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실드 논지 중 일부가 갖게 하는 두려움.
- 작성일
- 12-02-04 23:18
unheim jungkwon chin
현재 반MB라는 공동의 목표로 뭉쳐 있지만, 사실 나꼼수 팬덤은 상당히 이질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 헤게모니를 쥔 것은 역시 (남성주의적) 친노세력이죠. 민주당이라는 강력한 권력의 뒷받침을 받으니 당연한 일이죠.
unheim jungkwon chin
이번 비키니 사건에서처럼 그 잠재된 이질성이 이러저러한 계기를 통해 밖으로 드러나면, 헤게모니를 쥔 세력은 반MB라는 동일성으로 그 차이를 신속히 밀어버리려 합니다. 남들이 중시하는 가치가 그들의 눈엔 사소하거나 거추장스럽게 보일 겁니다.
unheim jungkwon chin
'싱크레티즘'(syncretis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크레타 섬의 도시 국가들은 각각 다른 종교와 정치를 갖고 있었지만, 외적이 침입하면 그 차이를 서로 인정하며 단결했죠. 하지만 한국이야 뭐 다수가 소수를 뭉개는 게 상식인 사회니...
unheim jungkwon chin
비키니 사건에서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것은 나꼼수 팬덤 안의 그 '잠재적' 싱크레티즘이 현실적으로 실패하는 과정이죠. 열성팬들이야 그깟 극성스런(?) 페미니스틀 몇 명 잘라내는 게 별 거 아니라 믿겠지만, 아마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겁니다.
파크에서 보고 퍼왔음요.
진중권이 요즘 삽의 삽을 드시지만 왜 대중 영합 지식인이 실패하는지 하는 분야에선 상당한 전문가라....
나꼼수는 본질적으로 인물 중심의 정치론을 폅니다. 김어준은 다양한 정치인에 호감을 표시하지만 적어도 나꼼수에 열광하는 이들의 주축이 친노 애청자고. 또 김어준 본인도 이걸 알죠. 무리 없는 주장입니다.
-비키니 사건에서처럼 그 잠재된 이질성이 이러저러한 계기를 통해 밖으로 드러나면, 헤게모니를 쥔 세력은 반MB라는 동일성으로 그 차이를 신속히 밀어버리려 합니다.- 라는 주장에도 동의합니다.
자꾸 조중동이 침소봉대하니까 비키니 얘기 키우면 조중동에 복무하는거다 하는 얘기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북한이 침공하는데 독재 타령하면 종북 빨갱이다 하는 주장과 다를바 없죠. 이렇게 자꾸 진보적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떨구고 나면 반 MB 이후의 세계는 다르다는 인식만 안겨줄 뿐입니다.
그러나 사과를 요구하는건 진중권의 이 분석과는 또 다른 문제죠. 이건 소수가 다수에게 요구하는 권력행위 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진 올린 여자도 잘못이다 팬덤때문에 모욕당한 기분이다 식으로 자기 불쾌한 이유를 전부 끌어내서 사과하라는건 여성문제가 다른 문제들 앞에 있다는걸 인정하라는 공세입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여성 문제가 표현의 자유와 양성 평등보다 앞선다는 또 다른 진보적 가치 내의 다수가 소수를 압박하는 상황이죠. 이걸 서로 이해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