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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과 관련해서 기왕 이야기 나온김에 몇자더 끄적여 봅니다.

강신준씨는 인터뷰에서 3권을 읽어볼 것을 강조하더군요. 3권이 특히 금융과 공황과 관련된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오늘날 '레버리지'라고 표현된 부분을 최초로 언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자본주의의 초기단계만 겪어봐서 세계적 금융자본과 공황의 발생을 경험해보지 못한 그였지만 자본주의의 본성상 그러한 모습을 보이게 될것이라고 이 3권에서 예상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대부분의 맑스의 자본론을 읽었다는 논자들은 1권만 읽은 경우가 많고 2권 특히 3권은 읽지 않고 "읽어봤다"라고 떠드는 케이스가 많은게 사실이지요. 강신준씨도 이야기하길 "아마도 한국에서 3권을 (제대로)읽은 사람은 5명정도밖에? 안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이와 관련된 일화 몇가지.

프랑스 구조주의 맑시즘의 창시자인 루이 알튀세르가 <자본을 읽자>라는 책을 낸 뒤 사실은 무척 두려웠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자신의 책을 읽고 "뭐 자본론 제대로 읽기나하고 떠드는거야?"라고 욕할까봐였다는군요. 이런 불안감에는 뭐 일종의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해야할까하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 책을 쓸때 1권만 제대로 보고 2, 3권은 보지 않고 쓴 책이었다는 겁니다.

일본의 저명한 학자인 가라타니고진도 사람들이 <자본>에서의 가치론을 고전적 노동가치론에 입각해서 해석하는 오류를 자주 범하는 이유가. "<자본> 1권만 보고 2,3권은 보지 않아서 그런거야. (무슥한 것들)" 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요. 뭐 거꾸로 이야기하면 자신만이 2,3권을 제대로 읽은 몇안되는 학자이다라는 일종의 자뻑이 되겠습니다만 그만큼 프랑스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2,3권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읽히지 안/못한 책이라는 방증이지요.

뭐 이해할만 한게..1권 이해하기도 머리터져 죽겠는데 어찌 2권 특히 분량에서 일단 압도해 버리는 3권을 들춰볼 엄두라도 나겠습니까만은...ㅋㅋㅋ


여튼 저도 기회가 되면 2, 3권 완독에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요즘 독일어공부를 조금씩하고 있는데 독일어본으로 <자본>을 독파하게 될 그날을 한번 꿈꿔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