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작성일
- 13-03-28 16:47
방금 헬게이트에서 빠져나왔.
예상은 했지만 확실히 학원에 배우러 찾아온 아이들과
학교수업을 선택한 아이들은 다르더군요.
떠드는 애들 말 안듣는 애들은 문제가 안되는데
의욕없이 흐물흐물하거나 부끄럼 많이 타는 애들은 어찌해야 할 지 정말 모르겠어요.
다행인건 저의 두배정도는 되어보이는 커다란 반장아이가 열심히 들어주고 호응해주고
제가 살짝 표정 변할라치면 애들한테 조용히 하라고 알아서 해주고.
(조카뻘인데 든든했...;)
일단 역시. 저보다 키 작은 애는 거의 없고
저를 막 어르신으로 생각하는 애는 더더욱 없더란.
뭔 동네 누나 놀리듯이 놀아제끼고
시작하면서
"어 근데 있잖아.... 내가 힘은 없는데 성격은 좀 더럽고 잘 욱해....
그리고 정 안되면 머리 푸르고 울면서 교무실로 찾아가기 스킬도 시전 가능해..."
라고 한 게 문제인 듯.
저를 싫어하는 것 같진 않은데 무서워하지도 않음.
산만하거나 협조 안하는 애가 있으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야! 쌤 힘드시짆아!!" 라고 하는 모양새가...;;;;;
양두옹말처럼 거의 측은지심에 가깝더란. ㅋㅋㅋ
시간때우려고 막판에 궁금하더 질문하랬더니
"혼자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해질 기회가 많으면 좋으련만 한 달에 한 번, 일년에 열 번 만나는 수업인 게 아쉽네요.
사실 마임수업이란 게 그렇게 해서 뭘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이죠
여튼 담엔 무서운 쌤이 되어보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