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불매] 온기 전하려 태어난 글.
- 작성일
- 12-12-04 04:54
요즘은 인생의 나아갈 행로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조그마한 생각들이 스쳐지나갈때마다. 그 가능성과 여파에 대한 경로를 추적하는 습관. 그건 그만큼 지금의 나에게 선택권이 어느정도 있고 또 그 어느 선택을 해도 나름의 자리와 길이 보이기 때문일테지만. 그보다 최상의 길을 걷지 못한것에 대한 못난 미련이 남아있음을 부정 할 수 없다. 긴 시간을 거쳐 나에게 익숙해져버린 분야. 에 몰입하는 동시에 여러가지 상충되는 마음들이 생겨나는 상황들. 과연 어떻게 외롭거나 고독하지 않고 그 시간들을 넘어 설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또는 흥미가 많은 다른 일들은 너무도 다이나믹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현실에 초연하게 그걸 한다는것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인생의 큰 또다른 줄기가 날 기다리고 있는걸까. 아니. 이미 내 앞에 다가왔을지 모를 그 줄기를 잡아야만 하는것인가.
마음속에 열등감과 오기가 사라진 사람은 인생을 마음편히 살아갈수 있을까. 아니면 과히 즐거음으로 살기만 할 것인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해봐선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길지 않은 삶을 살아가며 즐겁고 행복하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 그건 열등감을 자극했던 어떤것들을 기어코 극복한뒤 누렸던 성취감이 아닌. 그냥 별 의미없는 일상의 짜투리 시간들을 그저 그때 그때 즐겁게 보냈던 때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걸 늘 느낀다. 이른바 삶의 방향이 행복을 향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괴로움과 이변으로 향하도록하는 하는 습성. 저 위에 잡히지 않는 꿈과 승부를 향한 삶의 목적성이 결국 행복추구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굳이 일상의 행복을 미루고. 괴로움의 행로를 걷게 되는 까닭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해졌다. 설사 잡히지 않은 신기루일지라도. 쉬 없어지면 꿈이 아니겠지. 뻔한 삶 가운데서 가장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잊고 싶지 않다고.
목표에 닿지 않더라도 그걸 해내고자 취하고자 하는 마음.
조금은 서툴지라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
그런 마음들을 간절히 키워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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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향해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예전부터 좋아했던 곡인데 얼마나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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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는 그의 출발이 견디기 어려웠다. 그들이 상대방에게 날마다 쓰는 편지는 그들 사이의 거리를 뛰어넘었다. 그러나 귀중한 것을 멀리 다른 세상 속으로 보내는 것은 꼭 잃을 염려가 없어도 슬픈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건 거리와 이별을 확인해 준다. 그녀는 그가 떠난 지 몇 시간 후 그에게 첫 편지를 쓸 때까지,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완전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그리 멀리 가지 않았고, 그다지 오래 떠나 있지 않으리라는 사실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정말이지 그가 얼마나 빨리 그 편지를 받고 읽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조차 고통스럽다. 그녀는 편지, 그의 가슴 속으로 날아들 이 새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거실 입구에서 공손히 기다리고 있는 얼굴이 환한 중위, 그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서쪽으로 말을 타고 질주하여 가서 그것을 그에게 건네 줄 그 중위에게 편지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편지를 타인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내일이면 그에게 닿을 그 편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여기에 있고 그와 함께 있을 수 없는데.
그녀는 어지러운 상실감에 압도되어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갑자기 시간과 공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여기선 모든 것이 옳지 않을까? 왜 모든 것이 즉시 일어나지 않을까?
- 수잔 손탁의 <화산의 연인(The Volcano Lover)>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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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흐르는 동안
내가 누구인가는. 당신이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고백.
그저 당신의 곁을 지키고 싶다는 고백이 자연스레 터져 나왔다.
나는 여전히 한심하고.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그래도 당신이 허락한 자리에서. 당신의 편이 되고 싶소. 라고..
나는 나야.
수없이 내세워온 말이지만 이젠 바꿔보려한다.
당신 없이는 나는 진정한 나될 수 없습니다.
함께하는 순간부터 나는 더욱 귀한 나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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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는 단어와 용기란 단어는 꽤 큰 오해를 받아왔다
함께하는 용기란 함께한 과정에서 오는 고통과 그에 따른 결과가 그것이 성공이 아닌 실패에 가까운 것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미라고.
아무리 힘겨운 상황일지라도 함께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가장 큰 축복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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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 선수의 다큐를 보면서
죽음 앞에서도 놓지 못하는 것의 의미와
죽어서도 가져갈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1984년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의 4승을 홀로 책임진 사나이.
그렇게 혹사시킨 어깨는 더이상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그는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로 은퇴를 선언하고 만다
롯데 자이언츠의 뒤늦은 명예 살리기와 영구결번으로도 그의 야구 인생을 다 위로해 줄수 없었을것이다.
