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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2억 5천만으로도 말이 많았던게, 류현진 아버지 류재천씨가 무척 섭섭하게 생각했었다죠. 뭐 한기주가 10억이고, 유원상이 5억5천이니. 

하지만 나승현이 3억. sk 1차지명 이재원이 2억 5천인거 생각하면 2억 5천이 적은 돈은 아닐지도요. 물론 류재천씨 입장에서 섭섭했답니다.

그러나 한화구단의 태도(?)때문에 그냥 두눈 감고 도장찍었답니다. 물론 승리수당 천만원도 영향이 있었겠죠. 실질적 계약금은 2.5억 +1,.8억인 4억 3천)

당시엔 가진 실력에 비해 저평가받으며 프로에 들어간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테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두고보자'라고 쓰기도 했었다죠.(아버지한테 혼나고 지웠다고 합니다.) 프로에서 류현진의 인터뷰 태도를 생각하면 '두고보자'라고 적고 있는 류현진이 잘 상상이 안갑니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독기에 찬 선수일지도 몰라요.

류현진의 이번 포스팅 과정을 보면서, 제가 일본 선수 포스팅 과정에서의 태도를 비교해봤습니다. 마쓰자카가 오스왈트(제가 좋아하는 선수) 급 선수라는 말에 비웃기도 많이 했고, 속으로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보스턴이 돈 낭비한 것에 대해 속으로 웃기도 했구요. (동부에선 토론토, 양키를 더 좋아합니다.)

텍사스도 좋아하는데, 윌슨 대신 더 많은 돈을 쓰며 다르빗슈를 선택한 것에 대해 우려했었습니다. 게다가 선발에서 2점대 10승 이상을 한 투수를 불펜으로 내리면서까지 다르빗슈를 선발로 쓰겠다는 거였는데, 모험수에 저런 돈을 쓰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역시 팔은 안으로 굽더라구요. 어느 미친 팀(응원팀 포함)이 나타나 류현진을 많은 돈으로 포스팅하길 바랬습니다 ㅋㅋ 결국은 팀 정해놓고 응원하긴 하지만 야구를 선수 중심으로 보거든요. 응원선수 쪽으로 팬심이 기우는거죠

다르빗슈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그걸 보면서 제가 포스팅 이후 적은 리플들을 막 찾아봤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댓글은 

"류현진과 다르빗슈가 메이저에서 둘다 뛴다면, 제 20년 야구 지식을 전부 걸어 류현진에게 겁니다."라는 식으로 댓글을 달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그만큼 류현진을 고평가하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에 와선 이 말 못하죠. 일단 다르빗슈가 생각보다 너무 잘했거든요. 그리고 내년엔 더 잘할지도 몰라요.

이젠 류현진에 대해 제 실력 발휘조차 못할 변수가 너무 많다는 걸 지적해야만 합니다. 일단 류현진의 경우 적은 몸값때문에 경쟁의 기회마저 놓치게 되는 그 전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수난은 없을 겁니다. 부상만 없다면 한시즌 내내 기회를 부여받을 거에요.

그러나 한국이라는 좁은 땅에서도 이동거리에서 이득을 보는 한화에서. 이닝은 늘 어느 정도 먹어주었다지만 부상 없이 한시즌 내내 뛴 시즌이 류현진에게 첫해 빼고 있었나요? 첫해도 시즌 막바지엔 지쳐서 컨디션이 바닥을 찍었구요. 매년 작은 부상이 있었습니다. 2007년이 그나마 부상이 없었던 거 같은데, 이 때는 비가 많이 와서 시즌 중반 이후로는 정말 많이 쉬면서 던졌습니다. (다만 다르빗슈도 매년 조금씩 부상으로 경기를 걸렀더군요. 올해도 부상으로 내려간 적 있죠? 많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에게 부상 없는 풀시즌은 정말 어려운 거죠)

그리고 메이저진출을 의식한 듯, 2010년부터 완급조절피칭을 줄이고 구속을 조금씩 올리고 삼진율도 올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역시나 시즌 중반 늘 팔꿈치, 그리고 어깨 뒤쪽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한국에서 너무너무 많이 던졌어요. 정민철도 계속 잘하다가 한순간 큰 부상으로 30살도 되기 전에 훅 갔습니다. 국내 고졸 투수들은 대부분 단명했습니다. 실력이 좋을 경우 20대 초반에 너무 많이 던진 것이 독이 된거죠. 그리고 류현진의 경우 19, 20세 시즌에 가장 많은 공을 던졌습니다. 이닝도 200이닝을 두해 연속 넘겼구요. 플옵도 두해 연속 진출했습니다. 19세 시즌의 경우 한국시리즈까지 갔죠. 국내에서 큰 부상 없이 꾸준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져. 

그런 선수가 자신의 실력보다 한 수위인 곳에서 모든 힘을 뽑아 싸워야 한다라면, 당연히 부상위험이 더 커지지 않겠습니까. 

쓴소리만 했으니 좋은 점 뽑아보면, 

일본 선수들 시즌 말미엔 다 녹초가 됩니다. 9월 방어율 뽑아보면 다들 난리도 아닐걸요? 완투 머신(?) 마쓰자카도 9월 방어율 무지막지하죠. 그나마 다르빗슈는 작년에 잘했는데, 탈아시안급 몸이 역시나 받쳐준거죠. 그래도 정말 힘들었답니다. 류현진 역시 체격이 좋져. 이거 몸값 상승에 상당한 영향 있었을 겁니다. 작년 김태균 탈진하고, 올해 이대호 시즌 말에 힘들었다지만 타점왕은 건졌죠. 가장 큰 차이는 역시나 기본적인 체격차입니다. 훈련 열심히 안하던 대호라지만, 기본적으로 체격이 있으니 버텨주는 거죠. 

그리고 훈련 스타일에서 시즌 초를 목표로 서서히 컨디션을 올리는 미국의 스타일이 일본보다는 한국과 비슷하죠. 류현진은 이미 한국에선 베테랑이라 스스로 몸을 만들 줄 압니다. 이미 고등학교 때도 토미존 수술 때문에 개인 훈련에 대해 숙지가 되어있었고, 송진우, 구대성같이 선수생활 길게 한 선수들을 보며 자기관리를 배울 기회가 있었죠. 류뚱류뚱 훈련 안할 거 같지만, 트레이너를 가장 귀찮게 하고 자기 몸 끔찍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류현진이라고 소문이 나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좀 힘든 일이 있어도 류현진이라면 참고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팬의 기대심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화의 류현진이 아니라 KBO의 류현진이 되었습니다. 첫해부터 성공하리라고는 생각 안해요. 늘 이 순간을 기다렸어요. 류현진이 아니더라도 kbo에서 직접 진출하여 교두보를 만들어줄 선수가 나타나기를. 그 선수가 응원팀에서 나와서 기쁘고, 아직 젊으니 야구인생 길게 보고 꾸준히 정진해서 메이저리그에 한국프로야구에도 이런 투수가 있었다라는 거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고졸 선수들 유출되는 것도 줄어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