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주도에서 스쿠터 타고 놀고 있는데.. 제비횽님이 이상한걸 시키시었어요..

타고난 음료수 셔틀인 저는 이렇게 남 부탁 받는걸 좋아라 한답니다..





서귀포 이중섭 거리라는데를 물어물어 찾아가서..

이중섭 거리가 하나도 큰데가 아니라서 공방 찾는건 어렵지 않았지요..





퀘스트 아이템인 '선물용 음료수박스'를 구입하기 위해

근처 구멍가게를 찾아 들어갔다가 가게 주인 할머니의 인생역경을 함 들어주시고..






("총각 서울 흑석동에서 왔다고? 난 고향이 그 옆에 상도동이여.

서울 살다가 내가 마흔 두살 일 때 애들 아방이 죽어서 애들 삼촌들이 제주도 살아서 여길 왔는데

우리 아들이 축구를 잘 하는데 센타포드인데 100매타를 11초에 뛰는데 제주도 역사상 최고로 잘한다그랬는데

제주도 출신이라서 국가대표 못 하고 결국 고생만 죽어라 하고..

아이고 그 고생한거 생각하면 내가 말도 못해...

손자애도 피는 못 속여서 지금 오학년인데 축구를 또 학교에서 제일 잘 하는데 어쩌고...")






그렇게 득한 음료수 박스를 들고 보무도 당당하게 공방을 들어섰는데...

인상 좋으신 부부가 언제 봤다고 참으로 따뜻하게 맞아주셔요...

가만있음 중간이나 가지.. 거기다 대고 밑도 끝도 없이 "혹시 얼마전에 페이스북으로 다시 알게 된 분이 계시지 않으냐.." 라니까

'이건 또 뭐야?' 하는 표정이 바로 나오세요..



"아~ 얼마 전에 여자친구랑 같이 다녀가신 분 말하는거죠?"





제가 알게 뭡니까;;



이럴땐 걍 넘겨 짚으면 되는거죠..






"예~ 맞아요. 여자친구분이랑 이제 4월에 결혼하신대요."






"어머~ 다녀간지 얼마 안 댔는데 우리한텐 그런 이야기 없었는데.. 근데 그 분 이름이 뭔가요?"





"에... 저기.. 그러니까.. ☞☜...."






"연락처나 페이스북은 모르세요? 이메일이라도.."






"에... 저기.. 그러니까.. ☞☜...."






"아니 그런 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이런걸 심부름을 시켜요?"





"에... 저기.. 그러니까.. ☞☜...."





(중략)





"아니 야구동호회면 야구하러 모일거 아니예요? 근데 한 번도 안 봤다고요?"






"에... 저기.. 그러니까.. ☞☜...."







제가 제비횽님 본명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제가 왜 저길 찾아가게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엠엘비파크의 태동, 박찬호가 한참 날리던 01년도 부터 거슬러 올라가야만 했지요;;;






베팍에서 제비횽님 인증을 보여주고나서야

"아~ 이제비씨네~ " 하면서 모든 오해가 풀렸어요;;;;







아.. 참.. 따뜻한분들이시데요..

라떼도 타 주시고 빵도 주시고 지도도 주시고 고기반찬 도시락도 주시고 직접 만드셨다는 북클립도 주시고

저는 주는거 절대 사양 안하고 꾸역꾸역 다 받아 먹고 다 챙겨서 나왔죠..

담에는 공방 근처에 좋은 숙소있으니 거기다 거처 잡고 올레길이나 조낸 걷다 가라고...






덕분에 존거 마이 얻어 먹었어요..

다음번에도 꼭 다시 가야될거 같아요...
















밥 멕이다 말고 갑자기 사진찍자시던데요..
 
가 보니까 카메라가 졸 구려서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올거 같더라니 역시나였어요...

저 못난걸 누굴 탓하겠슴까;;;

해서 최대한 사람답게 나온걸로 다시 인증 한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