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SSD의 단점들
- 작성일
- 11-02-21 00:55
얘기 나온 김에 예전에 줏어들은 거 관련해서 검색해봤음 +_+
그러나 SSD라고 만능은 아니다. 엄연히 단점이 존재하는 것들이니..
1. 미칠듯한 속도. 그러나 날이 갈수록 느려진다?
SSD 같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자기디스크와는 달리, "덮어쓰기"를 할 수가 없다. 기존 하드디스크 체계에서는, 느린 속도를 극복하고자 OS에서 파일을 삭제할 때 실제 파일 내용을 지우지 않고, 단순히 파일시스템의 연결부만 끊어놓는 방법을 쓴다. 간단히 묘사하자면, 창고에 물건을 저장하면서 장부에 물건 이름과 위치를 기록해 관리한다고 하자. 물건을 없앨 때 창고에 있는 걸 실제 다 없애지 않고, 장부에서만 지워버리면 물건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못찾으니까.. 뭐가 어찌됐든 자리를 차지하지 않냐는 질문이 나올 법 한데, 창고와는 달리, 하드디스크는 데이터가 기록된 곳 위에 그대로 덮어쓰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로 상관이 없다. 디스크의 내용을 지우는 것도 일종의 쓰기 과정이라, 상당한 시간이 소모된다. 어차피 지우는 거나 덮어쓰는 거나 비슷한 쓰기 과정이다 보니, 그냥 안지우고 뒀다가 나중에 다른 거 써야 할 일 있으면 그냥 덮어쓰기 해버리면 두 번 쓸 거 한번 쓰게 되니 시간은 두배로 절약되는 셈이고, 이 전략은 하드디스크 체계에서는 상당히 유용하였다. 실제 윈도우를 비롯한 대부분의 일반 운영체제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파일시스템을 관리한다.
그러나 SSD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위에도 말했듯이, SSD 같은 낸드플래시 계열 메모리는 바로 이 덮어쓰기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를 저장할 때 항상 해당 위치를 "초기화"시키고 저장해야 한다. 하드디스크라면 한번에 쓸 수 있는 것을 두번에 걸쳐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예 처음 쓰는 거라면야 이럴 일이 없지만, 디스크 사용이 어디 그런가. 웹서핑이나 게임을 하는 동안, 혹은 어떤 작업을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새에 수도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것이 디스크 작업이다.
2. 가끔 왜이래? 프리징 현상
1번과 어느정도 결부되는 이야기다. SSD를 실제 사용해 보면, 가끔가다 정기적으로 시스템이 잠시 멈춘 듯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데이터를 삭제할 때 실제 데이터를 지우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SSD의 쓰기 성능은 1번에서 언급한 단점들 덕에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나온다. 디스크에 에러가 없는 한 일정한 성능을 보이는 하드디스크와는 달리, SSD는 "초기화" 과정 덕에 잠시동안 순간적으로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을 프리징 현상이라고 한다.
또한, 디스크를 쓰는 단위블록이 크냐 작냐에 따라 쓰기 성능도 차이가 나는데, SSD는 단위블록이 클 때(512K 이상)는 상당히 빠른 속도를 보이지만, 그에 비해 단위블록이 작을 때(64K, 32K, 16K, 4K 등)는 쓰기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진다. SSD가 처음 출시될 무렵 광고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SSD 광고에 읽기 성능은 큼지막하게 나와있지만, 쓰기 성능은 아예 없거나 조그맣게 나올 뿐이었다. 뭐 반드시 쓰기성능이 읽기성능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건 아니지만, 불규칙적인 쓰기 성능이 단점인 것은 사실이다. 요새는 좀 더 좋은 컨트롤러를 개발해서 이런 단점을 최소화시킨 제품들도 나오긴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가격은 비싸지기 마련.
윈도우 7에서는 SSD에 대해 TRIM 기능을 제공하면서 이런 단점을 많이 줄였다. 이 TRIM 기능은, 간단히 말하면 파일을 삭제할 때 데이터까지 같이 지워주는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기능이라고 하기는 좀 뭐하고, 기존에 안지우고 뒀던 걸 미리미리 삭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은 데이터를 지우느라 OS가 멈춘 듯이 보이는 상황은 많이 줄어든다. SSD를 사용할 거면, 윈7 이상의 OS에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3. 떨어지는 내구성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는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서버용 하드디스크들은 수만번을 썼다 지웠다 해도 멀쩡하다. 그러나, SSD를 비롯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기록횟수가 거의 정해져있다. 일정 횟수 이상 쓰다보면 더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SSD가 몇 번 쓰다가 버려야 하는 물건은 아니다. 저 제한 기록횟수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크기 때문에, 거의 하드디스크만큼의 수명을 쓸 수 있다.(지구멸망의 시기가 앞당겨졌다! 신뢰할 만한 제보에 의하면 300만년 후에 다가올 지구멸망이 엄청나게 앞당겨져 50만년 후에 다가온다고 한다. 당신은 무슨 대비를 하겠는가?)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구성을 "떨어진다"고 하는가? 여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SSD를 제 수명대로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켜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1) 조각모음을 하지 말 것
많은 분들이 하드가 느릴 때는 조각모음을 한다. 그럼 왜 조각모음을 하면 빨라질까?