그는 숨이 다하기 직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야구공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가슴속엔 볼을 처음으로 만져보던 시절부터 야구로 가득차 있었으리라.
육신은 없어져도 구덕야구장의 무쇠 팔이 이룬 기록과 그의 투지는 세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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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지막 그때가 오면
무엇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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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먼훗날 저위로 올라가 유일히 따져 볼 물음은.
사는 동안 누구를 마음에 새겼느냐. 누구의 손을 잡고 세상을 헤쳐나왔느냐. 그리고 누구를 지켰느냐가 될 것이다.
한낱 무엇을 손에 쥐었고 무엇을 이루어냈는가. 는 결코 첫 번째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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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개발자는 아니고 굳이 회사에서의 용어 그대로 표현하자면 경영혁신팀의 일원이라고 불러야 할 겁니다. 문제투성이인 인생이 문제해결 파트를 맡고 있는 꼴이죠. 씨익. 불필요한 비용. 불합리요소. 과다지출 등 가치창출을 위해 개선해야 할 비효율을 개선하고 이익 측면의 개선안을 수립하고 적용시키는 일. 딱딱하고 신경 날카로워지는 일입니다. 6시그마 프로그램의 MBB로 가기위한 BB의 과정. 예를 들면 '인터넷 고객 증대를 위한 마일리지 운영 증대' 라든가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객만족도 설문방식 개선' 같은 업무 말입니다. 타 부서와 타 조직의 정확한 방향성과 구체적인 기획을 다듬는 검수꾼. 한마디로 뒷처리 담당. 사실 주업은. 반성과 후회. 주저앉지도 앞지르지도 않으며 천천히 걷기랍니다.
서전페퍼: 좋아요. 당신은 착한남자에요 나쁜남자인가요.
울므: 둘다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좋은남자로 해둘까.
서전페퍼: 아니요. 내가 아는 당신은 그냥 남자에요. ㅎ
울므: 맞았어. 사실 좋은남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그냥 남자라고. 아직까진. 씨익.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은 어떻게 좋은 사람을 알아볼까요.
제게 좋은 사람이란 그 사람과 함께할수록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입니다.
전혀 의식하거나 의도치 않아도. 나를 더 현명하고. 더 유쾌하고. 더 상대방을 배려하고. 지금껏 상상할 수 없었던 귀여움까지 발휘하면서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좋은사람으로 여깁니다.
좋은 사이는 자기도 모르는 동안 서로를 성장시켜주는 주는 관계입니다.
지내온 과정에서 가끔 쓸쓸하고 때로는 속상할지라도. 그다음을 상상하면서 끊임없이 애정어린 서로를 자극하는 관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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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지난날. 그런 관계. 그 사람과 이미 지나친 것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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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내게 좋은 이야기란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의욕을 불어넣는 이야기.
선하고 사랑스러운 노래와 사람과 소망을 평생 부르고 섬기면
그 아름다운것들과 조금이나마 닮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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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이란
나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아채고 한바탕 울음 쏟아낸 다음에야
시작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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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슬픔도, 절망도, 분노도, 쓸쓸함도 결국은 내 안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결코 누가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전전긍긍하는 삶.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단념해야만 한다.
완벽한 사랑. 완벽한 사람을 찾기 위한 헛된 방랑은 결국 생을 좀 먹고 만다.
성장기의 결핍을 초인적 인내로 극복하지 않으면.
그것을 물리적으로 메우려 하면 결국 영원히 허기진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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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반년만의 김포.
모두들 즐겁게 달렸던 밤. 많은 얘기를 듣고 적잖은 말을 뱉었는데,
이내 한마디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머릿속은 내내 다른 생각으로 가득찼다.
잠시 자리를 빠져와 찬 기운을 마시며 많은 생각을 했다.
어디까지 얘기하고 어디까지 얘기하지 말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도 슬퍼서
가슴에 채워두는 말들
누구에게도 할수 없는 이야기가 쌓여간다.
너도 물론. 나만 그렇지 않겠지.
그러니 우린 서로. 입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보다 훨씬 길고 두터운 안쪽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야겠다.
..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내면의 불안을 가라앉히려 미소와 웃음을 사용한다.
삶의 깊은 곳으로 천착해 들어갈수록 미소와 웃음이 차지하는 공간은 줄어들고.
진실을 추구할수록 우리의 삶이 건조해지는 것은 가슴아픈 수순이다.
..
그러나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의 잠깐의 만남만이
우리에게 휴식을 줄 수 있다.
비록 그와의 소통이 실패하고 헛의미와 기호들을 주고받고 자기독백을 반복할지라도
그럼에도 유일한 위안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휴식은 순간으로 그치고 미처 발견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끝나버릴 때의 여운은 어떻게 견뎌야 할까.
