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항상 조심스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호칭입니다.

우리 베팍을 비롯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님"이라는 아주 아름다운 표현이 있습니다.

물론 d모 사이트와 같이 일부 공간에서는

호칭은 안중에도 없이 반말로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암튼 우리 말에서 호칭을 담당(?)하는 표현 중

요즘 "씨"에 대한 표현에 대해 조금 마음에 걸립디다.

제 주변의 사용례를 이야기 하기 전에

국어사전부터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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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국어사전

성(姓) 또는 이름 뒤에 쓰여, 그 사람을 대접하여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보통 아랫사람에게 쓴다.

네이버 국어사전

(성년이 된 사람의 성이나 성명, 이름 아래에 쓰여)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 공식적ㆍ사무적인 자리나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에서가 아닌 한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로,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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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 사전에서 공통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사항은

직접적인 호칭으로 사용할 경우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에게 쓰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부분에 대해 제가 어렸을 때엔 별 이해가 없었습니다.

그냥 서로 잘 모르는 사람끼리 부르는 호칭인가보다 햇는데

회사생활을 한 이후에 "씨"라는 표현은 그런 의미가 아닌가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오히려 "씨"라는 표현 보다는

"실땅님" "과장님" "부장님" "사장님" "교수님" "박사님"과 같이 

상대방에게 적절한 직책이나 호칭이 있다면 그것을 불러주는 것이 더욱 일반적이었더랬죠.

근데 이게 유학을 나온 이후 호칭이 사라지면서

조금씩 애매한 경우가 생기더군요.

학생이란 신분이 직책이 없고 그에 따른 호칭이 없다보니

친구가 아닌 이상 이름 뒤에 

무언가를 붙여야 하는 우리 문화 특성상 난감해집디다.

그래서 전 일단 저보다 나이 많으면 무조건 선배님,

남자분의 경우는 형님을 섞어서 쓰기로 했습니다.

여자분의 경우는 좀 친해지면 누님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게 조금 거시기 하긴 하지만 ㅋㅋ

저보다 나이가 많지 않아도 저보다 연차가 앞서도 선배님,

저보다 연차가 낮거나 하위 과정에 있어도 나이가 많으면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나이가 어리면"씨"를 쓰기도 하고

대한민국 표준 호칭 "저기요"를 쓰기도 합니다.

물론 친해져서 말을 놓는 사이가 되면 끝에 "야"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하지요.

잠깐 다른 내용이지만, 

사실 하위과정이라고 적긴 했는데 이게 적절치는 않은 것이

학사-석사-박사라는 과정의 위계(?)가 항상 성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부 분야의 경우 석사가 최종과정인 경우도 있고

또 석사학위를 이미 취득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석사과정도 있습니다.

물론 이경우 두번째 석사 만으로도 (실력이 중요하겠지만)

해당 분야에선 최고의 학력 수준으로 인정받습니다.

암튼 얼마전에 아는 형님과 가볍게 술자리를 하는데

저보고 대뜸 고맙다고 하더군요.

이 형님이 옆 학과 소속이고 저보다 소위 "하위과정"이지만 그 분야에선 "최종과정"에 계시는 분인데

저보다 나이가 3살이나 많은 분인데다가 유학 오기 전에 빠방한 실무경력을 쌓으셨기에 

존경심에 저는 항상 형님, 선배님의 표현을 사용했었거든요.

근데 이분이 제게 고마워하시던 이유는

제가 "형님"이란 호칭을 써서 그랬기도 했고

반대로 그 형에게 "씨"라는 호칭을 쓰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랬답니다. ㅠㅠ

특히 현재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들 중 그 형님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에

그런 호칭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디다.

자신보다 하위과정에 있으니 "씨"라는 호칭을 써도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씨"라는 호칭의 제대로 된 용법을 모르고 사용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암튼, 최근 그 형님의 이야기를 듣고

"씨"라는 표현의 애매함에 대해 생각해보고

더욱 신중함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은 우선 겸손해야겠지요.

자신이 얼마나 나이가 많고 능력이 뛰어나고 이름이 유명하든 간에 겸손해야겠지요.

그것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언어, 그리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호칭에 

나타나는 것 아니겠냐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