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에 이어 자본주의 패권국이 될 수 있을까?
- 작성일
- 10-10-20 01:16
최근 <중국의 부상과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종말>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눈치빠르신 분들은 책 제목에서 벌써 눈치채셨겠지만 이 책은 중국에서의 자본주의적 팽창과 부상이 서서히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헤게모니국가로서의 위상을 상실하고 있는 미국의 위치를 대신하기는 커녕 도리어 세계적 수준의 자본주의체제의 종말을 의미할수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중국의 부상은 중국의 패권적 국가로서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적 체제로서의 자본주의체제가 수행하는 잉여가치 축적의 최종적 단계를 의미할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사실 이러한 세계체제론에 입각한 자본주의의 종말론은 이마누엘 월러스틴이나 지오바니 아리기같은 세계체제론자들에 의해서 일찍부터 주장되어진 바 있습니다만 이 책의 특색은 이러한 자본주의세계체제론을 특히 중국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이 자본주의화된 이후에 상실된 "혁명중국"으로서의 사회주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소위 중국내의 "신좌파"로 분류되는 학자입니다. 특이한 점은 원래 저자인 리민치는 89년 천안문사태때까지만해도 자유주의 우파지식인의 입장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이었고 또 그것때문에 2년간 투옥생활을 하기도 하였다는군요. 그러나 천안문사태때 지식인들이 보인 이중적 행태에 회의를 느껴 감옥에서 맑스의 <자본론>, 폴 바란과 스위지의 <독점자본>, 아리기 임마누엘의 <부등가 교환>, 버트란트 러셀의 <서양철학사>등을 독해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신좌파"로 전향하게 된 사람입니다. 석방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하면서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의 영향을 받아 체제론적 관점에서 다시금 중국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결과 위와같은 책을 쓰게 되었던 것이지요.
각설하고 책 내용을 좀더 이야기해보면 지금의 자본주의 세계체제처럼 무한정의 이윤추구와 자본의 축적은 결국 어느 한계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비용의 문제 때문입니다. 임금비용, 세금비용, 환경비용등이 그것인데요. 먼저 임금비용 부분. 자본주의는 일찌기 맑스도 "이윤율의 경향적 하락"이라는 법칙으로 예견한바 있지만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고정자본에 필요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비용상승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대신 저임금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선진자본주의 국가와 같은 중심부국가에서는 임금비용을 하락시킬 요인이 부족하므로 중국과같은 주변부 혹은 반주변부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를 할수밖에 없게 됩니다. 불과 몇십년전에는 한국이 했던 역할이지요. 그런데 이것을 자본주의화된 90년대 이후의 중국이 외국자본의 투자를 대규모로 받으면서 저임금을 기반으로한 "세계의 공장" 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지요.
이처럼 저임금을 기반으로한 중국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세계체제수준에서의 자본주의는 활로를 찾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자본주의가 오늘날처럼 급속도로 팽창을 거듭함에 따라 저임금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중국경제도 언제까지나 노동자로 하여금 저임금을 강요할수없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최근 내수경제의 활성화와 최저임금의 급등추세에서 이러한 중국내부의 변화를 감지할수있지요. 그렇다면 중국경제가 부상하여 더이상 노동자로하여금 저임금을 강요할 수없는 정도에 이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면 단순히 또다른 대륙수준의 노동력을 가진 인도와 같은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면 해결될까요?
그런데 이때쯤(중국의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성장하여 1인당 GNP가 1만불 수준이나 혹은 그 이상이 되는 때?) 되면 더이상 거부할수없는 강력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환경비용'일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늘날 환경문제는 단지 좀더 나은 쾌적한 생활이나 복지만을 위해서 요구되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화석연료의 사용은 단지 자원의 고갈이라는 문제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축적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라는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현재 지구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55ppm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수치가 "455~490ppm까지 상승할 경우 글로벌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2~2.4도 더 상승할수 있다. 글로벌 평균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전역에서 흉작, 가뭄, 사막화, 홍수가 만연할 것이다. 또 식물 및 동물 종들 가운데 15%~40%가 멸종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2도 정도의 평균기온 상승이 '위험한 인위적 간섭을 부를 수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련의 기후 피드백이 일어나 지구가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는 순간이 닥칠 수도 있다. 지구가 티핑포인트를 넘어설 경우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기 지속적인 과정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 결과 지구상의 모든 종들을 멸종시키는 대규모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저자는 예상합니다.