파티가 끝난 후 터벅 터벅 돌아오는 길. 고독속으로 되돌아가는 모든 존재는 가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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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깊은 외로움이
형의 깊이라고 생각해요
문자 하나에
진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곧이어 써보이는 답장.
너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솔직한 사람이다. 씨익.
고생하는 동생에게 나는 부족한 형이 아닐까.
고생하는 형들에게 나는 부족한 동생이 아닐까.
밥벌이의 구차함에 사랑의 아픔에 고뇌의 깊이에 예외가 있던가
세상이 냉혹해질수록.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우리는 칭찬하고 위로하면서 서로의 온기를 지펴줘야 한다.
예전부터 그래 왔다.
선생님. 어르신에게 받는 칭찬보다
같은 눈높이에서 같이 호흡하는 동료와 친구들의 칭찬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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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회사를 마친 이른 저녁. 오랜만에 충무로길을 나서 R형과 그간 찍어두었던 수십롤의 슬라이드 필름들을 현상해왔다.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은 느지막한 오후 무렵. 황금빛에 젖은 대지가 서서히 어두워져 가는 순간을 잡은 사진들이었다.
R형과의 대화를 통해 어깨너머로 알게 된 우울증의 수많은 치료 중에 광선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이 방식은 일정한 파장의 햇빛을 정해진 시간동안 쬐어주면 증상호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에 기초한 것인데. 흥미로운 점은 그런 것들은 정말 실지로 체험하기에도 진실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늘 아이러니한 것은 그 증상의 호전이라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현존재의 망각. 즉 스스로 객체가 되어버려 시공간에서 나의 좌표를 찾을 이유를 망각해버리고 마는. 사르트르 식으로 말한다면 즉자화되어버리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낮에는 정말 아무런 사념이란 것이 없어지고 마는 감각. 믿겨지는가. 마치 운동선수처럼 조건반사로 점철된 순간들을. 하지만 올빼미형 인간이란 것이 아마도 그런 연관성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밤이되어.. 아니 새벽무렵에야 맑은 의식이 솟아오르는 나같은 유형의 인간에겐 위에 언급한 햇살이 내리쬐지 않는 순간에야 비로소 스스로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존재 그자체로. 당당히 설 수 있기 때문일까. 나에게 햇살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그 늦은 오후의 느낌이 좋은 건 그래서였던가.
한참을 답답한 불안속에서 지낸 것 같다. 이유가 비교적 분명한. 하지만 일부러 인식하고 싶지 않은 그러한 이유로.
미국의 임상심리사인 H.S.Sullivan 은 면담과정에 있어서 awareness 의 validation 과 consensus 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주장하지만. 정작 나는 내 문제에 관해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도 실은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던가. 사실 사람의 마음이란 건 생각보다는 꽤 단촐한 법이어서.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패턴화되어 있는것인지도. 내가 마음의 불안이 해소되고 가장 안락함을 느끼는 순간의 공통점을 찾아 유심히 되새기는것을 잠깐 멈추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나의 개인사와 물리적 성향에 대해 파고들어 다시금 알아채게 되었다. 무섭고 경이로운 발견. 스스로 쌓아놓은 고뇌의 무게에 비해 놀라우리만큼 가볍고 소탈한 스스로의 존재의 무게를 깨닫는 순간 말이다. 마치. 애써 보려고 하지 않았던 출구에 눈을 돌리는 것처럼.
....
눈을 뜨면 하나의 세계가 열리고 눈을 감으면 세계가 닫힌다.
애당초 절대불변의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세계는 인간의 숫자만큼이나 많이 존재하는거라고.
그리고.. 세계를 무너트리고 다른 세상을 여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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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몫으로 주어진 외로움과 고독을 견뎌내지 못하면
나를 지탱하는 그 화두를 도리어 자신을 가엾게만 여겨 숨겨두려 한다면
영원히 그저 그런 사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울함 중에 최고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우울함.
내 안으로만만 잡아두는 괴로움이다.
그대와 내가 서로의 앞에 노래하는 우울함은 더이상 우울함과 괴로움이 아니게 되리라고. 힘주어 말.할.수 있..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미루지 마라.
그건 같이 할 수 없는 반대가 아니지.
괴로움도 받아내고. 즐거움도 참지마라.
어떠한 감정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누리는 것.
그것이 마주한 세상 앞에서 나를 걸고 부르는 노래.
