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 친구가 생긴 것도 별로고 가진건 쥐뿔도 없는데 글을 좀 써요.

고삐리 시절에는 그래도 막 대학교에서 하는 문예 대회 나가서 상도 타고 그랬어요.




이웃 여학교랑 우리반이랑 각급 반장들 주선으로 반 전체 펜팔을 했었어요.

반장들은 저녁, 혹은 아침마다 우리의 펜팔노트를 거둬서 교환는걸 핑계로 밀회를 즐기고..




여자 형제도 없고 남중 남고나온 주제에,

이색기는 공책이랑 볼펜 한 자루만 있으면 그야말로 카사노바 안 부러웠어요.

여자애들한테 막 베르테르 샤롯데 주워 섬기고..

수년 뒤에 다시 만난 여자애 말로는 "글빨 하나만 갖고 반 하나를 들었다 놨었다"래요..

펜팔노트, 그거 사실 재미난건 다들 돌려보거든요...




그러다 꿈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이색기는 글빨 하나만으로 여자친구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근데, 현실은 베르테르 샤롯데랑은 좀 다르죠. 마이 다르죠.

이색기 한텐 여자 형제도 없고 남중 남고였거든요....

중학교가 남녀 공학이긴 했는데 어차피 남녀 분반이었으니 남중이나 다름 없었고..




야자 째고 옷 빌려 입고 머리에 스프레이 뿌리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나가긴 했는데,

애를 면전에 두고 대체 뭔 말을 해야 할 지 하나도 모르겠더랍니다.




;;;;

전형적인 키보드워리어의 말로죠;;;





너무나 답답했던 여자친구는 야한테 "담부터 나 만날라믄 공책이랑 볼펜이랑 하나씩 들고 나와!!"라고 짜증내고....

이 색기는 알았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지도 몰라서 거기다 대고도 아무 대답을 안 해 버리고...;;;





뭐 그래서 얼마 안가서..

걍 펜팔친구나 계속 하기로 했다는 눙물 없이는 못 들을 연애사입니다;; ㅠ.ㅠ




친구랑 그 문제의 친구 전여친이랑 대학가서 잠깐 다시 사귈 뻔도 했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