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건너건너가면 커집니다.
- 작성일
- 12-11-29 13:47
제 친구의 여동생이 있어요. 두살 어린데.
일본 유학갔다가 "한국남자랑 결혼하겠다" 라는 생각에 귀국한지 2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그녀석이랑은 중고딩때부터 친했거든요. 어여튼 한달에 한번? 정도 만나서 술한잔 하며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저한테 좋은 남자 소개시켜 달라고 하고.
전 너같은애 비위 맞춰줄남자는 없다고 단칼에 자르고...머 그런이야기겠지요.
고딩때는 꽤나 이뻐서 남자들 울리고 댕겼는데 서른넘으니 자기도 어쩔수 없더라구여 ㅋㅋㅋㅋㅋ
갓 귀국해서 저와 친구(유부남)까지 세명이서 한잔하면서 이야기 할때. 녀석이 저한테 "오빤 언제 장가가?" 라고 물었는데.
그 말이 살이 붙고... 길어지고 길어지면서.
결국 이 말 까지 하게 되었죠.
"오빤 40때까지 안되면 해외로 눈을 돌릴려고"
그러자 같이 있던 제 친구가 거들었죠.
"매드는 우즈백, 모나코에 관심이 깊다. 솔직히 나도 흔들린다;"
분위기가 좋아지자 저는 몇가지 살을 붙였어요.
"아직 국내에는 동남아 색시는 안좋게 본다. 근데 서양의 하얀 색시를 보면 좋아한다"
그러자 그녀석이 정리를 하더군요.
"아~~오빠 백마가 좋다는 거네?"
전 뜻밖의 은어에 당황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뭐....
"그냥....그렇다는 거지.."
그리고 한달후...지지난주에 또 그 여동생을 만났습니다.
또 제 유부친구랑... 근데 여동생이 본인의 친구(여자)를 델꼬 왔더군요.
집이 이사를 가서 의정부에 놀러올때는 그친구의 집에 묶는다고 하더라고요.
모양새는 남2 여2가 되었죠.
종로빈대떡집에 앉아서 어색하게 인사를 하며.. 서로 약간의 통성명을 하는데..
여동생이 지친구한테 저를 소개한답시고 ....
"이오빠 있자나 내가 저번에 이야기 했었자나... 러시아 좋아한다고..."
전 당혹스러웠죠.
"으잉???? 먼말이냐. 설마 너...(이애한테까지 말한거냐)"
근데 그 친구여자아이가
"아~~~~~~~~~~~~~~~~~~~그 백마타고싶다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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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지들끼리는 백마타고싶어하는 오빠로 통하고 있었습니다.
전 백마탄오빠로 불려지고 싶었는데 현실은 시궁창의 맨 바닥을 기고 있구만요.
머 잘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는 동생사이이지만. 현실에서도 이미지는 바닥을 치고 있고.
그것도 처음보는 아이한테 그런 소리를 듣고 ㅠㅠ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한다리 건너니까 엄청 커지는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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