걸핏하면 감동하고 걸핏하면 다시 배우고 걸핏하면 잊어버리는 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
이 실수와 깨달음. 평생 반복하면서 살면 어떠한가. 그리하자. 숨이 다할 때까지 감동하고 배우고 실수하고 또 다시 배우고. 감동하고. 하루하루를 일회일비하며 뜨겁게 살아가는 인간으로. 더딘 과정일지라도 이 바램 흔들리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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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구름에 닿을듯이 들뜨고 밤이 깊어지면 꺼질듯이 침잠하는 시기. 소년처럼 뛰어다니다 어느새 노인같이 잠드는. 당당함과 두려움을 거세게 오르내리는. 청년기. 사실은 아직도 사춘기는 가을밤과 겨울에 들어서도 여전하구나.
이제 그만 털고 벗어나려는 욕구와 내 자리를 깊게 파고드려는 고집 사이.
앞질러 달려나가야 한다는 충동과 그만 주저앉으려는 두려움 사이에서
결국 천천히 걷기. 내 걸음을 지킬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위태롭게 자리하고 있다.
다듬고 다듬어져 선명해지려는 욕망 안에.
한순간 깨끗하게 산화되어버리고 싶은 바람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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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푹 꺼진 심야 도시에서 안 자고 있는 사람 누구 또 있을까. 아니. 나와 비슷한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나처럼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문득문득 이렇게 잠에 선뜻 들지 못하는 새벽이 두렵다. 적막한 새벽. 모두가 잠을 이루어낸 시간에. 소파 끝에 걸터앉아 묵혀두었던 자책을 토해낸다.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느닷없이 나를 떠난. 내가 떠나보낸 관계들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속절없이 정처없이. 하룻밤이 한 시대가 끝났다는 실감에 새삼스레. 이제 다시는 구하기 어려울 어디에선가 잃어버린 서적이니. 음반 따위를 생각하면서. 작은 방안에 곱게 잠든 어머니의 이불을 꼼꼼히 덮어주려는데. 잠결에 완고하게 등을 돌리는 당신을 보면서 또 쓸쓸하고 미안하다.
희망이 없다고 바람이 거세다고 여기서 멈추면 안 될진대. 제자리에 서 있는 게 고작이어도 두 다리 굳건해야 하는데. 나아갈 수 없을거라 포기하면 그 뒤에는 거대한 어둠과 절망만이 있어 단숨에 나를 집어삼킬 거라고. 이런 두려움과 고민. 혹시 나처럼 잠 못이루고 깨어있는 당신도 나와 같을지.
뭐라 해야하나. 세상은 확실히 아픈데. 그런 세상에서 혼자 떨어진채로 아프지는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아프고 고심하되. 어떻게 몰입하느냐 무엇에 열중하느냐 그 열정. 정열로 어떤 광경을 자아낼 것인가. 그러면 나란 사람 한결 튼튼해지는건가. 차마 고개 돌릴 수도 없게 활활 타오르지 못하고 살아있을 뿐인 불씨가 안타깝다. 단지. 이런 구실로 키워가는 자기 연민이 싫어서. 심지어. 절망의 포크로 내 가슴과 눈알을 찔러버릴까봐. 그것들을 파내버릴까 봐. 이런 서글픈 모습 보이긴 싫은데.
이렇게 써놓고도 개운치 않은 말들이란 거 안다. 글을 읽는 너의 심경 또한 그럴거란 생각이 드니까 또 쓸쓸하고 한없이 미안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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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비록 서늘한 가슴을 안고 살지만
언젠가 무거운 걸음 멈추고 마주친 그대.
헤어짐도 만남도 돌이킬 수 없는 살이가 서러워 흐르는 그대의 눈물.
그 젖은 얼굴. 닦아낼 주머니속 손수건만은 수시로 만져본다는 걸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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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하려면 내 손바닥위에 놓여있는 열 가지 중에서 여덟가지를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손에 쥐고 있는 한가지마저도 쉬이 버리기 어려운데 여덟가지를 도대체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결국 상실을 두려워하는 아이는 영원히 어른이 되기를 거부할 수밖에 없기에 질서를 거부하고 피터팬의 네버랜드에서 어른들을 비웃으며 살 수밖에 없다.
요즘은 내 손아귀에 들이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생각한다. 잡아야 할 것들. 잡고 싶은 것들이 아니라. 잡고 싶어도 잡으면 안 되는 것들. 잡았다가 이내 놓아줘야 할 손을 생각한다. 잡았던 손을 펴고 놔줘야 할 것들. 어디든 흘러가게 놓아두어야 할 것들. 손안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손안을 비우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에는 어떤 새로운 경지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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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을 맺은 고객이자 파트너들에게 해주었던 조언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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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그분이 아무개씨와 동행할 수 있는 인물이길 바랍니다.
아무개씨의 업무적인 바람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면. 아직 위로와 정리가 받아들여질 만한 타이밍에 결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아닌 것을 알고도 관계를 고집하면. 종국에는 어떠한 위로와 정리도 소용없을만큼 괴로운 시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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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오셨던 최상의 계획. 그에 맞춰 모든 것을 취하려는 지금의 모습은 극히 무모하고 불안정해 보입니다.
