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랑스럽습니다.
- 작성일
- 13-05-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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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주 중요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거와 마찬가진 미팅이었죠.
아르님이 여직원 깐 거 생각나서 브라우니 쿠키를 준비했는데(특히 지도교수가 늙어서 부드러운 걸 좋아할 거라 판단),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ㅋㅋㅋ
하여간 그래서 류현진 관련 글 쓰고 싶어도 못 썼죠. 원래 류현진 경기 있는 저녁은 일찍 집에가서 밥먹고 맥주 먹으며 경기 보는데 어제는 준비하느라 학교에 있었어요. 근데 결국 셀폰으로 경기 다 봤네요.
아, 경기 보고 여기 저기 기사들을 보고 다녔는데요. 가장 인상적인 건, He seems to be better than as advertised. 선수 광고 하던 거 보다 더 잘던지네.(보라스 일 똑바로 안해?)
그리고 기사들마다 다른 무엇보다도 11경기 중 10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진 걸 강조하더라구요. 즉, 꾸준함을 높이 평가하는거죠.
멕시코 출신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 비교하는 건 기사로 보셨죠? 타격, 제구, 운영능력 같은게 비슷하다고. 빈 스컬리 아저씨는 거기에 한마디 더 붙였는데, 수비할 때, 당황하지 않고 할 거 하는 침착한 모습이 아주 닮았답니다. 엘에이의 한인들만이 아니라 멕시칸-미국인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요?(크루즈, 애드곤과 친한 것도 있구요)
그리고 중계진, 칼럼니스트들이 류현진 이야기를 하면서 처음 하는 말은, "나 얘 던지는 거 보는게 참 즐거워"라는 식의 표현입니다.(감독과 투수코치를 제외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그리 표현함) 꼭 힘으로 누르지 않더라도 타자를 각종 기술로 요리하는 모습이 즐거움을 준다는 건데, 저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들을 늘 좋아해왔기 때문에 류현진이 그런 투수로 인정받는게 무척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그 경기에 대해 사실 분석은 필요없을 거 같아요. 그보다 어떻게 더 잘하겠습니까.
그래도 몇마디 그냥 넋두리라도 :)
어제 무척 잘 던졌는데요. 사실 어제 경기보단 밀워키 경기가 전환점이 되는 경기였습니다. 혹시 어제 경기를 보고 짙은 인상을 받으신 분은 밀워키 전 다시 한번 봐보세요. 류현진이 한국에서처럼 던져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거든요. 늘 "무리해서 빠른 공을 던지려하기 보단 한국에서 하던것처럼."을 외쳐왔는데 드디어 4회부터 그런 모습이 나오면서 투구수를 절약했습니다.
그래서 그 경기 끝나고 친구랑 이제 완투하는 모습도 곧 보게 될 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래도 완봉이 바로 나올 줄이야 전혀 짐작도 못했죠.
투구수를 제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구력입니다.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커터를 던지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pitch fx 분석으로는 커터로 보이는 공은 없었어요. 제 생각엔 투심처럼 좌측으로 많이 휘는 공의 갯수가 줄어들면서 우측으로 꺾이는 것처럼 착시가 되는 거 아닌가 해요.
그리고 이건 공의 수직 무브에 신경써야 성적이 오를 거란 그 전의 예상과도 맞아떨어집니다.
구속을 늘리지 않아도, 공격적으로, 초구로 들어가는 88-90마일의 공이 낮게 코너웍되었고 놔두면 스트라이크 건드리면 땅볼이 되는 모습이 나타난거죠. 투심이 줄어드는 것과 제구는 투구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음을 뜻했고,
어제는 홈에서 더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과 맞물려 좋은 투구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받은 느낌과 선수들이나 류현진 본인의 말과 좀 다른 것이 두개 있었는데요.
하나는 한국에서보다 잘하더라라는 거. 구속이 좀더 올라오긴 했지만, 어제 류현진은 한국에서 1년에 한두번 볼 수 있는 완봉쇼의 날과 아주 흡사했거든요.
두번째는 완급조절하지 않는다는 이야긴데, 평속과 최고구속 차이가 4마일(6.4km)입니다. 그럼 가장 느린 포심과 가장 빠른 것과는 대강 13km 정도 차이가 난다는 건데, 이게 완급조절이 아니고 뭔가요.
