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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제 관련 기관들이 이 글을 쓰던 시점에 그해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었습니다.

2009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그런데 묻혔습니다. 7월에 이슈화가 되었다면 그 이후의 가카 자화자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죠.

제 양심을 걸고, 그 당시 쓴 글에서 토씨 하나도 고치지 않았습니다.

이글을 발굴한 것은 제가 맞춰서 잘났다라고 자랑하려고 한 게 아니고, 가카의 무능함을 까기 위해서입니다.

가열차게 가카를 까주시고 이번엔 안묻히게 추천도 좀 ㅠㅠ









올해 경제 플러스 성장 가능성. 이게 다 가카 덕분?

만약 올해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한다면 조중동은 어떤 기사를 쓰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뭐라고 할까요?

조중동은 '가카의 빼어난 리더십 덕분에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라고 할 것이며, 정부와 한나라당도 저런 식으로 자화자찬할 것입니다.

이 글은 위와 같은 일들이 이루어졌을 때를 예측하며 쓰는 글입니다.

그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것들을 일개 네티즌이 예측했다면, 경제 살리기 정책을 폈다는 정부의 주장과 정부가 폈던 것은 경제 죽이기 정책이다는 저의 주장 중 어떤 것이 설득력이 있을까요?



거의 대부분의 기관이 올해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들은 모두 2009년 한국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유일한 예외가 하나 있었습니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의 최용식 소장님이 연간 성장률이 2%가 넘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했던 것을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저는 7월 그린북을 보고서야 올해 경제성장률이 플러스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소장님은 4월말에 저런 예측을 하셨더군요.)



7월 24일 오전 한국은행은 2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합니다. 이 조사에서 전기 대비 성장률이 2%를 넘어설 경우, 그리고 작년 하반기처럼 외생변수가 크게 변하는 일만 생기지 않으면(개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한국은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경기 회복세의 조짐은 3월과 4월의 그린북과 그 즈음의 경제 관련 지수 발표에서 하나둘씩 나타났습니다. 여러 경제 관련 지수들의 하락세가 둔화되거나 상승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마이너스 성장은 하겠지만 그 폭은 줄어들겠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이렇게 생각은 했지만 1분기 GDP 속보치를 4월말에 보면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당연할 것으로 보였는데, 0.1%의 플러스 성장률이 나왔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5월, 6월, 7월의 그린북을 확인하면서 위에서 말씀드린 예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빠른 회복세가 경제대통령 가카의 정책 때문일까요?

‘현실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져야 바람직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대통령 가카와 정부는 현실에 대해 바른 이해와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작년 4분기에 한국경제는 전기 대비 성장률 -5.1%의 역성장을 하게 됩니다. 이 성장률은 IMF 구제 금융을 받은 직후인 98년 1분기(-6.2%)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여기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을 취임 1년도 지나기 전에 찾은 경제대통령 가카의 위대한 영도력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 성적은 OECD 국가 중 뒤에서 두 번째의 성적으로 작년 말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경제성장률(-1.6%)과 OECD 가입 국가의 평균 성장률(-2.0%)을 크게 하회합니다. (OECD 링크)





정부는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가운데에서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작년 말 세계적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2008년 성장률 그래프입니다. 2분기까지는 성장을 유지하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확산되면서 3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됩니다.

위에서 인용했던 정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국 경제도 2분기까지는 성장을 하다가 3분기부터 성장이 둔화되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성장률은 경제대통령 가카가 취임하자마자 둔화되기 시작합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울고 싶었는데 뺨을 때려준 격일뿐입니다. 추세상 세계적 금융위기가 없었더라도 작년 경제성장률은 3%를 넘기 힘들었을 겁니다.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마침 시험이 어려웠으니 딱 좋은 핑계거리가 생겼더란 말입니다.

그러면 경제대통령 가카 취임 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요.



약간 어려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경제학자들은 GDP를 계산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저 공식의 네 가지 요소를 살펴본다면 경제대통령 가카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겠죠.









이 네 가지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2분기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에는 소비(C)와 무역수지(NX)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설비투자와 정부소비는 2분기에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죠.)

그렇다면 왜 소비가 둔화되고, '잃어버린 10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해가 되었을까요? 경제대통령 가카가 취임했으니 소비는 활활 불타올라야 하고, 무역수지 규모는 하늘을 모를 정도로 치솟았어야 했을 텐데 말입니다.

저번 글에서도 이야기한 거지만 가카경제(?)는 중학교 3학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중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혼합 경제 체제'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이 내용은 헌법 119조에도 나와 있죠.

119조
①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가카는 실제로는 무능한데도 자신이 유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경제에 손을 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경제가 황금으로 변할 거라는 생각을요. (실제로는 마이너스의 손입니다만) 이 생각은 '보이지 않는 손'을 부정하는 것으로 시장 경제의 기본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경제대통령 가카는 '계획 경제'를 실현시킬 적당한 자를 골라냈습니다. 리만브라더스의 한 축인 강만수가 등장했었지요. 그리고 정부는 고환율 정책과 일본을 불황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대규모 토목 사업, 감세와 재정 확대를 동시에 실시하는 재정 정책 등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결과이기도 하고 진행형이기도 하지만)

고환율정책으로 인해 물가 폭등이 일어나서 소비가 위축되었고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했으며, 작년 4분기에 외환 시장은 글로벌 호크 아니 호구를 보고 달려든 환투기 세력의 놀이터가 되었죠.

4대강 삽질 등의 대규모 토목 사업은 한계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일본형 장기 불황을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이명박의 대운하와 일본의 꼬라지'라는 Crete님의 글 참조)

감세와 재정 확대를 동시에 실시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부시를 통해서 잘 보았고요.

보시다시피 '현실에 대한 바른 이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부분은 가만히 놔두고 미세 조정만 하면 되는데(가카 정부에 복지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시장 경제의 틀을 흔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카의 삽질에도 불구하고, 민간 소비의 급속한 회복으로 인해 경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10년' 동안의 펀더멘털이 그만큼 튼튼했다는 거지요. 다른 나라들은 거의 다 아직도 헤매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회복되어 플러스 성장이 이루어진다면,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언론은 가카 찬양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가카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제 죽이기 정책을 더욱 더 펴겠죠. 그리고 또 언론은 가카를 찬양할 거고요. (가카의 공약이 연간 7% 성장이었던 것은 그들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로 들어서면 '잃어버린 10년' 동안 펀더멘털이 튼튼해졌던 경제는 계속 허약해질 겁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가카라고 해도 1년 만에 다 말아먹기는 힘들겠습니다만, 퇴임 즈음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당장 내년이 걱정스럽습니다. 대규모 재정 투입의 부작용이 내년부터 시작된다면 어찌할까요? 부디 그런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 OECD 국가의 성장률 자료를 제외하고, 다른 경제 관련 지표는 모두 기획재정부의 그린북에서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