부디 지원받을 대상과 더불어 힘을 보탤 대상을 명확히 가리시지요.
부하들에게 믿음을 주는 리더의 덕목은 선택에 따른 예측에 얽매이는 시간조차도. 자신의 내린 선택에 집중하는 데 쓰는 쓰는 용기입니다. 길게 고민하되 결단의 시간은 간결해야 합니다. 다시 돌아보지 않을 각오로 말입니다.
그것이 같이 하게 될 우선순위와. 잠시 미뤄둔 후순위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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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참 내 컨설팅과 기획이 고객의 기호와 계획에 상관없는 모양으로 다듬어지고. 그 진행이 막힘없이 실현되는 경험. 내가 그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 시스템을. 결과물을 일궈나가도록 방향을 잡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의 나와 동료들은 직업적으로 이보다 행복할 수 없는 과정속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동료와 고객을 도우려고 나온 당부들은 그들과 비슷한 상처와 아쉬움을 반복해온 나에게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살아볼수록. 내가 왜 동굴 속 늑대소년인지. 아직 그토록 가야 할 길이 먼지 알겠다.
축복을 바라지만 동행은 부담스러워하며
성장을 원함에도 상실을 두려워하는
누구에게나 혼날 짓을 저지르는 나의 모습이 여전히 비추는걸. 어찌하면 좋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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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다가오면 후회할 거라며. 주의를 시키는 사람의 얼굴은 그럼에도 웃는 낯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엄중한 표정을 지어야하는가. 어차피 멀어지는 게 좋을 사람이라면 아득해질 기억임에도 최대한의 친절을 그 앞에 내밀어야 하는 것일까. 찰나의 미련. 일말의 주저함을 걷어낼 수 있도록. 냉정히 잘라내야만 하는 것일까.
배려. 배려라는 건 어떤 행동인가. 사람이 사람을 위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순간. 늦지 않도록 날카롭게 끊어내는 친절. 자칫 희망섞인 오해를 범하게 할지라도 상처주지 않으려 부드럽게 행하는 친절. 무엇이 더한 성숙이고 진짜인가. 거절을 하며 씨익. 웃어 보이는 나는 과연 영악한 인간일까. 친절한 사람인가. 거절하면서 애써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정을 보이는 나는. 냉혹한걸까. 친절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서로를 위해서 마음먹은 결단이 틀린 방향이 될까 수시로 불안에 떠는 나는 관계를 놓는 것도 잡는 것도 두려운 미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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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관문이다. 그러나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여 벌어진 결과에 쉽게 순응하고 그것을 견디어 낼수 있는 재주(?)가주어진것은 행운으로 여겨야만 하는가. 때때로 독하게 앓고서야 확연해지는 것이다 그래야.. 그래야만 했구나. 그리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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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게보르그 바하만이 만하탄의 선신으로 실존주의 문학상을 받으며 한 시상식의 소감 중 인간이 넘어갈 수 없는 선과 그에 대한 미련. 더불어 서로를 긍정하며 지상의 질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떨어질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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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친절과 따스함이란 가면 뒤에 너의 본질을 감추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제야 아프게 동의한다.
죄 많은 사내 유시준은 온갖 욕심과 번민으로 살아온 이유로 아직은 세상에 내놓을만한게 없다.
그러니 친절과 자애심이라는 따뜻한 옷으로 자신을 감싸고. 주문을 외워보기 시작한 거라고.
이 포장을 평생 벗지 않고 살아간다면 어둡고 싸늘한 유시준은 끝까지 빛을 남기며 사라지는 사람으로 기억되는것이다.
차가운 손과 마음을 지녔지만 그것들 모두 필사적으로 데워왔던 사람으로. 그러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었던. 조금이라도 그런 의지가 보였던 사람으로. 그래야 죄 많은 사내가 끝내 변하지 못하고 흘리는 눈물은 조금이라도 따뜼하지 않겠느냐. 최소한 후회란 없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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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구를 만나야 하고. 그렇다면 어떠한 연유로 만나야 하는지. 만남의 의미란건 도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대상에 대한 사랑은 서로의 부재와 거리감에서 더욱 강하게 피어오르는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서로의 현현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좌절되는 가운데. 그런 절박한 과정과 시도의 무한한 순환가운데 오는 증폭작용 같은것이 만남의 참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그것이 자신의 그림자와의 외로운 싸움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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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속 기다림에 대하여
그리워하면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는 말.
