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엔진개발 비리 휩싸여
K2흑표전차 잇단 결함으로 양산 지연
흑표전차의 파워팩 부분 중 엔진을 만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국가예산 수십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확인됐다. 권익위는 지난 5년간 두산인프라코어가 흑표전차 엔진에 써야 할 돈을 굴착기 엔진 등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데 쓰고 다른 엔진을 시험할 때 쓴 기름값도 흑표전차 엔진 시험에 쓴 것으로 하는 등 국가지원금 70여억원을 부당 청구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9년에도 해군 고속정 엔진 개발과 국책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8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져 두산계열사 사장이 구속되는 등 8명이 사법처리된 바 있다.
2005년부터 국방예산 3100억원 들여 개발한 K2 흑표전차
“엔진+변속기’ 국산화 추진하다 암초…터키 수출 막힐까 전전긍긍
6월 13일 <시사코리아>와 통화한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MBC 보도 내용 등을 자체적으로 서류 검토한 결과 굴착기 연구개발비에 국가예산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부당 청구 사실도 없다. 조사 결과 사실이 규명되겠지만 타 용도의 사용은 절대 없었으며 내부적인 횡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2년 뒤에 납품 계약이 이뤄져 납품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납품 가격을 부풀렸다는 건 전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흑표전차의 파워팩 중 엔진 부분 개발만 두산인프라코어가 맡았으며 파워팩 전체를 개발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수차례 문제점이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불거져 나온 문제점이다. 지금은 지적된 문제점이 개선돼 조만간 개발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산 파워팩 생산 차질없나
국산 파워팩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의 주 제작을 맡고 S&T중공업이 자동제어방식의 변속기를 납품한다. 그런데 2009년에 파워팩 엔진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었고 지난해엔 변속기에서 반복적인 결함이 발생했다. 변속기 결함 문제는 기계와 전자장치, 심지어 용접불량까지 총체적인 문제로 파악됐다. 또 전자제어장치인 TCU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10번이나 반복됐고 냉각팬도 불량으로 나타났다. 또 바퀴를 바로잡는 조향 장치의 품질문제와 함께 용접불량으로 인한 오일 냉각기의 균열도 발견됐다.
당시 <시사코리아>와 통화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파워팩에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 수리를 한 것으로 원인을 분석해서 입증시험을 하는 단계다. 아직 양산이 안된 상태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방위산업은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몇몇 선진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행착오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올 3월에도 “파워팩이 불안전한 회전을 하면서 윤활유 펌프가 새거나 터져버리는 일이 발생했다”며 “엔진룸 내부가 윤활유로 범벅이 되거나 심할 경우 엔진이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흑표전차의 엔진 결함을 인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동력장치 시험평가에서 문제점이 터져나오자 방사청은 문제가 발생한 뒤 양산계획 목표시점을 2013년 6월로 미루고 부품을 독일제 수입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흑표 생산지연에 따른 문제를 풀기 위해 2013년까지 생산될 100대에는 국산 대신 수입 파워팩을 쓰고 나머지 297대엔 2013년까지 개발될 국산 파워팩을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국산 명품전차를 꿈꾸며
흑표전차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발주 아래 현대로템이 생산하고 있다. 흑표전차의 전투중량은 55톤, 120mm 활강포를 장착하고 엔진 마력은 1500마력에 달한다. 원래 독일제 엔진과 트랜스 미션을 장착했으나 국방부는 국산 제품을 장착하기로 하고 개발을 해왔으며 터키 등 우방국에도 수출할 예정이었다.
계획대로라면 경남 창원에 있는 현대로템의 흑표전차 공장 생산라인은 대당 78억원에 이르는 K2흑표전차 생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야 했다. K2흑표전차는 지난 2005년부터 3100억원을 투입돼 개발 중이다. 정부는 당초 2009년부터 2018년까지 3조922억원을 투입해 흑표전차 397대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잦은 결함 발생 때문에 양산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초기 개발단계에서 흑표전차 시제품이 독일제 파워팩을 썼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흑표를 수출하기 위해 2005년부터 파워팩 국산화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기술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당초 지난해 12월까지 끝내기로 돼 있던 파워팩 국산화는 두 차례나 연기돼 현재 2013년 6월로 목표 시점을 늦춘 상태다. 최근엔 국산 파워팩 테스트 결과 엔진 과열을 막기 위한 변속기 냉각팬 속도 등 일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
파워팩 국산화 나선 까닭은
우리나라가 파워팩 국산화에 나선 까닭은 뭘까. 외국에 흑표를 수출하기 위해서이다. 파워팩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고 독일제 등 수입품을 쓰면 우리 마음대로 해외에 전차를 팔 수 없기 때문이다.또 S&T 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그동안 1175억원을 투자해 함께 개발 중인 국산 파워팩은 개당 약 13억원으로 수입품보다 개당 3억~5억원 가량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흑표전차 국산화 의지는 강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파워팩 문제로 인한 흑표 생산지연 사태에 대해 사전에 치밀한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 국산화 계획을 세웠고 무리한 국산화 개발일정을 제시한 것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전 국방위원장)은 “흑표 파워팩 개발사업은 어떤 형태든 상당한 잡음과 문제점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방사청은 사업관리 부실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sisakorea.kr
"차세대전차 흑표의 심장을 사수하라"
최종수정 2011.06.20 06:35기사입력 2011.06.17 09:45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 1992년 합동참모본부는 한국형 차세대 전차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지상전이 벌어졌을 경우 대전차전(戰)을 이끌 전차의 이름은 K2(일명 흑표). 조립은 국내방산기업인 현대로템이,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은 각각 엔진과 변속기를 만들기로 했다. 엔진과 변속기를 합치면 '전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파워팩이 된다.
