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동안 있었던 일들.... 동생의 결혼
- 작성일
- 10-08-19 15:59
거의 2주만에 복귀합니다 ㅋㅋ
자체 DL도 아니고
어찌하다 보니 2주만에 복귀 글을 쓰게 되었군요.
하나뿐인 여동생이 결혼을 했습니다.
근데 좀 평범한 결혼식이 아닌게
어찌하다보니 외국인, 그것도 벽안의 미국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동생은 서울이 고향이고 새롭게 맞게 된 매제는 미국 시애틀 출신이라
공평하게(?) 서울과 시애틀에서 각각 한 번 씩 결혼식을 했답니다.
서울에는 매제의 부모와 형제 자매들이 참석하고
시애틀에는 저희 부모님과 저와 제 와이프가 참석하기로 했지요.
드디어 동생의 결혼식이 8월 초에 있었답니다.
그 때문에 전 결혼식 며칠전에 귀국하게 되었고
동시에 미국에서 동생 시댁 식구들이 결혼식에 참석하러 오는 와중에
정작 당사자인 동생은 결혼 이틀전에 서울에 도착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양가 상견례도 결혼식 전날 하게 되고 뒤늦게 시댁 가족들의 한복도 맞추는 등
부랴부랴 준비를 하다보니 저도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네요.
서울 결혼식이 끝난 후엔 1주일 후에 있을 미국 시애틀에서의 결혼식을 위해
신변정리를 엄청 빨리 마무리하고 다시 출국했습니다.
전 결국 서울에 딱 1주일 있었고
동생 결혼식 챙기랴, 처가집 챙기랴, 지도교수님 및 회사에 인사가랴 하다보니
1주일은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입술이 부르트는 등 고생 좀 했네요 ㅋㅋㅋ
암튼 동생네 커플과 매제의 가족들은 시애틀에서의 결혼준비를 위해 바로 시애틀로 갔지만
부모님과 저와 와이프는 저희집에서 약 3일을 보내고 시애틀로 넘어갔답니다.
부모님과 함께 있는 3일동안 인근 샌프란시스코 및 기타 지역 관광, 학교 캠퍼스 관광 등
아주 빡신 스케줄을 마치고 시애틀로 넘어갔더랫지요.
시애틀에 도착한 당일부터 사돈어른 댁의 저녁식사에 초대되었고
그 다음날엔 미국 결혼식의 '공식' 순서 중 하나인 결혼식 리허설과 리허설 디너가 있었더랩니다.
결혼식 리허설은 좀 신기했어요.
다음 날 있을 결혼식과 똑같이 미리 해보는 건데
여동생의 들러리를 하게 된 와이프와, 매제의 들러리를 하게 된 제게도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었더랬지요.
입장 순서, 서있는 위치, 퇴장 순서 등등을 익히고 나니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리고 나서 저녁엔 리허설 디너가 잇었더랩니다.
약가 가족 포함 약 30명 정도를 위한 작은 파티라고 해야 할 듯하네요.
암튼 결혼식 날엔 오후부터 미리 결혼식장에 가서 세팅 준비를 직접하고
식전에 약 2~3시간동안 사진촬영하니 벌써 결혼식 시간이 되었더군요.
전 신랑 들러리 중 한명이다보니 입구에서 손님을 맞아 안내하는 일도 하게 되고....
결혼식 중에는 전날 연습했던 대로 신랑 들러리 역할을 충실히 하고....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결혼식 자체는 아담하고 경건했어요.
60명만 초대한 아주 작은 결혼식이었고
신랑의 모교인 한 작은 고등학교 교회에서 했답니다.
크기와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는 한국 결혼식과는 달리
아주 소박하고 가족들과 친구들의 참여가 더욱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았어요.
결혼식 후에는 자리를 옮겨서 피로연을 했는데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대로 춤 참 많이 추더이다.
새롭게 커플이 된 신랑과 신부의 춤을 시작으로
신부와 신부 아버지와의 춤... 그리고 양가 어른들의 춤...
그 이후엔 모두 나와서 그냥 하염없이 흔들어대고 ㅋㅋㅋㅋ
저도 이때까지 이런저런 일로 피곤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막상 춤도 추고 하니 피로가 싸악 가시더군요~ ㅋㅋㅋ
결혼식 다음날 아침엔
동생네 커플과 양가 가족만 모여서 점심을 같이 먹었어요.
식사 하면서 어제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니
뭐랄까.... 일종의 작은 뒤풀이를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군요.
식사후 행복한 동생네 커플은 신혼여행을 떠나고나니 이제 모든 것이 끝났더군요.
그후 남은 반나절 동안 시애틀 좀 돌아다니고 나니
그날 밤에 감기가 걸려버립디다 ㅋㅋㅋㅋ
그러고난 다음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네요.
오래간만에 학교에 나가서 하던 일을 다시 하려니 좀 어색하기도 하고 아직 적응이 안되네요.
게다가 때아닌 감기로 인해 코는 계속 막혀있어서 좀 답답합니다.
사실 처음에 동생이 미국인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이 되엇답니다.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동생과 자주 못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죠.
암튼 아무리 외국인이더라도
새롭게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 매제는 참 좋은 사람입디다.
지난 겨울에 처음 봤었는데 웬만한 미국애들과는 달리
예의도 정말 바르고 무엇보다도 참 착하게 생긴게 마음에 들었었대지요.
서울과 시애틀에서 함께했던 2주동안의 일정 내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항상 여유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양가 가족들을 잘 챙겨주며
저희 할아버지, 고모님, 이모님, 삼촌들께도 항상 고개 숙여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일 때문에 동생 커플은 또다른 외국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이건 무슨 이산가족도 아니고.............
저도 외국에 있다보니 서울에 계신 부모님이 외로우실까봐 걱정이 많이 되네요.
그리고.... 하나뿐인 동생을 시집보내는 기분은 이런 것일까요 ㅋㅋ
섭섭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많이 기쁘고.... 동생이 행복해 보여서 저도 참 행복했답니다.
이젠 다시 일상이네요.
베팍에도 자주 출몰하는 모습으로 돌아오려나 봅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