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의 괴리
- 작성일
- 11-09-17 18:19
진중권과 나꼼수논란을 보고 몇자더 끄적여 보는데요.
특히 자유의 역설 혹은 이상과 현실이라는 문제와 관련되는데.
가령 나는 프리섹스주의자다라고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같이 주장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러한 이상 즉, 프리섹스주의라는 이상을 적용하는데 차이가 있을수 있죠.
이런차이입니다.
A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유혹할수있는 원빈의 외모에 언제든 동원할수있는 거액의 재산과 현찰이 있는 사람이고..
B는 키는 루저급에 전혀 존재감 없는 외모를 가졌고 가진돈은 쥐꼬리라고 합시다.
자유로운 섹스를 똑같이 꿈꾸는 두 사람.
과연 누가 이 이상을 보다 잘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모든 인간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원칙에는 대부분 동의하실 겁니다.
자 그런데 A라는 사람은 한달에 사교육비를 500만원씩 쓸수 있는 부모님을 가졌고.
B라는 사람은 부모없는 고아라고 생각해 봅시다.
누가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요?
경제학에서 보면
아담스미스적인 보이지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장은 완전경쟁 시장입니다.
그래서 자유시장주의자는 시장의 자유를 역설하면서 경쟁의 자유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A라는 기업은 모기업이 재벌기업이라 일감몰아주기로 일단 먹고들어갑니다. 월등한 자본을 가진것은 물론이고요.
B라는 기업은 기껏해야 창의력있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있는 사장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몇몇을 거느린 중소기업입니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까요?
곽노현교육감사건도 이와 마찬가지의 역설에 처해있다고 봅니다.
공정택교육감은 언론+수구세력+검찰의 비호아래 사퇴여론압박 없이 대법원판결이 나올때까지 교육감직을 수행합니다.
반면 곽노현교육감은 일이 터지자마자 언론+검찰+수구세력의 십자포화를 당해서 '즉각사퇴'라는 여론의 압박을 받았습니다.
공정택사건과 곽노현사건이 동일한 사건이라고 가정해도 이를 수용하는 현실에는 이처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도의적 책임 혹은 도덕적 책임을 져서 물러나야한다는 원칙은 순수한 원칙그자체로는 맞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이상이나 원칙이 그자체로 순수하게 투영되는 게임판이 아니라는 거죠.
현실에서의 게임은 뇌물먹은 심판, 돈에 쪼들려 승부조작에 내몰리는 선수, 게임에 거액을 배팅하는 보이지 않는 큰손 등등이 존재하는 게임판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공정한 게임을 할수있는 조건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프리섹스주의자다, 완전경쟁은 좋은 것이다. 도의적 책임을 져서 물러나야한다라는 등등의 원칙은 실체없는 가상 혹은 질료없는 형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먼저 주목해야할 지점은 어떤 이상이 올바르게 작동될수있는 현실과 조건을 만드는 것아닐까요?
이상이 현실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그것이 어떻게 변형되고 굴절되는지를 보지 않고 이상으로 현실을 제단하게되면 문제가 발생하는데
진중권의 오류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봐야죠.
철학사적으로보면 플라톤은 이데아를 현상과 날카롭게 구분하는 이원론을 주장합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질료와 형상은 현실에서는 구분불가능하고 단지 관념적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하죠. 한편 들뢰즈는 이데아와 현실의 내재적이고 일원론적인 통일을 이야기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비슷한 종합의 방법이라고 할수있는데 이러한 종합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가 연역해내는 이상 혹은 이데아라는 것도 결국은 현실내부에서 그것을 미분화하는 과정에서 발견해내는 것이기에 때문이죠.
곽노현사건을 통해 우리가 분별해 낼수있는 도덕이나 윤리란 무엇일까도 마찬가지 방법론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요?
진중권의 시선은 어떻게보면 플라톤적인 이원론에 가깝다면 저는 이에 아리스토텔레스적 혹은 들뢰즈적 종합의 방법론을 취하고자 합니다.
진리는 순수관념속에있다기보다는 어떻게보면 혼란스럽고 복잡한 현상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무엇이니까요.
이렇게 도덕적 진리의 현실성은 마련된다고 봅니다. 칸트적 의미의 의무나 윤리도 결국은 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전개한 선험적 종합이라는 초월론적 비판에 근거해서 이야기되어지는 것이니까요. 칸트가 말하는 자유는 자연필연성을 따르는 자유라기보다는 이를 초월하는 자율적 이성을 가진 주체로서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이 순수자유와 그에 기반한 윤리는 사회라는 현실을 만났을때에는 그자체로 순수하게 현시된다라기보다는 정의와 부정의가 갈등하는 현실 속에서 하나의 가능한 타협으로만 주어질 뿐입니다. 순수자유의 현시나 도덕성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차원의 의지의 문제일 뿐이죠. 그래서 우리에게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한 것이겠죠.
칸트는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인류는 도덕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라는 이상)는 현실에서의 갈등과 투쟁을 전제로한 방향성입니다. 이상을 그자체로 현실에 투영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지요.
