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와 훈육
- 작성일
- 13-09-06 13:32
근무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과거와 근래의 차이점은
"즉전감"이 적다는 점입니다.
예전엔 채용해서 그냥 쓰면 당장 필요도의 50%는 쓸 수가 있었죠.
청소나 설겆이야 다 할 줄 아니까요. (제조야 배워야한다쳐도.)
근데 점차적으로 그걸 잘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요새느낌으로는
거의 3:7정도로 기본적인 설겆이 하는 방법이나 걸레빨고 유리닦는 법을 모르는 알바생들이 더 많습니다.
그 정도는 가정에서의 훈육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할 수 없죠. 목마른 사람이 우물파야하니 필요하면 그걸 가르쳐서 써야겠죠.
또 걸레 잘 못빤다고 나쁜놈은 아니잖습니까? 세상 흐름이 오냐오냐 키웠으니 기성세대 탓이기도 하고.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무미건조하게 현상만을 보자면 지금껏 본 사례를 봤을때 이렇게 나뉘더군요.
1번. 원래 집에서 부터 청소를 잘한 애들.
2번. 집에서는 거의 안하다 시피해서 가게와서 다시 배운 애들
걸레 빠는거나 설겆이 하는게 특별히 숙련공(?)이 필요한게 아니라 한두번 하면 다 숙지합니다.
즉 1번이나 2번은 결국 청소하는 방법을 똑같이 알게 됩니다.
그럼 된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죠?
근데 된게 아니예요.
2번은 다시 둘로 나뉩니다.
2-1번. 청소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지속적으로 그걸 유지함.
2-2번. 청소하는 방법을 배워서 다 아는데 한달, 두달 지나감에 따라서 대충하거나 부분적으로 생략함.
즉, 1번에서는 절대 발생하지 않는 일종의 퇴행현상이 2번 그룹에서는 생깁니다. (반반정도 비율로.)
1번의 경우 청소하는 점수(?)를 90점을 줬다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91, 92 소폭으로 더 잘해지거나 혹은 90 현상유지 정도는 합니다.
그런데 2-2의 경우는 90을 초기에 만들어 놔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85, 80, 70... 이런식으로 하락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걸레도 제대로 못빠는 새끼들은 찐따다!'
이런 의미가 아닙니다.
경향성을 말하는 것이고 이런 경향성은 분명 부모세대가 만들어 놨습니다.
2-2에 있는 애들이 인성이 못된것도 아니예요. 그냥 그렇게 키워놓은 것일 뿐이지.
지금 보면 교육과정이 어떻게 무슨 과목을 넣고 뭔 빼야되고 과목이 늘면 수험생 부담이 어떻고...
이런 소리들 많이 합니다.
그런데 학교교육은 분명 과거에 비해서 환경도 좋아졌고 애들이 과거에 비해서 학습능력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결국 집단의 학습능력이라는 것은 평균에 수렴하는 것이지 옛날이 더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하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단언컨대,
학교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가정교육이 문젭니다.
얼마전 저녁에 학부모들이 모여서 교사 비난을 하더군요. 자기 딸 머리 아프다는데 고작 두통약 줬다고.
더더군다나 도중에 여중생쯤 되어 보이는 딸이 들렀는데 걔한테도 너네 선생은 왜 그 모양이냐고 동조를 해주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도 안되는 세상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자녀와 친해지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훈육이 안된상태에서 입시공부만 많이 시키면 머리(지식)만 앞서가고 몸(기본적 자기관리 등)은 쓸모가 떨어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모가 굳혀놓은 습성을 학교나 사회가 바꿀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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