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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설치입니다. 과학기술부 수준으로 봤는데, 공약집을 보니 그보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네요.

공약집에서 밝히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은

1. 기초과학 및 융합시너지과학, 두뇌 집약적 창조과학 등 미래선도 연구 지원
2. 미래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와 과학기술에 기반한 미래사회 변화 예측, 이를 토대로 한 국가정책수립 지원
3. 융합형 연구공동체(학-연-산-지역)의 사회기여 및 글로벌 공동체문제 해결 지원
4. 지식생태계 구축 및 보호를 위한 법제도 지원

등입니다.

일단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부문과 지식경제부의 기술정책 분야,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장기전략 업무를 이관해 상당히 강력한 '미창과부'를 만드네요. 이명박 정부 이전에 과학기술부에 산업기술 R&D 정책 기능이 있었는데, 이를 다시 원상복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경제기획원부터 현재 기획재정부의 고유업무였던 '장기전략' 업무를 미창과부에 넘깁니다. 이 '장기 전략'은 국가의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한 종합 계획의 수립·운용과 투자 계획의 조정의 기본이 되는 업무이니 만큼 상당한 중요성이 있습니다.

현재 재정부 제1차관 산하에 장기전략국이 있는데, 이는 지난해 근10여년만에 부활한 것입니다. 1994년 미국의 압력을 거시적 국가 전략을 세워왔던 경제기획원이 재정부와 통폐합된 뒤 장기전략의 컨트롤타워가 실질적으로 부재했었습니다. 현재 장기전략국은 저출산, 여성근로, 청년실업, 다문화가족 등 국가 주요 과제와 신성장동력 확보, 남북 문제, 자원확보 등 중장기적 시각의 과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했으며, 의료, 연금, 복지 등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위험의 분석 및 관리 강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기능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로 정책조정기능까지 이관되어 간접적인 예산조정권한까지 획득한다면 박정희 시대 초기의 경제기획원에 준하는 강력한 부처가 만들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기술부 창설 이전에는 경제기획원에서 초기 과학기술정책을 담당했던 역사가 있었는데, 그때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이럴 경우 장관은 당연히 부총리급이 되겠죠.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에서 말한 정보통신 전담부서의 기능이 미래창조과학부에 포함될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다면 경제기획원+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가 합쳐진 엄청난 파워의 부서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겠네요. 이 경우 부처간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으니 정보통신 전담부서는 따로 분리할 것 같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