특히 자유의 역설 혹은 이상과 현실이라는 문제와 관련되는데.
가령 나는 프리섹스주의자다라고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같이 주장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러한 이상 즉, 프리섹스주의라는 이상을 적용하는데 차이가 있을수 있죠.
이런차이입니다.
A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유혹할수있는 원빈의 외모에 언제든 동원할수있는 거액의 재산과 현찰이 있는 사람이고..
B는 키는 루저급에 전혀 존재감 없는 외모를 가졌고 가진돈은 쥐꼬리라고 합시다.
자유로운 섹스를 똑같이 꿈꾸는 두 사람.
과연 누가 이 이상을 보다 잘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모든 인간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원칙에는 대부분 동의하실 겁니다.
자 그런데 A라는 사람은 한달에 사교육비를 500만원씩 쓸수 있는 부모님을 가졌고.
B라는 사람은 부모없는 고아라고 생각해 봅시다.
누가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요?
경제학에서 보면
아담스미스적인 보이지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장은 완전경쟁 시장입니다.
그래서 자유시장주의자는 시장의 자유를 역설하면서 경쟁의 자유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A라는 기업은 모기업이 재벌기업이라 일감몰아주기로 일단 먹고들어갑니다. 월등한 자본을 가진것은 물론이고요.
B라는 기업은 기껏해야 창의력있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있는 사장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몇몇을 거느린 중소기업입니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까요?
곽노현교육감사건도 이와 마찬가지의 역설에 처해있다고 봅니다.
공정택교육감은 언론+수구세력+검찰의 비호아래 사퇴여론압박 없이 대법원판결이 나올때까지 교육감직을 수행합니다.
반면 곽노현교육감은 일이 터지자마자 언론+검찰+수구세력의 십자포화를 당해서 '즉각사퇴'라는 여론의 압박을 받았습니다.
공정택사건과 곽노현사건이 동일한 사건이라고 가정해도 이를 수용하는 현실에는 이처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도의적 책임 혹은 도덕적 책임을 져서 물러나야한다는 원칙은 순수한 원칙그자체로는 맞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이상이나 원칙이 그자체로 순수하게 투영되는 게임판이 아니라는 거죠.
현실에서의 게임은 뇌물먹은 심판, 돈에 쪼들려 승부조작에 내몰리는 선수, 게임에 거액을 배팅하는 보이지 않는 큰손 등등이 존재하는 게임판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공정한 게임을 할수있는 조건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프리섹스주의자다, 완전경쟁은 좋은 것이다. 도의적 책임을 져서 물러나야한다라는 등등의 원칙은 실체없는 가상 혹은 질료없는 형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먼저 주목해야할 지점은 어떤 이상이 올바르게 작동될수있는 현실과 조건을 만드는 것아닐까요?
이상이 현실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그것이 어떻게 변형되고 굴절되는지를 보지 않고 이상으로 현실을 제단하게되면 문제가 발생하는데
진중권의 오류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봐야죠.
철학사적으로보면 플라톤은 이데아를 현상과 날카롭게 구분하는 이원론을 주장합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질료와 형상은 현실에서는 구분불가능하고 단지 관념적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하죠. 한편 들뢰즈는 이데아와 현실의 내재적이고 일원론적인 통일을 이야기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비슷한 종합의 방법이라고 할수있는데 이러한 종합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가 연역해내는 이상 혹은 이데아라는 것도 결국은 현실내부에서 그것을 미분화하는 과정에서 발견해내는 것이기에 때문이죠.
곽노현사건을 통해 우리가 분별해 낼수있는 도덕이나 윤리란 무엇일까도 마찬가지 방법론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요?
진중권의 시선은 어떻게보면 플라톤적인 이원론에 가깝다면 저는 이에 아리스토텔레스적 혹은 들뢰즈적 종합의 방법론을 취하고자 합니다.
진리는 순수관념속에있다기보다는 어떻게보면 혼란스럽고 복잡한 현상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무엇이니까요.
이렇게 도덕적 진리의 현실성은 마련된다고 봅니다. 칸트적 의미의 의무나 윤리도 결국은 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전개한 선험적 종합이라는 초월론적 비판에 근거해서 이야기되어지는 것이니까요. 칸트가 말하는 자유는 자연필연성을 따르는 자유라기보다는 이를 초월하는 자율적 이성을 가진 주체로서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이 순수자유와 그에 기반한 윤리는 사회라는 현실을 만났을때에는 그자체로 순수하게 현시된다라기보다는 정의와 부정의가 갈등하는 현실 속에서 하나의 가능한 타협으로만 주어질 뿐입니다. 순수자유의 현시나 도덕성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차원의 의지의 문제일 뿐이죠. 그래서 우리에게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한 것이겠죠.
칸트는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인류는 도덕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라는 이상)는 현실에서의 갈등과 투쟁을 전제로한 방향성입니다. 이상을 그자체로 현실에 투영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