잘 알다시피 WIN XP를 비롯한 대다수의 일반 OS들은 하드디스크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운영체제이다. XP에서 사용하는 FAT나 NTFS 등의 파일시스템은, 하드디스크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되었다. 하드디스크의 헤더는 기계-팔(ARM이라고 한다)에 달려 움직이는데, 처음 위치와 디스크 위치를 왔다갔다 하면서 데이터를 읽고쓴다. 이 처음 위치는 디스크의 맨 가장자리이며, 따라서 디스크의 안쪽 표면일 수록 데이터를 읽고쓰기 위해 좀 더 많은 거리를 움직여야 한다. 결국 디스크의 가장자리일 수록 데이터를 읽고쓰는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하드디스크를 위한 파일시스템들은, 이 빠른 영역에 파일 테이블(1번에서 언급했던 기록장부)를 놓고, 자주 쓰는 데이터일 수록 바깥쪽으로 몰아놓고 자주 쓰지 않는 데이터일수록 안쪽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빠른 바깥쪽을 느린 안쪽보다 훨씬 자주 접근하게 된다. 게다가, 자주 쓰는 데이터가 한군데 모여있으면 그만큼 성능이 향상된다. 헤더가 여기저기 왔다갔다 움직이지 않아도 한곳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모두 읽어들일 수 있다면, 그만큼 시간이 절약되는 것이다.
그러나 SSD는 이런 것이 불필요하다. 헤더가 왔다갔다하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전자기로 동작하기 때문에, 디스크의 어느 영역이나 성능이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하드디스크처럼 특정 위치만 반복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어떻게 되겠는가? 어디는 멀쩡한데 어디는 수명이 다하고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요즘 나오는 SSD들은 내장 컨트롤러(샌드포스 컨트롤러 같은)에 의해 디스크 전체를 골고루 사용하도록 한다. 이러다 보니, 조각모음 도구를 통해 들여다보면 조각이 엄청나게 나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정상이다! 1번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점점 느려지는 SSD를 빠르게 하겠다고 하드디스크 쓰던 것 처럼 조각모음을 한다고 해서 SSD 성능이 빨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것은 비싸게 주고 산 SSD의 수명만 단축시킬 뿐이다. 글을 잘 읽으신 분이라면, 조각모음을 하지 않은 하드디스크가 느린 이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파일이 퍼져있을 수록 그만큼 헤더가 열심히 여기저기 왔다갔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상에 물건이 부산하게 흩어져 있으면 물건 찾는 데 더 오래 걸리지 않겠나.(음? 아닌가?) 하지만 헤더가 왔다갔다하는 구조가 아닌 SSD는 이런 것이 무의미하다. 빠른 속도를 내겠답시고 조각모음을 하는 것은 오히려 수명증진을 위해 비싸게 만들어 장착한 컨트롤러를 무색하게 할 뿐이다.
2) 컨트롤러를 확인하라
앞서 언급했듯이, 일부 제조사들은 디스크의 수명 증진을 위해 내장 컨트롤러를 통해 SSD의 전역을 골고루 사용하도록 만들어놓았다. 구매할 때, 이런 기능이 포함된 디스크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론 요즘 신형으로 나온 것들은 대부분 이 기능을 필수로 포함하고 있다.
3) 인덱싱은 끌 것.
이것은 과거 VISTA에도 단점으로 지적되던 것이다. 하드디스크를 미리 인덱싱해서 검색 성능을 향상시키겠다는 아이디어인데, 이 기술은 필연적으로 과도한 디스크 접근을 불러온다. 비스타를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이에 뭔가가 하드를 계속 읽고쓰게 만든다. 이런 것은 SSD에는 수명단축만을 불러올 뿐이다. 어차피 읽기 성능이 받쳐주는 SSD에서 이런 인덱싱이 속도에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SSD는 하드에 비해 엄청난 장점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단점따위 없는 꿈의 제품은 아니다. 엄연히 단점이 존재하며, 극복해야 할 점도 많다. 물론 사용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단점은 미칠듯한 가격일 것이다. 100기가쯤 되면 싼 MLC도 수십만원에 육박하고, SLC 정도 되면 거의 백만원에 가까우니 말이다. (참고로 MLC와 SLC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자면, MLC에 비해 SLC가 훨씬 내구성이 좋다.) 따라서 광고에 혹해 비싼 돈 들이기 전에, 이것저것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