이러한 지구적 수준에서의 대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일국에서의 변화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세계체제수준에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국가간 분업체계를 이용한 저비용해결의 문제나 환경문제와 같은 '체제수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제수준의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것이 가능할까요? 자본주의의 가장 큰 동력은 지속적인 이윤추구와 자본의 축적에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과같은 세계체제적 수준의 축적을 가능케 했던 이러한 강력한 동력은 체제수준의 해결책을 제시해야하는 상황에서는 전혀 기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부터 자본주의적 축적구조는 시장의 실패를 통해서만 자기조절이 가능한 '물신적' 체제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자발적인 이윤추구와 축적의 포기와 같은 상황이 올수 없다면 그 대신 올 것은 "종말"이 될 것이라는것이 리민치 혹은 월러스틴이나 아리기와 같은 세계체제론자들의 주장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사회나 체제와 같은 객체적 사회구성체의 변화는 내부적 구성원의 '주체적' 개입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재앙적 결말로 귀결할 가능성이 높은 자본주의 세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정치적 각성과 단결이 요구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주목하는 부분이 바로 사회주의적 변혁이라는 가능성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와 관련된 부분인데요. 바로 자본주의화 되기 이전의 사회주의적 "혁명중국"을 다시 되돌아 보기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의 통치관료들이 부정하고 있는 혁명중국이라는 과거와 마오주의를 오늘날의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주장하기를 현재의 중국 자본주의의 팽창을 가능하게 했던 요인에는 50년이후 마오주의를 기치로 건설되었던 사회주의적 중국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1950년대 이전의 중국은 농업위주의 산업구성을 기반으로 소수의 지주와 자본가들이 이들이 생산한 잉여가치를 수탈했던 경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사회주의혁명이 성공한 뒤 도시에서의 중공업기반시설과 기술의 확충이 이루어지고 인민공사와 같은 집단농장을 통해 농업에서의 기반시설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급속한 개조의 과전에서 57~60년대의 대약진운동과정에서의 대규모 아사사태가 발생하긴 하였지만 그 배경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마오주의나 마오쩌뚱의 과오라기보다는 오히려 덩샤오핑이나 류사오치등과 같은 고위관료들에 의해 저질러진 실적을 과장해서 보고하는 "과장풍"이나 무리하게 평준화를 시행했던 "공산풍"의 책임이 크고 마침 발생했던 자연재해등으로 인한 흉작이 원인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위 "흑묘백묘론"으로 중국의 대표적 실용주의자로 오늘날의 중국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가능하게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덩샤오핑이 사실은 대약진운동시기 지금의 '우편향'과는 정반대로 '좌편향'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것이지요. 80년대 이후의 우편향은 대약진운동과정에서 자기가 저지른 실수를 회피하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마오는 대약진운동시기에 횡행했던 "과장풍"과 "공산풍"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인민일보편집장과 관영통신인 신화통신 사장이었던 우렁시는 1995년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고 합니다.
