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한옥 아파트
- 작성일
- 12-03-01 14:41
대한토지주택공사가 추진하고
황두진이라는 건축가가 설계한
신개념 한옥 아파트의 모습입니다.
사실 황두진씨가 좀 업계에선 이름 있는 분입니다.
원래 젊은 실력파 건축가인데다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한옥 주택 유행을 타고 일거리가 좀 많아졌습니다.
황두진씨 뿐만 아니라
여러 건설사들도 신규 아파트에
한옥 설계 요소를 여기저기 넣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한옥이 정말 유행이긴 유행인가봅니다.
아무튼 한옥 아파트의 등장에 조금 놀라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좀 많이 아쉽네요.
물론 우리 전통 주거 양식인 한옥을
현재 가장 보편화된 주거 양식인 아파트에 접목시킨다는 취지는 좋은데
마루와 마당, 사랑방과 대청 등
한옥이 가진 2차원적 특징을 살리는데 급급했고
그림에서도 나타나지만 한옥의 의미 보다는 개별 요소들만 치중한 것이 보입니다.
즉, 한옥 내부의 설계적 요소만 구현했지
도시에서 한옥이 갖고 있는 의미나
한옥의 3차원 적인 경험들은 전혀 보이질 않네요.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지붕 사이로 보이는 산자락의 모습,
한옥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골목길과 담장 등
우리의 한옥을 구성하는 감성적이고 경험적인 것들은
집합주택인 아파트라는 형식에서는 아무래도 구현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건축가들도 이에 대한 고민을 했겠죠.
안 했다면 제대로 된 건축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구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건 한옥이다"라고 부르짖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은
단순히 겉보기만을 함께 붙여놓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