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오늘 그냥
- 작성일
- 12-02-07 11:27
오늘 학교에서 자주 보기 힘든 작은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뭔가 대단하거나 그런건 아니구요
저희과 교수 채용 과정의 일부이자 마지막인
속칭 job talk가 있었답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교수 임용 과정이
해당 학과의 교수들이 심사한 후에 학교측의 최종 승인을 얻는 것으로서
철저하게 교수와 학교측이 중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여기는 어느정도 교수와 학교측의 입김이 작용할테지만
최종 후보들은 학생들도 참여하는 공개 강의와 토론,
점심식사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더군요.
저녁에는 교수들과 저녁식사를 한다고 합디다.
물론 최종 결정은 교수들과 학교측이 내리겠으나
학생들이 어느정도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고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좋더군요.
암튼 그런 과정으로 인해
오늘 저희과 교수 채용 후보 최종 4인 중 첫번째 후보가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고 교수, 학생들과 토론하는 자리에 다녀왔답니다.
하나의 학과에 소속되어 있긴 하지만
이번 채용하는 분야의 세부전공이 저와 좀 많이 먼 관계로
발표 내용은 잘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대략 미국 뉴욕주의 서민/임대주택 정책에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어떻게 관여하였고 그 결과는 어떠한가 대한 것이었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열심히 들어주는 척을 했네요.
사실 전 내용에 관심있기 보다는
이런 채용 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에 호기심을 느끼고
한 번 구경 가보자는 심정으로 갔었답니다.
암튼 발표하는 분 무지 떱디다.
이력서를 보니 박사학위를 받은지 5년이 넘었고
이미 다른 대학의 교수로 3년을 지냈는데
일종의 입사시험 면접을 그것도 50~60살 먹은 교수들 다수와
학생들 수십 앞에서 발표도 하면서 자신을 어필하려니 무진장 떨렷겠죠.
중간중간 자주자주 물을 먹어주고
말하는 속도와 톤이 적절하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변화무쌍합디다^^
근데 아무래도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이다보니
발표자에겐 죄송하지만 자꾸 머리속에선 딴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근데 좀 신기한 것이 딴생각을 하면서
그동안 좀 고민스러웟던 부분들이 조금씩 정리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니 실제로 정리가 되더군요.
마치 중고등학교 때나 학부 저학년 시절
듣기 싫은 수업 억지로 듣던 와중에
머리속에선 단순히 다른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에 매우 심도있게 빠지던 기억이 다시 납디다.
어쩌면 공부할라고 각잡고 책상에 앉아 있는 때보다
훨씬 더 생각이 발전되기도 하더군요 ㅋㅋ
암튼 뭔가 생각을 하려면
마냥 조용하고 그런 것도 좋겠지만
약간의 뭔가가 있어주는게 좋은 경우도 있겠다 싶은
마냥 엉뚱하지만은 않은 생각이 들었네용.
아 내가 뭐라고 쓴거지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