나는 대약진운동 초기에 마오 주석의 충고도 있고 해서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6월이후 나는 대세를 따르기 시작했다. 당시 대세가 어땠는지는 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하고 있던 중앙위원회 지도자들이 외친 "사상을 해방하고, 과감하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행동하자"라는 구호가 잘 말해준다. 대약진운동이 처음부터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을 우려했던 마오 주석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할 것", "들뜬 분위기를 진정시킬 것",을 주문했지만그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당시 중앙위원회 지도자들 사이에서 소수파에 속했다. 따라서 나는 중앙위원회 다수파, 특히 당의 선전 활동을 책임지고 있던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의 말을 따라야 했다. 1958년에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오풍五風(관료주의방식, 명령주의, 막후 관리, 과장풍, 공산풍)을 지지했다는 사실은 역으로 대약진운동의 실질적인 책임자가 중앙위원회 지도자들로 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한 류샤오치와 덩샤오핑이었음을 반증한다. 비록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1958년에 중국 전역을 휩쓴 과장풍과 공산풍에 대해 주요 책임이 있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당시 내가 두 매체에서 선전 활동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때 일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세계자본주의의 종말. 리민치. 97쪽)
이처럼 당시 마오는 대약진운동시 횡행했던 과장풍과 공산풍을 통제할 실질적 위치에 있지 않았고 다만 사회주의중국의 상징적 인물로서 외교적인 일에만 개입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이에 대약진운동의 실패뒤에 행해진 루산회의에 참석하길 거부했지만 오늘날은 도리어 마오가 대약진운동을 비판한 펑더화이를 숙청하기 위에 루산회의를 이용한 것으로 이야기됩니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56392 그러나 사실은 대약진운동의 실질적 주도자였던 류샤오치와 덩샤오핑이 대약진운동의 실패로인한 자신들의 실각을 두려워하여 마오를 이용하였을 뿐이라는 것이 리민치의 설명입니다.
그밖에도 이 책에서 리민치는 마오쩌뚱의 혁명중국에서의 역할을 재조명할 뿐만아니라 소위 현실사회주의국가에서 실제로 있었던 각종 문제점들을 상세히 짚어봅니다. 이를 통해서 미래에 자본주의세계체제의 위기상황속에서 등장할지도 모를 사회주의국가를 위한 올바른 참조점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요. 결국 그가 결론적으로 피력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겠지요. '세계적 수준의 자본주의는 인류를 파국의 위기로 빠트릴 것이다. 그에 대한 대안은 세계적 수준의 사회주의국가(들)의 건설이다'라고요. 물론 저자의 이러한 잠정적 결론에 쉽게 동의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분명 자본주의가 일종의 "티핑포인트"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면 한번쯤은 경청해 보아야할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
눈치빠르신 분들은 책 제목에서 벌써 눈치채셨겠지만 이 책은 중국에서의 자본주의적 팽창과 부상이 서서히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헤게모니국가로서의 위상을 상실하고 있는 미국의 위치를 대신하기는 커녕 도리어 세계적 수준의 자본주의체제의 종말을 의미할수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중국의 부상은 중국의 패권적 국가로서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적 체제로서의 자본주의체제가 수행하는 잉여가치 축적의 최종적 단계를 의미할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사실 이러한 세계체제론에 입각한 자본주의의 종말론은 이마누엘 월러스틴이나 지오바니 아리기같은 세계체제론자들에 의해서 일찍부터 주장되어진 바 있습니다만 이 책의 특색은 이러한 자본주의세계체제론을 특히 중국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이 자본주의화된 이후에 상실된 "혁명중국"으로서의 사회주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소위 중국내의 "신좌파"로 분류되는 학자입니다. 특이한 점은 원래 저자인 리민치는 89년 천안문사태때까지만해도 자유주의 우파지식인의 입장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이었고 또 그것때문에 2년간 투옥생활을 하기도 하였다는군요. 그러나 천안문사태때 지식인들이 보인 이중적 행태에 회의를 느껴 감옥에서 맑스의 <자본론>, 폴 바란과 스위지의 <독점자본>, 아리기 임마누엘의 <부등가 교환>, 버트란트 러셀의 <서양철학사>등을 독해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신좌파"로 전향하게 된 사람입니다. 석방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하면서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의 영향을 받아 체제론적 관점에서 다시금 중국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결과 위와같은 책을 쓰게 되었던 것이지요.
