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의 승리와 당위성은 별도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작성일
- 12-06-04 19:24
꽤나 정당하고 사회적으로도 공감을 얻은 파업투쟁들이 상당부분 패배합니다.
반대로 뜬금없는 임단협 요구가 어렵지 않게 관철되기도 합니다. (예: 현대차 세습단협)
파업할때 구호 외친 것 중
"우리 투쟁 정당하다.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가 기억에 납니다.
정당하면, 내가 혹은 우리가 <정의>면 승리할 수 있을까요?
아. 승리의 개념을 좀 다르게 보면야 구속되고 무노무임, 손배가압류 걸려도 승리했다고 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이 십자가 달리시고 그 제자들도 요한을 빼고는 다 처참하게 죽었지만 그들이 역사적으로는 승리했죠.
로마는 망했지만 기독교는 번성했으니. 또한 전태일 열사도 승리하신 분이죠.
일단 여기서의 승리의 개념은 현실세계에서의 승리로 국한짓겠습니다.
그렇다면 정당성과 파업투쟁 승리는 연관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쌍차사태? 22분이 돌아가셨습니다. 그 많은 가정이 파탄났습니다.
피해는 사회적으로 해고의 충격을 감내하기 어려운 층에게 고스란히 가게 됩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대법에서 정규직화 시키라고까지 나왔지만 사측은 물론 거부에, 정규직 노조조차 무시하고 있습니다.
노사관계는 고스란히 힘관계입니다. 정당간의 관계나 국가간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꽤나 "야만적"입니다.
MBC파업을 봤을때 지금 묘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유의미한 투쟁, 이슈화된 투쟁으로 시사점은 많이 세상에 던져줬으나
그 조합원들과 가족들이 불행해질까봐하는 측면입니다.
이랜드사태때도 유의미한 화두를 던져줬고 기독교 사칭 악덕기업과 비정규직 악법에 대한 이슈화는 성공했지만,
정작 조합원들은 500일이 넘게 고생을 했고 지도부는 전부 해고되야했습니다.
사회적 공감대형성, 문제의식 함양에는 200% 공감하지만 개인과 가족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감내해야됩니다.
지금 mbc파업의 문제점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데 사실상 그들만이 감당하고 있다는 점같습니다.
언론장악을 막아낸다고 그분들이 훈장타고 떼돈버는 것도 아니죠. 김재철사장 부정과 패악을 밝힌다 한들 밝힌 조합원들에게 뭔 좋은 일 있겠습니까? 해꼬지만 당하겠죠.
당위성 논쟁보다는 그들이 승리할 수 있게 여러가지 방면의 '힘'을 주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문득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김재철이와 이명박정권이 정당해서 버티는게 아니라 힘이 있어 버티는 것이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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