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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중후반 런던과 뉴욕에서 비슷한 시기에 유행한 펑크(Punk) 록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펑크라는 음악에는 음악 그 자체만 가지고는 설명할수 없는 다양한 맥락과 음악사적 의의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쟝르로써의 펑크를 정의하는것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70년대 중반 이후 런던과 뉴욕에서 태동한 거칠고 반항적인 음악. 쉽게 쓰리코드라 일컬어지는 단순한 코드진행과 쉬운 멜로디 그리고 

빠르고 강렬한 리듬으로 연주되는 음악." 이라 정의하면 되니까요.

펑크라는 음악에는 화려한 구성도, 초인적인 연주도, 고대의 신화와 범 우주적 스케일의 서사를 담아내고자하는 열망도 없습니다.

아마추어를 간신히 벗어난 허접한 연주와 그야말로 기본적인 코드구성 그리고 세련되지 못한 직설적이고 찌질한 가사들

쟝르로써의 펑크락은 이처럼 빈약한 담론밖에는 만들내지 못하는 허접한 음악일 뿐입니다.

그러나 태도 또는 삶의 방식으로써의 펑크라면 어떨까요?

그 지점의 펑크는 대중과는 멀어져서 이미 신화가 되어버린 '아티스트'로써의 록커에 대한 아마추어리즘적 저항이며,

백만장자가 되어버려 이제 현실세계에서 눈을 돌려버린 록에 대한 내부고발자이며,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수 없는 

빈곤과 불안한 현실에 대한 분노와 절망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쟝르로써의 펑크가 다루지못하는 다양하고 풍부한 담론이 흐를수 있을겁니다.


정명훈과 관련해 몇몇 진보(?) 매체들이 선동적인 기사들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사들이 선동적이라는데 있는게 아니라 무엇을 선동하고 있는가에 있습니다.

그 기사들은 진보적인 가치를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진영주의를 선동합니다.

거기에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치도 중요하지 않죠.  (우리?)진영의 승리가 중요합니다.

진보는 진영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진영이 되어버린 진보는 단지 대결적인 구도를 원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건 아닙니다.

진영의 승리를 위해 다양한 담론을 가로막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 가치를 저버리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승리가 가능한지도 과연 의문이지만 가치가 배제되버린 승리가 과연 우리(?)의 승리인가는 더욱 더 의문입니다.

진영으로써의 진보는 진보의 가치를 앙상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종편이나 정명훈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이후 총선과 대선과 관련해서 우리사회의 진보적 담론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 될지를 보여주는

그저 징후일 뿐입니다.

이명박이 우리 사회를 30년전으로 되돌렸다고 합니다.

우리사회의 진보적 담론은 이 30년의 공백을 메꾸면서 전진시킬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