당연스럽게도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은 그것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다. 그래서 그리워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것이 없는 상태에 있다는 뜻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워하겠다라는 말은 그것이 없는 상태에 있겠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 것으로 생각하며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것은 그래서 지금은 만나지 않겠다는 말로도 들린다. 만남보다는 그리움을 택하는 것이다. 지금의 만남이 나중의 만남과 같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그리워하고 나중에 만나겠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그리워한다는것은 무언가가 바뀌는 것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리움은 기다림으로 모양을 바꾼다. 남편이 전쟁에서 죽은 걸 알면서도 수십 년을 기다리는 할머니가 있다. 그 할머니의 기다림이 키운 단 하나는 결국 그리움.
그렇게 기다리는 누군가는 그 사람 자체이기도 하고 그 사람의 어떤 모습이기도 하다. 어쩌면 기다리면서 가슴안에 피어나는 애절한 감정들일지도. 하지만 이런 기다림과 그리움은 애석하게도 주위의 모습을 아무 것도 바꾸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그리움의 중심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있다. 그리움은 현재의 고통을 참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보다 아름답고 절묘하게 가꾸기 위한 선택이다. 그래서 우리의 그리움은 섣불리 만남을 택하기보다는 언젠가는 마주치기를 택하게 된다. 그리움으로 가꾸어진 현재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만남이라는 말 보다 그리워하면 언젠가는 마주치게 된다는 말이 더 와 닿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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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에 대하여.
자신과 영혼이 이어진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가슴 벅찬 일이다. 이미 그런 누군가를 발견하거나 아니면 앞으로 마주치리라 믿고 있는 모두에게.
어쩌면 그것은 너무도 환상적이어서 현실에 가까워지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일지도. 그래서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아닌 적당한 거리에 있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 거리는 물리적인 거리일 수도 있고 감춰 둔 영혼의 끈을 가끔씩 내보이는 시간적인 간격일 수도 있다.
애써 찾지도 않고 소리쳐 부르지도 않지만 어디엔가 그런 사람이 있을거란 믿음. 그런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영혼을 맞댈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아니면 그것은 영혼의 반쪽이라는 신비를 믿을 수 있는 순수함을 간직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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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은 것이 상대방 또한 좋을거라는 무책임한 잣대가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고통스러울때 상대가 온전히 헤아릴 것 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없었으면 좋겠다.
한 대상을 이해 한다는 것은 나의 이해를 모두 내보여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흙을 먹으면 나도 조금이라도 흙에 혀를 대거나
아니면 비슷한 맛을 찾아야 한다. 그게 두려워서 생기는 것이 오해.
모두가 오해를 빠져나오는 용기로 이해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3년을 같이하면서 작은 일탈조차 못하게 잡아놓았던.
그래서 긴 시간 연을 끊게 되었던. 스승에게 다시 돌아온 그의 마음은 뭐였을까.
그리고 그런 제자를 다시 받아들인 스승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왔을 때
굳이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도. 이해의 방법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우리의 수준에서 지금 이해되지 않는 상황은 언젠가 이해되는 성숙함을 키우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
욕망과 본성의 차이. 일과 행복의 간극. 그리고 그 사이 떠오르는 사랑. 사랑의 의미.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취하며 지켜내며.
인생을 살며 행하는 것들. 벌어지는 것들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있는 그 모든 타이밍에 건배하는 삶. 끊임없이 내 주변을 이해하고 이해되지 않음을 이해하는 삶.
서로가 견딜만하다면.
길고 긴 인생사 결론은 되도록 천천히 내는 게 좋겠소.
단. 이 고민들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나누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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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내 안에 맴돌며 정리되지 않은 것들은 그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내년도 내후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생에 완벽한 정리가 어디 있을까.
삶은 마지막, 죽음으로 모두 정리되어진다.
무엇을 위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
그렇게 고민하고 웃고 울고 화내고 후회하고 반성하는 시간. 시간들이 쌓여서 자신의 평생이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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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맘 때 추운 겨울날 한강을 거닐며 찍었던 사진을 들춰보다.
사실 이즈음부터 점차 사진을 찍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이유를 꼬집을 순 없지만. 내 마음속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왠지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말았기에. 그래도 가끔씩 이전에 찍어놓은 사진들을 들여다볼수록 왠지 모르게 내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가 위안을 받고 있는 것 만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저 사진 속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있길래 내 마음속의 어느 한 부분과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사진을 들여다볼수록 조금씩 되살아나는 그 때의 절절함.
사진을 보는 것은 어찌보면 과거를 추억하는 가장 확실한 행위인지도 모르겠다.
옛사진에 마음이 동해
자전거를 타고 둘러봤던 한강.
패달을 돌릴수록 후끈해진 기운에 기분이 좋았다
한남대교와 동호대교 사이를 가로지르고 돌아와 가만히 둘러보니
많지 않은 시민들은 길을 거닐고 술을 홀짝이며
대선을 비롯한 시끄러운 세상소리가 무색한듯 평화로운 광경을 연출했다
돈의 조정에 의한 평화
권력의 술수에 의한 평화
우리가 기대는 이 평온함 안락 조차도 사실. 강요된 평화라고 봐야 할까.
