간으로 살았고
그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을 담담하고 절제된 필체로 서술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 <이것이 인간인가>입니다.
 
그렇게 참혹한 아우슈비츠에서의 수용소 생활에서도 살아남은 그였지만
그는 결국 말년을 자살로 끝맺고 맙니다. 
왜 그러한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요? 


"물자부족, 노역, 허기, 추위, 갈증들은 우리의 몸을 괴롭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정신의 커다란 불행으로부터
신경을 돌릴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완벽하게 불행할 수 없었다. 수용소에서 자살이 드물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자살은 철학적 행위이며 사유를 통해 결정된다. 일상의 절박함이 우리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았다. 
우리는 죽음을 갈망하면서도 자살하루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이나 그 후에는
자살에, 자살할 생각에 가까이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수용소 안에서는 아니었다." 
  

다시말해 "일상의 절박함",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자살이라는 생각을 할 여유조차 주지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
그의 자살은 아마도 비-인간으로서의 경험이 깨닫게한 삶의 무의미성을 철학적으로 반성한 끝에 도달한 결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살에 대한 고민조차 철학적 반성으로 승화시켜버리는 철저한 인간(성)말살의 기획이었던 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역사는
오히려 이를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이  인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그 어떤 경우보다도
생생하게 증언해준 역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ARBEIT MACHT FREI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강제노역으로 인한 사망은 그들을 나치로부터 자유롭게 할수있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