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전 식탐은 강한데.. 미식가입니다.

그니까 딱히 가리는건 없는데.. 맛있는걸 고를 수 있는 상황이면 죽어라 고릅니다.





아부지는 낙지볶음이 맵다고 투정부리는 제가 못마땅하셨나봄다.



"이 자슥 그냥 있는대로 쫌 무라.

인삼이고 뭐고 몸에 좋은건 갖다 줘도 죽어라고 안 물라 카면서

라면 하나를 끓여도 니 맛있는대로 꼭 끓이믈라카고 으이그.."


"맛도 없는거 윽지로 먹는다고 몸에 좋나.

아무거나 먹어도 내가 좋은걸 먹어야 맛있게 먹고 그게 몸에도 좋잖아요."


"자슥아 내 함 봐라.

느검마가 싱겁게 하든 짜게 하든 암만 맛 없게 요리 해도 내는 암 소리 안 하고 다 묵고 그랬다."


"그건 아빠 탓이죠.

맛이 없으면 맛이 없다케야 엄마가 반성을 하고 쪼매라도 더 맛있게 해 볼라꼬 고민도 하고

그러면서 발전이 있는긴데. 맨날 암소리 안 하고 먹기만 머면 맨날 똑같지."


"자슥아 느검마도 그렇고 니도 그렇고 느검마 요리 못하는게 와 내탓이라카노? 

내가 하나? 그건 느검마 탓 아이가?

닌 나중에 우야나 함 보자.

며느리 남편은 아들이 아이라카더만.."

 
"하이고 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걸 갖고 걱정을 하고 그러는데요?"







음.. 뭐...

엄니가 해 주는건 맛 있는 것도 아니고 맛 없는 것도 아니고

걍 맛의 디폴트라 생각 해 왔었는데 아부지의 뒤늦은 투정은 퍽이나 신선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