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적 가상으로부터 실재를 분별하기: 신정환사진의 정신분석(2)
- 작성일
- 10-09-11 02:49
한편 신정환사진이 실재를 가상화하려는 열정이 과잉이 되어 도리어 속내를 감출수 없는 위악적 상황에 의해 실재에의 틈입을 허용한 케이스라고 한다면 흔히 티셔츠의 실크스크린 프린팅으로 자주 접할 수있는 체게바라의 이미지는 그 반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 체 게바라는 반자본주의의 표상이요 영웅이라는 이미지의 대표자였습니다. 쿠바혁명을 성공시키고도 ‘성공한 혁명’이 제공하는 권력과 그로부터의 안락을 거부하고 쿠바혁명이 도화선이 되는 혁명(정신)의 확산을 위하여 콩고로 그리고 볼리비아의 정글 속으로 자신을 내던졌던 투사이자 영웅이라는 이미지. 이것이 알베르토 코르다Alberto Corda가 처음으로 이미지화한 체의 신화화된 원형으로서의 이미지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체의 반자본주의 혁명가로서의 아우라는 길거리의 수많은 티셔츠 속에서 발견되는 이미지에서는 발견하기 힘들다고 해야겠습니다. 도리어 이러한 20세기의 상징적인 반자본주의적 투사조차도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로 포섭하는 자본주의의 무차별적 보편화를 잘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로 인용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야기하는 아이러니 혹은 불편함들이 최근의 <혁명을 팝니다>나 <좌파들의 반항>등과 같은 책들 속에 표현되기도 하였고 급기야 모든 좌파들의 투쟁 전체에 대해서 냉소하게 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품화된 체의 이미지는 앞서서 신정환사진이 보여준 가상의 실재화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자본주의적 혁명가라는 원본적 실재성 혹은 껄끄러운 타자성을 제거한 채 체 게바라의 대중적 인기만을 돈벌이에 이용해 먹는 방식은 전형적인 실재의 가상화에 해당한다고 할수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서서 신정환의 실재의 가상화로부터 실재성을 끄집어 내었듯이 이제는 체게바라의 상업화된 이미지로부터는 자본에 의해서 제거된 실재성을 복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상과 실재의 변증법”은 어느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져서는 안되고 서로가 상호침투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효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교차적 순환의 한가운데 우연히 우리는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가 공통적으로 놓여있음을 발견합니다. 다음 이미지를 봅시다.
위 사진은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처형당한 직후에 찍힌 사진입니다. 이 이미지 역시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와 유사한 구도를 보입니다. 이 이미지를 본 많은 사람들은 단지 체의 사체를 본 것이 아니라 체의 영웅적 죽음이라는 자기희생 보았던 셈인데 그 결과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라는 작품과 이 이미지사이에 연결된 연속성을 봄으로써 체가 가졌던 신화적 이미지의 최종적 양태를 확인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신정환의 사진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신정환의 사진은 비록 만테냐의 그림 그리고 체 게바라의 사진과 동일한 구도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그 효과는 정반대입니다. 만테냐의 그림이 예수라는 신의 죽음을 범인의 죽음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대속’이라는 자기희생의 의미를 극대화한 경우이고 체 게바라의 코르다의 원본사진과 주검을 보여주는 사진은 혁명적 저항을 죽음으로 실천함으로써 인간의 죽음을 신의 죽음으로 승화시킨 케이스라고 한다면 신정환의 사진은 애써 모은 돈을 도박으로 탕진해 버리는 범속한 인간으로서의 이미지를 자기희생적 이미지로 은폐하려는 애처로운 몸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이러한 서로 같으면서 정반대의 과정을 통과하는 이미지들의 교차점에서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를 우연히도 만날 수있게 하는 힘입니다. 그것이 바로 ‘실재’의 효과입니다.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가상화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불편함 그리고 신정환의 사진에서처럼 피사체의 위선성을 느끼게 하는 작위의 과잉. 이러한 것들이 만테냐의 그림을 경유해서 역설적으로 접합될 수있게 했던 힘은 아니었을까요?
이처럼 말되어지고 이해되어지지 않는 상징계의 과잉 혹은 간극이나 공백으로서 존재하지만 상징계 전체에 놓여있는 균열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를 현시하는 가상=실재의 역설적 동일성의 변증법을 사유하는 행위야말로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이데올로기적 교착상태를 분별하고 횡단할 수있는 힘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다만 자본이라고하는 보편적 동일성의 폭력적 일방통행이 제공하는 감미로운 환상에서 결코 헤어나오지 못 할 것입니다. 가상이나 환상속에서 안주하기는 쉽고 그것의 실재를 응시거나 현실을 직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상속에서만 사는 인생은 일종의 자기최면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최면과 환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를 뒤에서 좀먹는 '억압된 실재의 귀환'을 경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존의 법칙은 이처럼 양가적입니다. 속물적이고 이기적으로 되기만이 능사가 아님을 자본주의의역사가 그리고 우리 정치의 역사가 증명해 왔습니다. 먹고사니즘에 매몰된 결과 이명박을 선택했던 대중들의 정치적 선택이 만들어낸 오늘날의 현실이 바로 이 '억압된 실재의 귀환'인 것입니다.
