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한’ 청와대 “믿기 어렵다”
- 작성일
- 10-06-0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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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한’ 청와대 “믿기 어렵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예상밖 수치라 해석 어려워"
청와대는 2일 오후 6시 서울 등 5개 광역단체가 경합이라는 방송 3사의 합동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당혹감에 휩싸였다. 청와대는 곧장 이어진 개표에서 이들 대부분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초반 선두를 달리자 위안을 삼았다가, 밤 9시를 넘기며 박빙 열세 양상이 지속되자 마음을 졸이며 긴 밤을 보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처음 접하고선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일찌감치 안정적 승리를 점쳐온 서울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불과 0.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온 데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리 한명숙 후보가 막판에 따라붙는다 해도 최소 5%포인트 이상의 차이는 벌릴 것으로 봤다"며 "전혀 뜻밖의 수치라서 해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결국은 근소하게나마 서울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지만, 밤 10시를 넘어서면서부터 일부에서는 "서울에서 질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는 수도권과 주요 접전지역 가운데 서울과 경기는 여유있게 이기고, 인천, 경남, 충북, 강원 등 접전지에서도 2~3곳은 승리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청와대는 선거 전날까지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내심 '선전' 이상의 결과를 전제해 향후 국정운영 구상을 짜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전날인 1일 국무회의에서 "선거가 끝나면 선진일류국가 달성을 위해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 선진화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지방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중도실용 기조를 거듭 내세우면서 교육·토착·권력형 비리 척결과 검·경·군 개혁 등을 통해 국정 장악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을 세워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종 개표 결과가 방송 3사 출구조사대로 나타날 경우 이런 구상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 때문에 개표가 끝날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최종 개표로 굳어질 경우 세종시 수정은 물론 4대강 사업 등 주요 국정사업에 일정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서울을 포함해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7곳을 석권했다는 < 와이티엔 > (YTN)과 갤럽의 예측조사 결과에 희망을 걸고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