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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당직이었죠. 낮엔 정말 환자가 없어서 알레!!하고 있었는데 외래시간이 끝날 무렵부터 입원대기 환자가 응급실에 대기하기 시작,

응급실에 온 환자 중 입원해야 될 사람들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죠.

"저기 지금 증상이나 검사 결과들로봐선 입원치료가 필요할 것 같은데 병실이 블라블라. 제가 입원 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서 보내드릴께요."

"뭐 그렇게까지 할려구요. 그냥 집에갔다가 다시 올께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블라블라"

"말씀은 알겠는데 그냥 집으로 갈께요."

이런일이 몇차려 반복되고

교통사고 환자들이 입원할 필요가 없는데도 입원을 원하기에 또 병실이 없다, 그러면 응급실에 있겠다 블라블라

술취한 인간들이 넘어져서 와서 또 똑같이 블라블라.

그러다 새벽에 젊은 남자가 외상으로 심장이 멎은채로 왔죠. 다른 응급실 기능은 올스톱. 모두 거기만 메달렸는데 그 응급실에 와 있던

술취한 인간들과 그 환자를 보고 있는 중간에 온 단순 감기 환자들이 뭐라고 불평하더군요.

"지금 사람이 죽어가니 어쩔수가 없다"

"근데 내가 아프단 말이다"

속으로 '이런 개끼새 꺼져버려!!' 라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참았지요.

결국 젊은 남자 환자는 목숨만 붙여 놓은 상태로 아침까지 유지했지만 생존가능성은 제로.

해당과 과장님과 상의해서 중환자실로 올릴려고 했더니 아무와도 연락이 되지 않으니 응급실에 좀 두고 보자...

결국 제가 퇴근하기 한시간 전에 중환자실로 올라갔습니다. 지금쯤은 아마 돌아가셨지 싶습니다.

그러고 집에 오는길, 조금 다른 길을 타고 와 볼까 하다 귀가시간만 2시간. 젠장...

와서 딸 한번 안아주고, 세수시키고, 자고, 저녁먹고 자고, 지금 일어나 샤워하고 글을 씁니다.

비슷한 경우가 있어도 이렇게 까지 잠으로 날린적은 없었는데, 좀 허무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