원래 체 게바라는 반자본주의의 표상이요 영웅이라는 이미지의 대표자였습니다. 쿠바혁명을 성공시키고도 ‘성공한 혁명’이 제공하는 권력과 그로부터의 안락을 거부하고 쿠바혁명이 도화선이 되는 혁명(정신)의 확산을 위하여 콩고로 그리고 볼리비아의 정글 속으로 자신을 내던졌던 투사이자 영웅이라는 이미지. 이것이 알베르토 코르다Alberto Corda가 처음으로 이미지화한 체의 신화화된 원형으로서의 이미지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체의 반자본주의 혁명가로서의 아우라는 길거리의 수많은 티셔츠 속에서 발견되는 이미지에서는 발견하기 힘들다고 해야겠습니다. 도리어 이러한 20세기의 상징적인 반자본주의적 투사조차도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로 포섭하는 자본주의의 무차별적 보편화를 잘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로 인용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야기하는 아이러니 혹은 불편함들이 최근의 <혁명을 팝니다>나 <좌파들의 반항>등과 같은 책들 속에 표현되기도 하였고 급기야 모든 좌파들의 투쟁 전체에 대해서 냉소하게 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품화된 체의 이미지는 앞서서 신정환사진이 보여준 가상의 실재화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자본주의적 혁명가라는 원본적 실재성 혹은 껄끄러운 타자성을 제거한 채 체 게바라의 대중적 인기만을 돈벌이에 이용해 먹는 방식은 전형적인 실재의 가상화에 해당한다고 할수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서서 신정환의 실재의 가상화로부터 실재성을 끄집어 내었듯이 이제는 체게바라의 상업화된 이미지로부터는 자본에 의해서 제거된 실재성을 복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상과 실재의 변증법”은 어느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져서는 안되고 서로가 상호침투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효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교차적 순환의 한가운데 우연히 우리는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가 공통적으로 놓여있음을 발견합니다. 다음 이미지를 봅시다.
위 사진은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처형당한 직후에 찍힌 사진입니다. 이 이미지 역시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와 유사한 구도를 보입니다. 이 이미지를 본 많은 사람들은 단지 체의 사체를 본 것이 아니라 체의 영웅적 죽음이라는 자기희생 보았던 셈인데 그 결과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라는 작품과 이 이미지사이에 연결된 연속성을 봄으로써 체가 가졌던 신화적 이미지의 최종적 양태를 확인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신정환의 사진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신정환의 사진은 비록 만테냐의 그림 그리고 체 게바라의 사진과 동일한 구도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그 효과는 정반대입니다. 만테냐의 그림이 예수라는 신의 죽음을 범인의 죽음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대속’이라는 자기희생의 의미를 극대화한 경우이고 체 게바라의 코르다의 원본사진과 주검을 보여주는 사진은 혁명적 저항을 죽음으로 실천함으로써 인간의 죽음을 신의 죽음으로 승화시킨 케이스라고 한다면 신정환의 사진은 애써 모은 돈을 도박으로 탕진해 버리는 범속한 인간으로서의 이미지를 자기희생적 이미지로 은폐하려는 애처로운 몸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이러한 서로 같으면서 정반대의 과정을 통과하는 이미지들의 교차점에서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를 우연히도 만날 수있게 하는 힘입니다. 그것이 바로 ‘실재’의 효과입니다.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가상화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불편함 그리고 신정환의 사진에서처럼 피사체의 위선성을 느끼게 하는 작위의 과잉. 이러한 것들이 만테냐의 그림을 경유해서 역설적으로 접합될 수있게 했던 힘은 아니었을까요?
이처럼 말되어지고 이해되어지지 않는 상징계의 과잉 혹은 간극이나 공백으로서 존재하지만 상징계 전체에 놓여있는 균열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를 현시하는 가상=실재의 역설적 동일성의 변증법을 사유하는 행위야말로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이데올로기적 교착상태를 분별하고 횡단할 수있는 힘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다만 자본이라고하는 보편적 동일성의 폭력적 일방통행이 제공하는 감미로운 환상에서 결코 헤어나오지 못 할 것입니다. 가상이나 환상속에서 안주하기는 쉽고 그것의 실재를 응시거나 현실을 직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상속에서만 사는 인생은 일종의 자기최면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최면과 환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를 뒤에서 좀먹는 '억압된 실재의 귀환'을 경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존의 법칙은 이처럼 양가적입니다. 속물적이고 이기적으로 되기만이 능사가 아님을 자본주의의역사가 그리고 우리 정치의 역사가 증명해 왔습니다. 먹고사니즘에 매몰된 결과 이명박을 선택했던 대중들의 정치적 선택이 만들어낸 오늘날의 현실이 바로 이 '억압된 실재의 귀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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