각설하고 책 내용을 좀더 이야기해보면 지금의 자본주의 세계체제처럼 무한정의 이윤추구와 자본의 축적은 결국 어느 한계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비용의 문제 때문입니다. 임금비용, 세금비용, 환경비용등이 그것인데요. 먼저 임금비용 부분. 자본주의는 일찌기 맑스도 "이윤율의 경향적 하락"이라는 법칙으로 예견한바 있지만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고정자본에 필요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비용상승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대신 저임금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선진자본주의 국가와 같은 중심부국가에서는 임금비용을 하락시킬 요인이 부족하므로 중국과같은 주변부 혹은 반주변부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를 할수밖에 없게 됩니다. 불과 몇십년전에는 한국이 했던 역할이지요. 그런데 이것을 자본주의화된 90년대 이후의 중국이 외국자본의 투자를 대규모로 받으면서 저임금을 기반으로한 "세계의 공장" 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지요.
이처럼 저임금을 기반으로한 중국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세계체제수준에서의 자본주의는 활로를 찾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자본주의가 오늘날처럼 급속도로 팽창을 거듭함에 따라 저임금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중국경제도 언제까지나 노동자로 하여금 저임금을 강요할수없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최근 내수경제의 활성화와 최저임금의 급등추세에서 이러한 중국내부의 변화를 감지할수있지요. 그렇다면 중국경제가 부상하여 더이상 노동자로하여금 저임금을 강요할 수없는 정도에 이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면 단순히 또다른 대륙수준의 노동력을 가진 인도와 같은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면 해결될까요?
그런데 이때쯤(중국의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성장하여 1인당 GNP가 1만불 수준이나 혹은 그 이상이 되는 때?) 되면 더이상 거부할수없는 강력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환경비용'일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늘날 환경문제는 단지 좀더 나은 쾌적한 생활이나 복지만을 위해서 요구되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화석연료의 사용은 단지 자원의 고갈이라는 문제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축적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라는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현재 지구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55ppm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수치가 "455~490ppm까지 상승할 경우 글로벌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2~2.4도 더 상승할수 있다. 글로벌 평균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전역에서 흉작, 가뭄, 사막화, 홍수가 만연할 것이다. 또 식물 및 동물 종들 가운데 15%~40%가 멸종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2도 정도의 평균기온 상승이 '위험한 인위적 간섭을 부를 수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련의 기후 피드백이 일어나 지구가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는 순간이 닥칠 수도 있다. 지구가 티핑포인트를 넘어설 경우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기 지속적인 과정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 결과 지구상의 모든 종들을 멸종시키는 대규모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저자는 예상합니다.
이러한 지구적 수준에서의 대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일국에서의 변화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세계체제수준에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국가간 분업체계를 이용한 저비용해결의 문제나 환경문제와 같은 '체제수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제수준의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것이 가능할까요? 자본주의의 가장 큰 동력은 지속적인 이윤추구와 자본의 축적에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과같은 세계체제적 수준의 축적을 가능케 했던 이러한 강력한 동력은 체제수준의 해결책을 제시해야하는 상황에서는 전혀 기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부터 자본주의적 축적구조는 시장의 실패를 통해서만 자기조절이 가능한 '물신적' 체제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자발적인 이윤추구와 축적의 포기와 같은 상황이 올수 없다면 그 대신 올 것은 "종말"이 될 것이라는것이 리민치 혹은 월러스틴이나 아리기와 같은 세계체제론자들의 주장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사회나 체제와 같은 객체적 사회구성체의 변화는 내부적 구성원의 '주체적' 개입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재앙적 결말로 귀결할 가능성이 높은 자본주의 세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정치적 각성과 단결이 요구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주목하는 부분이 바로 사회주의적 변혁이라는 가능성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와 관련된 부분인데요. 