막상 결정은 했지만 실제 개발은 쉽지 않았다. 개발과정에서 파워팩이 문제를 일으켰다. 정부는 고심에 빠졌지만 한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국산 명품무기의 '심장'을 수입품으로 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한 개발시한은 오는 10월까지다. 전차의 심장을 만들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S&T중공업 창원공장을 찾았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회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부분 직원은 오토바이와 차를 이용해 이동했다. S&T중공업 창원공장의 부지가 378,708㎡(약 11만 4559평)나 되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기는 어렵다. 창원공장은 특수사업 1공장, 차량사업 2공장, 기계소재사업 3공장 등 총 3개 공장으로 이뤄졌다. 한 공장만 둘러보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변속기 제작공장인 1공장은 부품을 만드는 생산라인, 조립라인, 시험라인으로 나뉘어져 있다. 생산라인에선 화력ㆍ기동장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옆 라인에서는 세로 4m, 가로 3.5m 크기의 대형공작기계(CNC)가 변속기를 깎아내고 있었다. CNC에 장착된 드릴이 쉴새없이 물을 뿌리며 움직이고 있다. 이 공작기계는 S&T중공업에서 특별제작된 것으로 입력된 프로그래밍 수치에 따라 자동으로 제어되고 있다. 윤영혁 특사생산팀장은 "수많은 부품중에서 하나만 잘못되도 변속기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정밀가공을 위해 공작기계 일부는 자체제작한다"고 말했다.
윤 팀장이 안내한 곳은 부품검사소. 비슷 비슷해 보이는 수많은 부품들이 정리정돈돼 있었다. 부품 검사는 크기 오차를 점검하는 치수검사, 재질을 확인하는 성분검사, 기름유출여부를 확인하는 공압검사, 내시경을 이용하는 내부검사로 이뤄진다. 내부를 검사하는 직원은 마치 의사가 수면내시경을 하듯 조심스러웠다.
혹시 모를 이물질을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공장안으로 들어오는 티끌 하나도 모두 적이라는 것이 직원의 귀뜸. 이 때문에 조립라인마다 투명한 벽을 세워 이물질이 조립라인 사이를 날아다니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서재현 국방기술품질원 창원센터 3팀장은 "현재 품질보증인력은 부족하지만 장비별, 부품별 담당자들이 서로의 영역을 맞물려 검사하고 있다"면서 "기한내에 파워팩을 전력화하는 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옆 건물로 이동하자 K21 차기 보병 전투장갑차에 장착될 40mm 주무장이 일렬로 서 있었다. 변속기를 만드는 업체에서 총도 만드냐는 질문에 윤 팀장은 "S&T중공업의 전신은 1959년에 창업한 예화산탄공기총제작소"라며 "세계 최초로 산탄공기총을 개발한 것은 물론 1968년부터는 일본 등에 수출도 했다"고 설명했다.
분당 300발이 발사 가능한 40mm 주무장의 핵심기술은 연발에도 균열이나 변형이 되지 않는 총열이다. 40mm 주무장의 경우 총열상태를 검사하기 위해서 고압사격, 연습예광탄, 날개안정철갑탄 등 20발이상 사격해야한다. 조립된 K6중기관총 사격시험을 위해 지하사격장으로 내려갔다. 가로 3m, 세로 3.5m 크기의 터널를 향해 중기관총은 고정되어 있었다. 터널 30m끝에는 탄이 뚫지 못하도록 모래가 쌓여있었다.
중기관총의 방아쇠는 일반소총과 달리 버튼식이다. 단발을 5발 연이어 쏘자 손끝이 찌릿했다. 차가운 손잡이에서는 발사충격이 느껴졌다. 10여발을 연이어 쏘자 총열에는 하얀연기가 피어오르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소음을 막기 위한 헤드셋도 소용없었다. 지하사격장을 빠져나오자 오전에 내리던 비는 언제 그랬냐는듯 햇살만 비추고 있었다.6.25전쟁 당시 한국군은 북한이 밀고 내려온 T-34전차를 상대할 단 한대의 전차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군은 최강 지상전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경쟁력의 원천이 한국형 전차, K2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
K2전차 국산 자동변속기 자신있다
(S&T중공업 10월 개발 준비시험 평가에 만전)
2011.6.27 경남도민일보
K2 전차 파워팩에 장착될 자동변속기를 생산하는 S&T중공업 홍기봉 부사장은 "개발시험평가(D/T)의 마지막 시험항목인 차량 탑재시험이 남아 있다. S&T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1500마력 자동변속기의 차량탑재 성능시험을 지난해에 자체적으로 시행한 경험이 있다. 방추위에서 의결한 올해 10월까지 개발시험평가를 준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방산분야 34년 경력의 홍 부사장은 S&T중공업의 1500마력 자동변속기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홍 부사장은 "그동안 우리 육군의 전차, 장갑차 등 기동화력 무기체계의 모든 변속기는 수입이나 면허 생산에 의존해 왔다"며 "S&T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1500마력 자동변속기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과 가격 면에서 모두 우수한 제품으로 로열티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도 수출할 수 있다. 여기에다 모든 기동화력 무기체계에 확대 적용할 수 있어 그 경제적 가치는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한대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방위사업의 전문화·계열화가 폐지된 이후 무한경쟁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S&T중공업도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온 화력·기동분야 방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근접 방어 무기체계 등 현대전에 적합한 무기체계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홍 부사장은 "K2 전차에 탑재될 1500마력 자동변속기 개발로 '방산 전문기업'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