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가 사회 상을 반영한다는 생각을 아주 조금 했었다.
그런데 영웅시대에 미화된 명박의 이미지로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았다. 그 시간에 차라리 미드를 보는 것이
영어 회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요즘 집사람 덕에 틈틈히 몇 편의 드라마를 띄엄띄엄 보았다.
웃긴 건, 언젠가부터 드라마가 사회 부조리층의 대변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검사들의 비리가 터져나오자 권상우가 정의의 편에 선 검사로 분한 드라마가 나오고
국정원에 비리가 터지자 말랑말랑한 사랑으로 떡칠한 7급 공무원이 나왔다.
이 정도면 작가들이 스폰을 받지 않았을까의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굉장히 뜬금없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어떻게 그렇게 시기를 잘 맞췄을까,
의심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요즘 인기있는 백년의 유산과 원더풀 엄마는 어떤가.
백년의 유산을 남기려는 신구는 자기 자식, 사위를 '교육'시킨다.
도덕적으로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는 젊은 자식들은 '경제'의 힘을,
'부'의 힘을 이어받기 위해 학습한다.
원더풀 엄마도 마찬가지다 자식들은 모두 무능하며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부'를 대물림하기 위해 '교육'한다.
이들에게 젊은이들은 단지 교육의 대상이다.
정상적인 자식은 '없다'. 그 자식들의 주변에도 젊은이들은 모두 '결핍'되어있다.
근래 이런 드라마가 있었나.
너희들은 우리가 주는 떡고물이나 받아먹어라.
단, 우리의 말을 잘 들을 때, 너희는 달콤한 떡고물을 얻을 것이다.
너희는 결핍되었으나, 늙은 우리는 경험, 부, 지식, 지혜 모든 걸 갖추었다.
그러니 우리를 따르라.
제발, 내 판단이 그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