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 국딩때 죽었던 같은 반 친구 얘기.
- 작성일
- 11-12-24 00:41
그 친구 얘기라기 보다는 그와 관련된 제 얘기가 맞을 듯 싶네요.
이 얘기를 왜 하나면 지금 뉴스에 나오는 김정일 사후 평양 시민들의 오열 모습을 보고 떠올랐던 영상이 있거든요.
3학년 올라가서부터 학교에 한 번도 안 나왔던 애가 있었습니다.
같은 반이라고 했지만 학교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얼굴도 몰랐던 친구.
하지만 담임으로부터 매일 그 친구 소식을 듣곤 했죠.
학기가 시작하고 그리 오래 지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떤 루트를 통해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담임 주도 하에 공부를 좀 하는 친구들과 그 친구를 아는 친구 몇이 병원에 병문안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기억엔 담임은 없이 학생들만 갔던 걸로 남아있네요.
전 과일 봉지(귤로 기억)를 하나 들고 같이 가기로 한 그날 조금 늦게 병원에 갔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를 만나서 얘기도 했었고 비교적 건강했던 모습이었죠.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담임으로부터 그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교실이 온통 통곡의 바다였습니다.
그 속에서 담임도 역시 울었었고.
그런데 저는 통 눈물이 안 나는 겁니다.
울어야 하는데 눈물은 안 나는.. 하지만 그 교실은 온통 통곡의 바다였던...
눈물이 안 나는 대신 당시 나름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저는 그 친구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열심히 기도했었지만
의문이 들더군요. 쟤들은 왜 저렇게 서럽게 울까. 울음이 안 나는 나는 이상한건가. 아니면 우는 척 하는 건가.
열심히 기도를 한다고 하면서도 그 의심이 계속 들었고...
분위기 였을 거에요. 울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웃긴 건 국딩 3학년이 뭘 안다고 그게 그렇게 싫었던지.
한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인데
요 며칠 북한 인민들의 눈물 바다를 보니 문득 떠오르네요.
그걸 가지고 여러 분석을 하던데
그 날의 기억 때문인지 울어야 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네요.
정말 그날 그 반에 앉아있던 친구들은 정말 슬퍼서 울었을까요.
아니면 저같은 애들도 많았을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