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시민'이란 단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작성일
- 13-04-02 16:15
깨시민.
깨어있는 시민의 준말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에서 출발.
고종석(자칭-_-JS님), 한윤형 등이 자주 사용하다가 하나의 명사처럼 되버린 말인데요.
지금은 일명 극성 친노 지지자를 뜻하는 비아냥 섞인 호칭에 가깝습니다.
자라님도 그렇지만 옆 동네에서도 논쟁 중에 종종 저 보고 진보신당(좌파) 지지한다는 이가
노무현이나 유시민 쪽 편을 든다는걸 모순이라며 의아해들 합니다.
분명히 김대중과 노무현, 민주당 정부들이 정권잡고 펼친 정치들이라는게 못마땅하죠.
좌파들로선 배신당했다고 느낄만 하고,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데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가 일반적이지는 않을 수 있겠으나,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좌파적 정치스탠스를 가지게 되는데에 저들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운동권이나 노조를 동해 입문하는 경우엔 시작부터 좌파겠지만, 이게 예전 세대에선 일반적인 입문루트라도 지금 세대에선 흔치 않거든요. 가방끈이 짧다거나 노조 없는 사업체에서 사회생활을 하면 더더욱 다른 경로. 예를 들면 02노풍, 탄핵, 광우병 집회, FTA, 4대강, 나꼼수와 지난 대선 등 다양한 입문루트를 통해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각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관통하는게 시민참여 세력들이죠. 처음은 우리의 현실를 말하고 절충안을 이야기하는 노무현, 유시민, 문재인에게 공감하는데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멈출 것이냐, 궁극적으로 더 먼 어디까지 가야 한다는거냐를 고민하다 보니 좌파까지 가버리는 경우도 있구요. 다양해진 언론매체와 미디어, 토론문화 등을 통해 정치사회 이슈를 접하고, 그들이 직접 그리로 인도하진 않았지만 읽고, 듣다보면 궁극적으로 자기 성향이 좌파라는걸 알게 된다는 것.
그런 관점에서 전 아직 스스로도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나는 깨시민인걸까?
아니면 좌파와 깨시민의 경계인걸까?
좌파가 맞지만 깨시민은 내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었던 걸까?
어느 쪽이든지간에 양 쪽 서로가 적대시하고, 비아냥거리는건 별로 보고 싶지 않더라구요.
한윤형이는 말이든 글이든 내가 하고픈 말들을 대신 해줘서 참 속 시원하긴 한데 그걸 왜 저렇게 밉상으로 할까?
걍 넘어가도 될 상황에도 꼭 노-심-조를 한번씩 비꼬고 넘어갈까? 싶을 때가 많았구요. (심지어 자기도 개국당이었다면서;)
진보신당 쪽에서 노심조나 권영길 등에 대한 감정이 애증이라면, 저 같은 이에겐 깨시민이랄까 친노지지자도 그런 느낌?
좌파로 가는 과정이 모두 마르크스부터라면 좋겠지만 난 그렇지 않기에 느껴지는 불편함.
친노든, 노심조든 내 정치적 포지션까지 그들을 따라가진 못 하겠지만 최소한 그들이 과도한 비난을 받는건 변호해주고 싶달까요?
길어지니 뭔 말 하는건지 수습이 안 되서 끊어야 겠네요;
요약하면 어쨌든 둘이 윈윈할 수 있을거 같은데 사소한걸로 감정 상하지 말고,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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