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자려고 이불위에 누워 눈을 깜빡거리면서 영화 퍼시픽림에 나온 집시 데인저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일 때문에 대형 훼리선, 화물선에 타본 경험으론 배라는 게 거대한 철 상자같아서
바다 한 가운데서 사고라도 나면 정말 도망칠 곳이 없겠더라고요.

기상 악화로 몇시간 남지않은 오늘도 그리고 또 내일도 구조작업이 힘들거라는데...
부모님들 마음이...ㅠㅠ

휴.. 맨날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자학개그만 하던 도룡뇽이모가 이렇게까지 진지해질 일이 다시는 안 생겼으면...

우리에겐 어쩌면 또다른 시간이 있으니깐. 혹시라도 좋은 소식 전해지길 기다리고 있어요.

슈퍼맨 역할 맡은 배우 오라버니가 연습실에 도착하셨을 때
바지를 부여잡고 제발 저 배를 좀 구해달라고 애원했는데
그 오라버니는 대본에서처럼 각성하지는 못하더군요.

우리는 슈퍼맨, 원더우먼 연기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영화 속의 슈퍼맨은 아닐지라도...
이 사건에서도 몇몇의 슈퍼맨들이 보이더라구요.

마지막까지 애들 챙긴 어린 승무원과 반 아이들을 구해낸 1반 담임 선생, 친구들을 구하고 마지막에 탈출한 학생, 더 많은 이들을 구하지 못해서 슬프다는 아저씨 등...작은 슈퍼맨들이 더 많아지면 진짜 슈퍼맨이 만들어내는 미라클을 만들지 못할 것도...

선장만 슈퍼맨류의 인간이었어도...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