이 평화로움. 다음엔 대체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세상과 어른들이 강요하는 방식과 다르게 살기로 결정했다는 것.
이제 겨우 서른을 살고있는 지금. 벌써부터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불편해지기시작한 스스로가 짐짓 못나 보였다.
자칫. 정체일지도 모를 끝없을 익숙함은 결국 이 세상과 타협이며 소신을 기만한 익숙함 아니겠나
해볼 수 있을 때까지 긴장을 안고 세상과 대치하고 싶다는 고집. .해볼수 있을때까지. 긴장을 안고 이 세상과 대치하고 싶다는. 세상에 익숙하고 싶지 않다는 의식. 세상의 논리에서 얽매이지 않고 오신나게 사는 날라리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잘못된 욕심은 아닐거라 믿는다. 때마침 새로운 미션들이 찾아온다. 감사한 일이다. 외면하기에는 너무 많이 누렸고 너무 많이 알았다. 이 역시 흔들리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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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후보 문재인.
설득하기도 설득당하기도 어려웠던 서로의 입장.
이것 역시 고비라면 고비였던 단일화 과정에서 자신의 멋을 더욱 뽐낸 문재인은 사퇴로 증명된 안철수의 진심을 받아서
이전에 보지 못하던 장면을 열게 되었다.
내게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단 한가지만 말하라면. 자기반성이 가능한 사람.
자신을 전부 믿지 못하여 용기가 부족하다고 털어놓는 사람.
하지만 자신을 이끄는 뜻으로 운명에 기대어 그 용기를 키워나가는 사람.
그 뜻에 미루어 끊임없이 반성하고 자라는 사람.
이 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은.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란다.
야권의 연대. 안철수의 선택은
나 자신이 먼저인가. 우리가 먼저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분명한것은 우리는 나까지 포함한다는 사실.
이건 나와 우리 중에 하나를 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책임지고 가꿔갈 영역을. 나 하나의 자리에만 한정할 것인가. 우리의 영역까지 넓혀 갈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그 화두의 중심에 문재인이 서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협력을 이루는 과정의 수준은
나 혼자가 아니라 또 다른 우리가 판단할것이다.
저쪽편을 이겨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느끼는 요즘
되돌릴 수 없다면 묵묵히 전진하길.
뒤를 돌아볼수 없는 건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살기 녹록치 않다고 느끼는 우리 또한 전진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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劍山刀海 를 알몸으로 건넌.. 존경하는 친구의 아름다운 도전을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늘 "진심" 이었습니다...
새정치를 꿈꾸는 정치인에게.."측근"이라 불릴 수 있는 존재는 부담일 뿐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돕지않는 것이 가장 크게 돕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가 힘들어 할 때도 말한마디가 누가 될까 그냥 아프게 삼켜야했습니다..
단일화 경쟁을 그만둔 안철수의 친구 박경철의 트윗을 읽고.
어쩌면 그와 안철수만이 알고 있었을 진심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정치 초년생인 안철수의 삽질과 선의, 사퇴까지 걸어온길이 결코 외롭지만은 않았구나.
만약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물러났다면 그의 꿈에서 나타난 친구 노무현이 비슷한말을 들려주었겠지.
살아오며 진짜 친구를 사귀어온 그들은 진정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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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고 난 사람들이야 널렸지만,
내 동료들은 나를 동료로 인정해주고 함께 삽을 들어준다.
그저 삽질이 끝나기까지 묵묵히.
그들은 나의 고난과 실수를 견뎌주고
나는 그들의 고난 실수를 견뎌준다.
우리는 서로에게 더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 순간이 올때까지 기다려줘야 친구다. 그리고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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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쯤이면 알려준댔죠.
형은 문 안 박 셋 중에 누구였어요?
나? 나야 예전부터 여러모로 달을 좋아했지.
모든게 결정되는 밤. 난 달이 아주 밝게 떠오르길 바래왔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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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잭콕을 채운 잔이 비워질수록 붉어지는 얼굴이 기분 좋았던 시간.
둘은 자리를 옮겨 사람과 일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업무와 사회에 맞서는 데에는 고수가 있고 진정한 고수는 어떤 상황. 어떤 상황과 임무를 만나도 자연스럽고 자기의 느낌대로 풀어내는 솜씨가 아닐까 하는 말들이 나왔다.
매사에 활기를 잃지 않았던 학교 선배이자. 가볍게 시작한 취미사업. 연애사업을 비롯해 이제는 거대 클라이언트의 중심 역할을 무리없이 해내고 있는 그와. 마지막 술잔을 털어넣고 나누었던 짧은 공감.
