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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이 시간에도 머리가 어질합니다.

그런 때가 있죠.

항상 많은 사람들이 살다가 몇번씩 경험하는.

무언의 추방령을 내려야 하는 일.

관계가 마음이 절로 벌어져버리는

지난 경험을 되살리자면

더러워서 스스로 관계를 단절시켰던

기억들.

지금도 가끔 어떻게 대응하는게 최선이었을까 되돌아 보지만.

그럼에도

어떤 이유로든 나에게 갖는 의미가 막강한 존재라면

근거박약함을 무릎쓰고 믿음을 지켜왔습니다. 

끈질기게 이어지는 인연이란 이런 믿음을 기반 위에 있는것일테고.

물론 그 대가로 얼마간의 기쁨. 아픔도 맛봤지만. 

자기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자신의 느낌이 우선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불러일으킬 감정이란 것도 박약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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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타인에 대한 사랑과 신뢰는 자기애의 확대판에 그치는것일수도. 오래 사귄 상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건 실은 상대의 행동에 대한 대응양식만을 다듬어 온 것에 불과할 수도 있을겁니다.

이를테면. 아침부터 입이 삐죽 나와 있는 걸 보니 어제 또 제 엄마랑 한 판 한 모양이군. 이런 경우 어떤 말을 건네면 

기분이 풀어지고. 그게 안 통하면 몇 분 쉬었다가 커피를 권하면 되고. 이런 식으로. 어떤 경우에도 상대의 진실은 

자신이 알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겁니다. 

말장난 같지만 이런 건 어떻습니까.

우리가 상대와 완전히 공감할 수 없고 그/그녀의 본색을 알아채지 못하는것은 상대의 마음을 볼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상대의 마음이 실은 우리와 공감하고 있는 건지도. 아니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 않습니까. 

같은 공간. 같은 행동 같은 언어 뒤에서 다른 생각이 작용하기도 한다면

마찬가지로 그런 표며적인것들의 불일치에 가려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누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 어느 구석엔가 그냥 자연스레 믿어지는 자기와 꼭 같은 마음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자기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동료가 자기와  꼭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만.

솔직한 사랑. 그리고 아무런 조건도 필요치 않는. 백퍼센트의 신뢰를 주고받을 대상.

비록 지금의 나에겐 희미한것이지만.

언젠가. 내 발길이 닿는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