바로 자본주의화 되기 이전의 사회주의적 "혁명중국"을 다시 되돌아 보기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의 통치관료들이 부정하고 있는 혁명중국이라는 과거와 마오주의를 오늘날의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주장하기를 현재의 중국 자본주의의 팽창을 가능하게 했던 요인에는 50년이후 마오주의를 기치로 건설되었던 사회주의적 중국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1950년대 이전의 중국은 농업위주의 산업구성을 기반으로 소수의 지주와 자본가들이 이들이 생산한 잉여가치를 수탈했던 경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사회주의혁명이 성공한 뒤 도시에서의 중공업기반시설과 기술의 확충이 이루어지고 인민공사와 같은 집단농장을 통해 농업에서의 기반시설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급속한 개조의 과전에서 57~60년대의 대약진운동과정에서의 대규모 아사사태가 발생하긴 하였지만 그 배경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마오주의나 마오쩌뚱의 과오라기보다는 오히려 덩샤오핑이나 류사오치등과 같은 고위관료들에 의해 저질러진 실적을 과장해서 보고하는 "과장풍"이나 무리하게 평준화를 시행했던 "공산풍"의 책임이 크고 마침 발생했던 자연재해등으로 인한 흉작이 원인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위 "흑묘백묘론"으로 중국의 대표적 실용주의자로 오늘날의 중국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가능하게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덩샤오핑이 사실은 대약진운동시기 지금의 '우편향'과는 정반대로 '좌편향'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것이지요. 80년대 이후의 우편향은 대약진운동과정에서 자기가 저지른 실수를 회피하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마오는 대약진운동시기에 횡행했던 "과장풍"과 "공산풍"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인민일보편집장과 관영통신인 신화통신 사장이었던 우렁시는 1995년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고 합니다.
나는 대약진운동 초기에 마오 주석의 충고도 있고 해서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6월이후 나는 대세를 따르기 시작했다. 당시 대세가 어땠는지는 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하고 있던 중앙위원회 지도자들이 외친 "사상을 해방하고, 과감하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행동하자"라는 구호가 잘 말해준다. 대약진운동이 처음부터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을 우려했던 마오 주석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할 것", "들뜬 분위기를 진정시킬 것",을 주문했지만그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당시 중앙위원회 지도자들 사이에서 소수파에 속했다. 따라서 나는 중앙위원회 다수파, 특히 당의 선전 활동을 책임지고 있던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의 말을 따라야 했다. 1958년에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오풍五風(관료주의방식, 명령주의, 막후 관리, 과장풍, 공산풍)을 지지했다는 사실은 역으로 대약진운동의 실질적인 책임자가 중앙위원회 지도자들로 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한 류샤오치와 덩샤오핑이었음을 반증한다. 비록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1958년에 중국 전역을 휩쓴 과장풍과 공산풍에 대해 주요 책임이 있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당시 내가 두 매체에서 선전 활동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때 일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세계자본주의의 종말. 리민치. 97쪽)
이처럼 당시 마오는 대약진운동시 횡행했던 과장풍과 공산풍을 통제할 실질적 위치에 있지 않았고 다만 사회주의중국의 상징적 인물로서 외교적인 일에만 개입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이에 대약진운동의 실패뒤에 행해진 루산회의에 참석하길 거부했지만 오늘날은 도리어 마오가 대약진운동을 비판한 펑더화이를 숙청하기 위에 루산회의를 이용한 것으로 이야기됩니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56392 그러나 사실은 대약진운동의 실질적 주도자였던 류샤오치와 덩샤오핑이 대약진운동의 실패로인한 자신들의 실각을 두려워하여 마오를 이용하였을 뿐이라는 것이 리민치의 설명입니다.
그밖에도 이 책에서 리민치는 마오쩌뚱의 혁명중국에서의 역할을 재조명할 뿐만아니라 소위 현실사회주의국가에서 실제로 있었던 각종 문제점들을 상세히 짚어봅니다. 이를 통해서 미래에 자본주의세계체제의 위기상황속에서 등장할지도 모를 사회주의국가를 위한 올바른 참조점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요. 결국 그가 결론적으로 피력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겠지요. '세계적 수준의 자본주의는 인류를 파국의 위기로 빠트릴 것이다. 그에 대한 대안은 세계적 수준의 사회주의국가(들)의 건설이다'라고요. 물론 저자의 이러한 잠정적 결론에 쉽게 동의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분명 자본주의가 일종의 "티핑포인트"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면 한번쯤은 경청해 보아야할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