그리고 어제는 변화구를 던질 때도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그 탓에 체인지업의 구속차가 심했습니다.(86마일에서 76마일) 느리게 던지는 체인지업의 경우는 팔스윙이 느렸지만 각이 커지면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모습이 나왔죠. 특히 경기말에 그 모습이 자주 나왔습니다.
기자가 질문도 했는데 1회에는 빠르게, 그 이후 느리게 가다 후반 다시 더 빠르게 던지는 모습이 한국에서 완봉을 기록할 때 모습과 완전히 겹쳐보였죠. 아마 꼭 생각하고 던진다기 보다는 몸이 알고 움직이는 거 아닐까해요. 한국에서보다 더 효과적인 피칭이 가능해진 건, 높낮이를 이용하는 로케이션이 가능한 스트라이크 존과 포수덕분일 겁니다.
완급조절의 증표들로는 초구 스트라이크 들어가는 공의 구속과 결정구로 들어가는 공의 구속도 많이 달랐구요. 100개가 넘어서도 최고구속 근처나온다는 거 자체가 힘을 비축해놨다는 것으로 전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평속이 오른 걸 무시할 수는 없죠. 더 열심히 던지고 있는 건 맞아요.
사진 하나 첨부했는데요. 두개의 루킹삼진의 로케이션과 마지막의 것은 투수 블랜튼 상대 삼구삼진입니다.
로케이션에서는 그냥 안쪽 바깥쪽만 찌르는 게 아니라 높낮이의 차이를 가져가는 것이 인상적이고, 마지막 투수 상대할 때는 공들 구속 보세요. 저게 완급조절이 아니고 뭔가요. 체인지업도 거의 최저구속을 기록했는데 땅에 뚝 떨어졌죠.
결과적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제의 좋은 투구는 구속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제구의 힘이라는 이야기이고, 컨디션이 어제처럼 좋은 날이 아니더라도 제구와 특유의 운영능력만 유지한다면 준수한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얘기입니다.
덧)다음 경기는 콜로라도네요. 여기는 에이스들도 고전하는 곳이죠. 6이닝 3실점만 해도 기분좋을 거 같아요. 물론 류현진의 무기는 제구와 4가지 구종을 통한 완급이고 이건 경기장을 타는 것이 아니니까 기대 이상의 선전을 기대하고 싶지만 헤~
아르님이 여직원 깐 거 생각나서 브라우니 쿠키를 준비했는데(특히 지도교수가 늙어서 부드러운 걸 좋아할 거라 판단),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ㅋㅋㅋ
하여간 그래서 류현진 관련 글 쓰고 싶어도 못 썼죠. 원래 류현진 경기 있는 저녁은 일찍 집에가서 밥먹고 맥주 먹으며 경기 보는데 어제는 준비하느라 학교에 있었어요. 근데 결국 셀폰으로 경기 다 봤네요.
아, 경기 보고 여기 저기 기사들을 보고 다녔는데요. 가장 인상적인 건, He seems to be better than as advertised. 선수 광고 하던 거 보다 더 잘던지네.(보라스 일 똑바로 안해?)
그리고 기사들마다 다른 무엇보다도 11경기 중 10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진 걸 강조하더라구요. 즉, 꾸준함을 높이 평가하는거죠.
멕시코 출신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 비교하는 건 기사로 보셨죠? 타격, 제구, 운영능력 같은게 비슷하다고. 빈 스컬리 아저씨는 거기에 한마디 더 붙였는데, 수비할 때, 당황하지 않고 할 거 하는 침착한 모습이 아주 닮았답니다. 엘에이의 한인들만이 아니라 멕시칸-미국인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요?(크루즈, 애드곤과 친한 것도 있구요)
그리고 중계진, 칼럼니스트들이 류현진 이야기를 하면서 처음 하는 말은, "나 얘 던지는 거 보는게 참 즐거워"라는 식의 표현입니다.(감독과 투수코치를 제외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그리 표현함) 꼭 힘으로 누르지 않더라도 타자를 각종 기술로 요리하는 모습이 즐거움을 준다는 건데, 저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들을 늘 좋아해왔기 때문에 류현진이 그런 투수로 인정받는게 무척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그 경기에 대해 사실 분석은 필요없을 거 같아요. 그보다 어떻게 더 잘하겠습니까.
