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의 실체
- 작성일
- 10-04-24 10:43
얼마전부터 경제신문이나 분양관련 팸플렛을 보면
종종 '타운하우스'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더랩니다.
일단 외관을 보면 3~4층 되는 저층형태이고
개인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입니다.
근데 좀 생각해보면
기존의 '빌라'와 '연립'과는 뭐가 다른지 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결국 기존 주택과의 다른 점이 뭐길래 '타운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일까요?
아파트라는 주거형식과 마찬가지로 타운하우스 역시
서양에서 들여온 주거형식의 개념입니다.
아파트가 국내에서는 주로 고층의 공동주택을 의미하지만
서양에서는 주로 저층의 공동주택을 가리킵니다. (영국에서는 Flat)
특히 미국에서는 고층 공동주택을 콘도미니엄이라고 부르죠.
타운하우스도 원래 이러한 공동주택의 유형입니다.
3~4층 정도 되는 층수와 외관도 비슷합니다.
다만 아파트와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개별 세대의 형태의 차이입니다.
즉, 아파트는 개별 세대의 형태가 단층의 박스이며
이것이 위로 차곡차곡 쌓여있는 형식인 반면
타운하우스는 개별 세대의 형태가 복층(또는 3~4층)의 박스이며
이것이 옆으로 나란히 쌓여있는 형식입니다.
암튼 이것이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간의 본질적인 차이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2~4층 정도 되는 저층형 공동주택이지만
아파트는 단층식이고 타운하우스는 복층식이기 때문에
세대 내부에서 생활하는 양식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트와 타운하우스의 본질적인 차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파트는 입구가 주로 하나입니다.
즉 여러 세대가 하나의 입구를 공유합니다.
반면 타운하우스는 복층형이다보니
입구가 각 세대마다 다 있습니다.
이 차이는 결국 외부공간의 질적 차이를 가져옵니다.
즉 아파트 앞의 가로는 비교적 썰렁한 반면
타운하우스 앞의 가로는 아무래도 주민들의 출입이 여기저기서 일어나다보니
더욱 활발하고 생기있는 공간이 됩니다.
국내에서 요즘 절찬리에 분양중인 타운하우스를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잘 보시면 3개층으로 이루어진 아파트입니다.
한개 층 당 왼쪽에 세로 창, 그옆에 가로창, 그 옆에 발코니 창, 그 옆으로 창문들...
이것이 3개층에 반복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원래 의미의 타운하우스가 아닙니다.
뭐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좀 다른 사례들을 더 보았습니다.
죽전에 분양한다는 K건설의 타운하우스입니다.
그림이 좀 작긴 하지만 복층형이 절대 아닙니다.
고양에 짓고 있다는 J건설의 타운하우스입니다.
역시 복층형 아닙니다.
그래도 뒤져보니 원래 형태를 갖춘 타운하우스들이 좀 있긴 하더군요.
하지만 대부분 50~80평을 넘는 고소득층을 위한 고급주거인 것이더라구요.
원래 유럽과 미국에서 타운하우스는 그저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도시형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결국 그렇게 유행하려 몸부림치는 '타운하우스'는
원래 실체와 다른 건설사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상품이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에선 별거 아닌게 국내로 들어오면서 고급으로 둔갑하는 것도 똑같고요.....
이름과 이미지도 차용한 것에 불과하구요.....
그러고보면 저층 공동주택의 이름도 계속 변하고 있네요....
연립... 맨션... 빌라... 타운하우스
그런데 생긴건 결국 대부분 연립이나 타운하우스나 똑같습니다.
그냥 저층 아파트식 공동주택.......
그것을 무엇으로 포장하느냐의 차이일 뿐이지요.
그러면 왜 건설사들은 원래 제대로 된 복층형의 타운하우스를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이름과 의미만 가져다가 차용하는 것일까요?
복층형 주거형식이 우리 문화와 생활방식에 적합치 않아서이겠지요.
하지만, 날로 건설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워낙 메이저 건설사들의 아파트시장 과점이 심한지라
후발주자나 중소 건설사들 중심으로 먹고살기가 어렵다보니
이렇게 허상에 불과한 상품을 내놓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근데 또 엄밀히 말하자면
타운하우스, 아파트.... 이런것도
유럽이나 미국의 어떤 건설업자가 만들어낸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름은 이름이니 ㅋㅋ
아무튼
타운하우스.... 복층형 공동주택입니다.
입구는 1층에 있고 세대가 옆으로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빌라 아닙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