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핵심은

"등수로 줄세우기"

라고 봅니다.

제도 다양화는 줄세우기를 어렵게 만들려는 목적에서 타당하고

제도 단순화는 줄세우기를 공정하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 타당하지만

각각

제도 다양화는 말씀하신 투명성에서 기득권자에게 유리해서 문제이고

제도 단순화는 안그래도 심한 줄세우기를 더더욱 고착화 강화하는 문제가 있겠죠.


일단 제도의 단순화 다양화라는 축에선 딱히 답이 안보인단 생각이 들으요.

서열화 타파를 위해서는 수험생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단점은 있지만 대입 <원샷원킬>이 그나마 차선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수의 대학을 지원하지 못하게 하고 선지원-후시험으로 한번의 기회만을 부여하면 어느정도는 이 서열화의 틀이 깨집니다.

재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면 클 수록 소신안정지원을 하게 되고 이는 고착화된 대학서열을 적어도 특정학과에서는 깰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될겁니다. 마치 과거 성대법대가 현재보다 위상이 매우 높았던것 처럼 말이죠. (물론 지금도 좋지만 학력고사 시절엔 더 좋았죠.)

마... 밑의 댓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지금의 이 서열화를 원하는건 대학이 아닌지라...

오히려 상당수의 수험생들 입장에서도, '그게 공정하다' 라는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다고 보며... 또한, 기업등 사회 각 영역에서도, 애초에 등급을 확실히 분류하여 누가 더 나음? 하는 딱지가 붙어져 있는게, 선발배치에 더 편하다, 라고 여겨지는 상황에선, 오히려 서열화를 제대로 타파하는 게 혼란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보는지라... 혼란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많이들 하는 표현으로

"옛질서는 사라졌는데, 새 질서는 안오는 상황"

이 될 수 있단거죠. 지금 한국사회의 시스템과 사람들의 정서, 심성상황에서 대학서열화 - 직업서열화로 이어지는 어떠한 사회관념이 사라진다고 할 때, 그것을 유효하게 대체할 어떤 마인드, 이념, 정서, 방향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할까요?

이해찬 입시개혁이, 그 완성도의 부족함에 비해 "과도하게 까이는" 이유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봄요.

엠팍시절에 꽤나 진보적인(체하던) 유저와 이야기해봤는데(연세대임) 이해찬 세대 후배들은 기본지식도 없다고 까더군요. 글구 그런 사람을 종종 봐요.

대학 카르텔 앞에는 진보고 뭐고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진보 언저리도 아닌 사람들이라면 말할것도...

그렇기에, 등수로 줄세우기, 나아가 획일화라는 것에 대한 사회의 어떠한 희구가 있는 상황에선, 근본적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고 보는데...

그나마 뭔가 액션을 해야한다면 저는

"그나마의 줄세우기나마 공정하게 하자"

쪽이 낫다고 봅니다. 제도 단순화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봐요.

대중의 선망과 맞서서 이긴다는건 무리라고 보는 편이고... 그런 점에서 제가 현실주의자라면 현실주의자라고 스스로 생각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