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매우 나쁜 평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의 관점이야 제각각이겠지만, 영화를 보고 왠지 놀림당했다는 느낌이 든건 오랜만이군요
최근 극장에서 본 한국영화중에 위험한 상견례보다 써니는 훨씬 떨어지는 작품인듯.



나미역의 심은경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그 풋풋한 느낌은 .. 오랜만에 받아보는 좋은 느낌.


영화는 전체적으로 후하게 주면 별 두개반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어느 쪽에도 포인트를 두지 못한다.
과거씬들은 처음 몇 장면은 볼만하지만 중반이후부터는 시시하다.
그 시대에 학교를 다녔던 분 말에 의하면 감독이 취재를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좀 노는 애들에 대한 묘사가 시시하다.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거나 즐거움을 느끼기엔 소재가 빈약하다.
"칠공주파가 아니라 그냥 찌질이들 학창 시절" 이라고 불쾌해 할정도.
게다가 청춘영화의 클리셰들이 반복되고 너무 남발하는 음악들, 필요에 의한 장면들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소소한 코미디를 추가하는게 현재 상업영화들의 추세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포인트가 없는 상태에서 주제가 빈약한 상태에서
코미디 장치들이 갑툭튀하다보니 산만해진다. 


데모씬과 겹쳐지는 이웃학교 일진들과의 싸움씬이 유일하게 재치있는 장면.
여고생 친구들의 우정에 대한 감정선도 너무 약하고 중년의 어른이 된 7공주들의 위치에 대한 설정도 작위적이다.
넉넉하지만 무심한 남편과 딸을 둔 멤버 . 바람둥이 졸부 남편을 둔 멤버, 보험 영업에 압박받는 멤버, 술집 작부로 연명하는 멤버, 시어머니에게 시달리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멤버.. 너무 뻔하다
게다가 짱이 죽으면서 멤버들에게 로또복권 당첨시키듯이 일시에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줘버리는 설정은 어이없을 정도.
친구 영전에서 그걸 들으면서 환호하는 멤버들의 표정은 진짜 딱 복권당첨자의 표정.
이러자고 친구들 모은건가? 드래곤볼 7 개를 모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는데 7 공주가 모이면 대책없는 구원이 이루어지나? -_-


이 영화가 전혀 긴장감이나 감동이 없는 이유는 도대체 이영화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가? 생각해봐도 머릿속에 남는게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워진채로 누구의 아내, 엄마로 사는 여자의 자기 찾기? 영화에서 말하듯이 "역사가 있는 여자"라는 깨달음?
그러기엔 나미의 변화는 좀 뜬금없고,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중년여인의 자기찾기라는 주제는 해묵은 주제인데, 이걸 전혀 설득하지 못했다.
아예 친구 찾기를 지워버리고 과거에 방점을 찍던가, 과거를 희미하게 처리하고 현재에 방점을 찍던가..
이도저도 아닌 에피소드들의 나열, 등장인물들의 뻔한 등장..
영화의 주제와 스토리에 자신감이 없는 것인지 개그코드 삽입.


이영화의 도입부에는병원병실에서 드라마를 시청하며 다음 장면을 예상하는 씬이 있는데
이영화 자체가 그 드라마들과 다를바가 없다. 
너무 뻔한 드라마처럼 이 영화도 너무 뻔하다. 


요즘 상업영화 씨나리오에는 몇분마다 한번씩 터뜨리기 라는 공식이 있다고 하는데,
이영화는 거기에 매우 충실하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개콘보다 덜 터뜨리면서 개콘의 달인 김병만 선생을 보며 느끼는 경외심이랄까? 그런 것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감독의 전작 과속스캔들이 티오피면 이 써니라는 영화는 자판기 커피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상업영화지만, 관객을 물로 보는 듯한 설정과 장치들은 짜증난다.


과거와 현재의 교감, 인물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전혀 다른 영화이긴 하지만
이와이 슈운지의 러브레터에 비하면 이 영화는 얼마나 졸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