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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는 5월 31일에 적었던 셸비밀러와 류현진의 신인왕 대결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 이 글 읽기 전에 참고하셔도 좋아요. 미국 언론에서 류현진이 신인왕 대결에서 결국은 밀러를 앞서지 않을까 언급했던 일에 대해 적은 겁니다. 

당시 국내 언론에서도 같은 언급이 나왔는데, 많은 팬들이 찌라시 취급하며 창피하다고 했었죠. 그러나 미국언론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이유에 대해서 저도 생각해봤던 글입니다.

밀러는 그런 예상대로 조금은 하락세를 타고 있습니다. 일시적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기세는 꺾였죠. 하지만 류현진의 신인왕 가능성은 오히려 5월말보다 더 희박해졌습니다.

그건 팀동료 푸익과 마이애미의 희망 호세 페르난데스라는 두 쿠바 신인 선수들 때문이죠.

푸익은 모두들 잘 아시는 신인왕 0순위의 선수니까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호세 페르난데스는 이미 시범경기에서부터 이슈를 탔었습니다. 상대팀 감독이나 타자들이 사이영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는 것을 인정하며 갓 19이 된 어린 신인같지 않다고 극찬을 많이 했죠. 마이애미가 비인기팀인 걸 감안하면 굉장한 관심이었고 그럴만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였죠.

빠른 공도 좋지만 커브를 많이 사용하면서도 위력적입니다. 거기에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도 쏠쏠히 써먹더군요.  어린 나이라는 것 생각하면 무척 놀랍습니다. 꼭 류현진의 06년같아요. 

그러나 전에 신인왕 후보에서 이 호세를 제외했었던 건, 마이애미가 투구수 제한을 시즌초부터 가져갔었거든요. 이닝, 승수추가에서 어려울 게 분명했죠. 그리고 아무래도 마이너 경험도 거의 없는 어린 선수니까요. 그러나 그런 예상을 비웃듯이 점점 강력한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밀러와 다른 것은 역시 변화구의 완성도겠죠. 

참고로 호세의 커브는 올해 감독들이 뽑은 내셔널리그 최고의 커브 2위에 올랐습니다. 이거 굉장히 보수적인 투표에요. 만나보지 않으면 위력적인지 판단할 길도 없으니 신인들은 표를 얻기가 더욱 힘들죠. 골드글러브처럼 뽑히는 놈이 계속 뽑히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러나 작년 올해 벌써 세명의 신인이 깊은 인상을 남기며 순위에 올랐는데, 작년 다르빗슈의 슬라이더, 올해 류현진의 체인지업도 나란히 2위에 올랐습니다.

다르빗슈의 슬라이더가 얼마나 압도적인 구질인지는 이미 유명하죠. 내노라하는 투수들을 제치고 아메라칸 리그 삼진 1위에 오르게 한 구질이니까요. (올해는 슬라이더 1위에 오름) 작년에도 슬라이더는 대단했어요. 류현진의 체인지업의 위상도 그 정도인 겁니다. 참고로 작년 체인지업 내셔널리그 2위는 구관이 명관 요한 산타나였습니다. 

대강 이 글의 배경이 될만한 내용을 소개했네요. 이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께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류현진은 신인왕보다 더 대단한 것을 이미 얻었습니다. 그건 감독들의 마음입니다.

위에 체인지업 2위에 오를 정도로 강인한 인상을 감독들에게 남겼는데요. 다른 투수들에 비해 임팩트 있는 모습(폭발적인 투구로 잡는 많은 삼진)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신인 류현진이 어떻게 감독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그 해답 중 반은 어제 경기 메츠 감독의 인터뷰에 담겨있죠. 스트라이크 또 스트라이크 또 스트라이크였다.

그 기사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매팅리가 류현진은 큰 경기에 강하다고 말해준 것보다 더 기분 좋았습니다.

스트라이크 던지기 쉬울 거 같죠? 정말 어려운 겁니다. 

왜?

제구력때문에?

그렇게 대답한다면 반만 맞습니다. 

누구나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구위가 좋지 못하면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강속구 투수가 아닌 경우에는 현혹하는 투구를 하게 되어 볼 갯수가 많아집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럼 좋은 선발투수라고 하기 어려워지죠. 

즉,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인다는 것은 좋은 투수만 할 수 있는 겁니다. 당연한 건데 길게 말했죠?

류현진은 구위와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 노리는 제구력을 모두 상당한 수준으로 갖추었다는 것을 상대편 감독이 인정해준 겁니다.

그럼 나머지 반은 어떤 이유일까요?

류현진은 감독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요. 왜 보이지 않는 무언가라고 표현했을까요? ㅎㅎ

소위 류현진은 견적이 나오는 투수입니다. 내보내기 전에 부진해도 이 정도는 해주겠지 짐작이 쉽죠. 그럼 감독이 시즌구상을 이어나가기가 너무 좋죠. 팬들은 무실점 경기가 얼마 안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만, 그런 무실점 경기 없이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그 꾸준함이야말로 류현진이 올시즌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덕목입니다.

현실화되긴 어려운, 하지만 이 상황의 이해를 돕기위해,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2경기 완봉 한경기 3이닝 5실점을 하는 투수는 매경기 7이닝 2실점 정도를 하는 투수와 아닝은 같고 방어율은 오히려 더 좋지만, 감독입장에서는 더 안좋을 수도 있어요. 물론 무실점을 해야만 이길 수 있는 경기들도 있겠지만, 어처구니없이 무너지는 경기들이 잦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이 것을 기록화하려면 표준편차를 이용하면 될 거 같아요. 매 등판 성적의 편차가 어느 정도가 되는지 분석하면 되겠죠. 같은 평균성적을 가지고 있다면 편차가 적은 선수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