그래도 몇마디 그냥 넋두리라도 :)
어제 무척 잘 던졌는데요. 사실 어제 경기보단 밀워키 경기가 전환점이 되는 경기였습니다. 혹시 어제 경기를 보고 짙은 인상을 받으신 분은 밀워키 전 다시 한번 봐보세요. 류현진이 한국에서처럼 던져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거든요. 늘 "무리해서 빠른 공을 던지려하기 보단 한국에서 하던것처럼."을 외쳐왔는데 드디어 4회부터 그런 모습이 나오면서 투구수를 절약했습니다.
그래서 그 경기 끝나고 친구랑 이제 완투하는 모습도 곧 보게 될 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래도 완봉이 바로 나올 줄이야 전혀 짐작도 못했죠.
투구수를 제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구력입니다.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커터를 던지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pitch fx 분석으로는 커터로 보이는 공은 없었어요. 제 생각엔 투심처럼 좌측으로 많이 휘는 공의 갯수가 줄어들면서 우측으로 꺾이는 것처럼 착시가 되는 거 아닌가 해요.
그리고 이건 공의 수직 무브에 신경써야 성적이 오를 거란 그 전의 예상과도 맞아떨어집니다.
구속을 늘리지 않아도, 공격적으로, 초구로 들어가는 88-90마일의 공이 낮게 코너웍되었고 놔두면 스트라이크 건드리면 땅볼이 되는 모습이 나타난거죠. 투심이 줄어드는 것과 제구는 투구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음을 뜻했고,
어제는 홈에서 더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과 맞물려 좋은 투구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받은 느낌과 선수들이나 류현진 본인의 말과 좀 다른 것이 두개 있었는데요.
하나는 한국에서보다 잘하더라라는 거. 구속이 좀더 올라오긴 했지만, 어제 류현진은 한국에서 1년에 한두번 볼 수 있는 완봉쇼의 날과 아주 흡사했거든요.
두번째는 완급조절하지 않는다는 이야긴데, 평속과 최고구속 차이가 4마일(6.4km)입니다. 그럼 가장 느린 포심과 가장 빠른 것과는 대강 13km 정도 차이가 난다는 건데, 이게 완급조절이 아니고 뭔가요.
그리고 어제는 변화구를 던질 때도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그 탓에 체인지업의 구속차가 심했습니다.(86마일에서 76마일) 느리게 던지는 체인지업의 경우는 팔스윙이 느렸지만 각이 커지면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모습이 나왔죠. 특히 경기말에 그 모습이 자주 나왔습니다.
기자가 질문도 했는데 1회에는 빠르게, 그 이후 느리게 가다 후반 다시 더 빠르게 던지는 모습이 한국에서 완봉을 기록할 때 모습과 완전히 겹쳐보였죠. 아마 꼭 생각하고 던진다기 보다는 몸이 알고 움직이는 거 아닐까해요. 한국에서보다 더 효과적인 피칭이 가능해진 건, 높낮이를 이용하는 로케이션이 가능한 스트라이크 존과 포수덕분일 겁니다.
완급조절의 증표들로는 초구 스트라이크 들어가는 공의 구속과 결정구로 들어가는 공의 구속도 많이 달랐구요. 100개가 넘어서도 최고구속 근처나온다는 거 자체가 힘을 비축해놨다는 것으로 전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평속이 오른 걸 무시할 수는 없죠. 더 열심히 던지고 있는 건 맞아요.
사진 하나 첨부했는데요. 두개의 루킹삼진의 로케이션과 마지막의 것은 투수 블랜튼 상대 삼구삼진입니다.
로케이션에서는 그냥 안쪽 바깥쪽만 찌르는 게 아니라 높낮이의 차이를 가져가는 것이 인상적이고, 마지막 투수 상대할 때는 공들 구속 보세요. 저게 완급조절이 아니고 뭔가요. 체인지업도 거의 최저구속을 기록했는데 땅에 뚝 떨어졌죠.
결과적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제의 좋은 투구는 구속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제구의 힘이라는 이야기이고, 컨디션이 어제처럼 좋은 날이 아니더라도 제구와 특유의 운영능력만 유지한다면 준수한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얘기입니다.
덧)다음 경기는 콜로라도네요. 여기는 에이스들도 고전하는 곳이죠. 6이닝 3실점만 해도 기분좋을 거 같아요. 물론 류현진의 무기는 제구와 4가지 구종을 통한 완급이고 이건 경기장을 타는 것이 아니니까 기대 이상의 선전을 기대하고 싶지만 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