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영업행태를 보고. 제조-유통-영업의 근본 문제.
- 작성일
- 13-05-06 01:03
남양유업사태건을 보고 다시금 느끼는 것인데 확실히 이쪽 일의 최대 문제점은 <리스크 전가>입니다.
많이는 팔아야겠는데 손해볼 가능성은 현장 점주들에게 전가시키겠다는 것이죠.
남양사태에서도 밀어내기, 주문조작, 창고 늘리기 강요...
요런게 나오잖습니까?
정작 자신들(본사)는 불필요 재고 최소화하고 최소주문으로 최대매출을 올리려고 하면서 말이죠. 자기들은 하기 싫은 걸 타인에게 강요하는 모양새입니다.
제 경우도 빵으로 유명한 1위기업 P사에서 수퍼바이저한 적이 있었지요.
이 회사는(아니 다른 프랜차이즈 회사도) 팔기로 작정한 판매량을 달성하고 로스가 없습니다.
말이 안되는 것 같죠?
예전에 케익 판매목표가 90만개였었는데 90만개를 깔끔하게 다 팔았습니다.
매년 깔끔하게 다 팝니다.
정상적인 영업이라면 이게 가능할까요?
남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유통기한 지나서 폐기날수도 있잖습니까?
그런데 다 팔아요. 적어도 본사는. ㅎ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된 케익의 수량과 가맹점에 밀어낸 수량이 다릅니다.
소비자가 산 케익량<가맹점에게 떠안긴 케익량.
요거죠.
그 차액은 점포책임으로 돌아가고. 점포가 주문넣은 것이니 자기책임이란거죠.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도 회사다닐때 목표량을 받았고 어찌되었건 맞췄습니다.
팔리던 팔리지 않던간에 점포는 회사에 케익값을 지불해야죠.
자.
회사는 원하는 매출목표 만큼 팔수 있고 남을지도 모르는 폐기의 위험은 타인에게 떠넘길 수 있다.
이거 땅짚고 헤엄치는 장사아닙니까? 사는 측에게 강매할 수 있는 사업. 파는 쪽이 갑인 사업.
이게 우리나라 대기업이 주도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입니다.
남양같은 사례가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조 및 유통하는 사업자와 판매하는 사업자가 상이하고,
권한은 전자가 책임은 후자가 지기 때문입니다.
싸지르는 놈하고 책임지는 놈하고 다르다면 반드시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남양유업의 경우는 아주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구요.
이번 남양유업사태가 단순한 한 개별기업의 무자비한 행태로 마무리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건 개별기업 문제이기도 하지만 주도적 대기업과 소규모 자영업 간의 불합리한 갑을관계가 근본적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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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도 찔리네요.
옛날에 케익, 신제품 식빵 등 더 떠넘기려고 전화하고 만나서 싹싹 빌기도 하면서 주문 밀어넣었는데...
"이거 안받아주시면 저 짤려요~." 등 징징대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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