- 뭘 해봐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요. 시준씨는. 항상. 꽉 차있을 것 같은데.
- 저는 일부러 항상 비워내고. 비워지며 지내는걸요. 씨익.
그토록 이루고자 했던 명예와 성공. 사랑만으로는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
온갖 욕망을 해결한 끝에 생기는 허전함과 달리
생애 특별한 고독. 슬픔을 거치는 순간은. 쉽게 살아내려 하지 않는 사람들만에게 부여된 것.
때로는 근신하는 자기 안의 어둠과 마주해야 내려오는 빛. 그 안의 상처를 더듬고 난 뒤에 엿보이는 희망이 있는거라고.
분명. 거울 속의 진짜 내 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 즐겁지 않을테지.
어쩌면 지옥을 헤매는 것 같을테지만. 그럼에도 마음의 빈 영역은 귀중한 것이다.
오직 나 하나만을 들일 수 있는 이 공간엔. 지금까지 자신에게 덧쒸어진 모든 조건과 이미지를 벗어던진 또 다른 내가 당신과 대면하기 위해 자리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 빈 곳에 아무색도 덧칠하지 않은 채 숨어있는 자기자신을 좋은 예감이 드는 누군가에게 열어 보이는 것은. 더욱 고마운 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말은 이럴 때에도 사용할법한 말일까. 이래저래. 그가 자신을 고민하는 것만큼 나도 내가 궁금한 사람이다. 그리고 살아간다는 건 저마다 자기를 천천히 깨우쳐 나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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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생각해봤다.
맺어왔던 모든 관계와 어렴풋이 짐작해온 자신의 수준은.
안락한 시절이 아닌
고된 시절을 통해서 판별된다는 것을.
갈 사람은 그렇게 가고
올 사람은 그렇게 오고.
되어질 인연은 반드시 되어진다.
자신에게 조용히 물어본다.
영과 육이 위태로웠던 시간들.
이 악물고 한계를 넘나들도록 던져진 난제들이 아니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지금의 인연이 가능했을까.
아마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내게 주어진 것들과 허락된 시간은 쓰든 달든 귀중할 수밖에
사실.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히며 겨울을 맞고 있지만.
마음만은 한결 여유로워지고. 의지는 보다 단단해졌으니.
노력하는 삶에선 헛되이 흘러가는 시간은 없다고.
감사할 수 없는 상황에
감사하는 것이
감사를 찾아내는 것이.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감사를 깨닫는 것이.
진짜 감사고. 배움이 아니던가.
감사해야 맞는 것이었구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한마디 띄우는데.
이미 가슴으로부터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기어이 감당해내었던 시간들을 축복하고.
감당해내야 할 새로운 시간들에게 또 감사하리다.
언젠가 생을 걷는 이 걸음을 멈춰야 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보이지 않은 종점을 애써 바라보지 않으련다.
비록 우리 가는 길이 똑같지 않을지라도.
진정으로 삶의 목적지가 아니라 삶의 크고 작은 여정들을 사랑하게 될 수 있기를.
노력해도 잘 안되는 미숙한 인간이지만 포기하지 않을거라고.
죄 많은 한 사내가 유일하게 잡아 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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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억센 바람
영혼조차 꽁꽁 얼려
팔다리 고목 가지,
죽어 가는 마음이지만
오기야
오리라는 봄,
그 실낱같은 목숨 줄.
.......
이미 깊숙히 들어온 겨울.
시월이 가고
십일월을 보내고
더욱 혹독할 십이월이 다가온다.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고
가을바람은 찰나 같았다.
언어로 정리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갔다는 뜻이다.
포근한 시월에 비해. 십일월과 십이월은 좀 매정한 구석이 있다.
얼마 전까지 온화한 미소로 가을을 알려주던 그녀가
한순간에 싸늘한 표정으로 겨울을 준비하라는 재촉하는것처럼.
여름과 가을이 다 갔으니 이제 겨울뿐이겠지. 아니 저 뒤에 봄도 잠들어있구나.
아니 진짜 마음이라면 그녀의 싸늘한 얼굴도 어루만지고 그녀 안의 겨울. 우리를 지나갈 겨울도 사랑해야 함이 옮다.
여름을 견뎌내야 가을바람을 만날 수 있다.
여름뒤엔 가을이. 겨울 너머 봄이.
그러니 뜨거운 맛을 보여줬던 여름
혹독하게 얼어붙을 겨울에 감사할수밖에.
지금의 고난과 바쁨뒤엔 그것이 있기에. 가끔은 웃음으로 견뎌지는것이다.
달력은 끝이 있지만. 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은 영원하지.
봄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또 다시 봄.
결말을 맞는 것이 아니다.
영원히 봄을 기다리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까지 그곳을 바라보며 잠들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