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 작성일
- 11-03-17 14:56
제가 본 시험은 아니구요
이번에 제가 가르치는 애들이
얼마전에 중간고사를 치렀어요.
이 애들과 부대끼며 지낸지 벌써 2개월이 되어가는지라
마치 친동생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는 심정이다보니
중간고사 문제를 마구마구 가르쳐주고 싶더군요.
티 안나게 문제를 가르쳐주려고 암시도 하고 했는데
애들이 잘 파악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중간고사 결과가 나왔어요.
평소 수업에도 열심이고 과제도 잘했고 시험도 역시 잘 본 경우도 있지만
수업에도 열심이고 과제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시험을 잘 못본 경우도 있고
수업과 과제는 대충 하는데 시험은 정말 잘 본 경우도 있습디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고 주관적인지라
평소 열심히 하던 애들 중에 시험 점수 잘 안 나온 애들은
정말 불쌍하기 그지 없더라구요.
개중에는 저를 원망했을 애도 있겠다 생각이 드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역시 평소 열심히 하는 애들이 잘 되길 바라는건
어쩔 수 없는 생각인가 봅니다~
그나저나 우리반 1등은 한국학생이 차지했네요.
저를 정말 피곤하게까지 하면서 질문을 해대더니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4개 반 중에서 전체 최저점수도
한국학생에게서 나왔어요.
100점 만점에 평균보다 무려 36점이 적게 나왓어요 ㅠㅠ
저희 반 아이는 아니지만 따로 만나볼까 생각중입니다.
'반'이라는 표현이 좀 웃기긴 하네요
수업 총 수강인원은 115명 정도이고
일주일에 이틀은 전체가 모여서 강의를 듣고
하루는 4개 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하는 방식이거든요.
암튼암튼
열심히 햇는데 점수가 잘 안나와서 아쉬워 하던 애들의 얼굴이
가장 기억에 남고도 아쉽네요.
부디 점수를 더 줄 기회가 있길 바라볼 뿐입니다.
그나저나 가르치는 사람 입장이 되서 학생들을 바라보니
참으로 배우는게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학생일 때엔 점수 안 주는 선생들을 원망하기만 했는데
막상 이 입장이 되고 보니 이게 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