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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흥망성쇠의 역사 : 1993~1995까지 쉬어가는 코너.

“정부여당이 아무리 무슨 실수를 하더라도 민주당이 있는 한 정권재창출에는 문제가 없다.”

“민주당에는 수권능력이 없고 이합집산만 있을 뿐이다. 무슨 사안이든지 우리 당 최고위원회의를 거치면 색깔이 없어져버리고 회색이 되고 만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죠? 예, 1992년 14대 대선이 끝나고 김대중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민주당이 그 뒤 3년 여 동안 내내 들었던 소리입니다. 첫 번째는 당시 민자당 간부, 두 번째는 이부영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의 말입니다. 이렇듯 현재 민주통합당이 겪고 있는 리더십의 약화와 조직력의 부재는 20년 전과 10년 전 김대중이란 거인이 무대에서 사라진 다음 민주당에서 벌어졌던 현상들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그나마 질서 있는 후퇴에 성공해 김대중의 정계복귀 이전까지 단일대오를 유지한 반면, 후자에서는 당이 완전히 두 동강이 난 게 다르지만 말입니다. 15대 총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김대중의 정계복귀 이전까지 민주당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를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김대중이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떠난 뒤 민주당은 대선 패배와 지도자의 공백을 딛고 당의 체제를 정비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신임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동교동계는 이기택과 연합해, 이기택을 당대표로 유임시키는 대신 당의 주류 자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합니다. 이에 맞서 김상현과 정대철이 당권 도전을 선언하고, 대표직을 두고 이기택과 3파전을 벌이게 됩니다. 당시 민주당의 지도체제는 대표 1명과 최고위원 8명을 따로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였습니다. 때문에 권노갑, 김원기, 조세형, 노무현, 한광옥(예, 그 한광옥입니다), 유준상, 신순범, 이부영, 김정길 등 12명이 최고위원직에 도전해 열전을 치릅니다. 전당대회에서의 대표 경선에서는 9시간에 걸친 혈전 끝에 이기택이 2차 투표에서 김상현을 물리쳐 과반을 차지하고 당권을 고수한 반면,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이변이 속출합니다. 김원기가 동교동계의 중량급 후보들을 제치고 1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고(워낙 동교동계에서 4명이 한꺼번에 나온 탓도 있지만), 원외의 노무현이 5위로 최고위원에 진출했으며, 재야파의 거두였지만 초선에 불과한 이부영이 8위로나마 최고위원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당을 정비하고 문민정부 시대를 맞이한 민주당이었지만, 김대중이라는 거인의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지 않았고, 민주당은 계파갈등과 불안정한 지도체제의 문제점을 안고 흔들리게 됩니다. 민주당의 98명 국회의원 중 29명이 동교동계였고, 그 중 문희상(당시 이기택 대표의 비서실장)을 비롯한 3명은 ‘북아현동(이기택의 자택) 파견그룹’으로 불리며 이기택계에 속해 있었지만 사실상 일종의 감시자 노릇을 합니다. 19명의 이기택계는 동교동계에 이은 2위 파벌이었지만 최고위원단에는 이기택 대표 외에 단 한 명의 최고위원도 배출하지 못해 4명의 최고위원을 보유한 동교동계에 얹혀 있는 형태를 띠었습니다. 이기택의 당권은 불안정하고, 실세 파벌은 따로 존재하고, 여기에 김상현, 김원기, 정대철, 조세형이 각자의 계파를 형성하고 비주류를 구축해 주류에 도전하고, 이부영과 노무현 두 최고위원은 개혁모임을 결성해 따로 움직입니다. 그야말로 ‘한 지붕 9가족’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의 민주당과 이기택 대표에 대해, “후보의 경쟁력보다 개인적 인연을, 명분보다 계보를 중시하는 공천을 했고 선거에 참패했다. … 지도자는 공정해야 한다. 신뢰, 헌신, 책임, 절제와 같은 덕목을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기택 대표와 일하면서 이런 것을 배웠다. 이런 경우를 두고 반면교사라고 한다.” 이때 참패했다는 선거가 바로 손학규가 당선된 광명시 보궐선거, 현역의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치러진 춘천시 보궐선거, 박준규 국회의장이 재산공개 파동으로 사퇴하면서 치러진 대구 동을 보궐선거였습니다. 문민정부 초반의 폭발적인 인기 앞에서, 당조차 추스르지 못하면서 계파갈등에 시달린 민주당이 승리를 거두기란 난망한 노릇이었습니다.

 이기택은 불안한 당권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합니다. 1991년 야권통합의 목표 중 하나였던 동진정책의 추진이 첫 번째였습니다. 그래서 이기택은 영남과 강원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때마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전력투구했고, 그 결과 가시적인 달콤한 열매들을 거두게 됩니다. 상지대 비리사태로 민자당 김문기 의원이 사퇴하면서, 그의 지역구 명주-양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었고, 민자당은 김영삼의 측근이자 민주계의 원로였던 김명윤을 공천합니다. 김영삼의 복안에 따르면 당선될 경우 김명윤은 김종필을 밀어내고 민자당 대표위원이 될 것이 유력했습니다. 이에 맞서 이기택은 14대 총선에 이미 출마한바 있던 자기 계파의 최욱철을 공천합니다. 누가 봐도 뻔해 보이는 승부였지만, 이기택은 당 지도부를 아예 명주-양양으로 옮겨왔다고 할 만큼 유세전에 총력을 퍼부었고, 70대의 노장 김명윤과 40대의 젊은 최욱철을 비교하게 만드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해, 결국 대승을 거두고 강원도에 민주당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갈등은 1994년 5월의 원내총무 경선과 후반기 원구성에서 폭발합니다. 서서히 달궈지기 시작한 김대중의 정계복귀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던 시기였고, ‘한 지붕 9가족’과 ‘9인 9색’으로 불리며 무능과 무기력을 드러낸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선 결과였습니다. 결국 김상현을 필두로 한 비주류의 신기하 의원(광주 동구)이 현직 원내총무였던 김태식 의원(전북 완주)을 49 대 46으로 제압하고 신임 원내총무에 선출됩니다. 그리고 국회부의장에도 역시 비주류의 홍영기 의원(전북 임실-순창)이 선출됩니다. 김원기, 김상현, 조세형, 정대철 등이 각 계파를 끌고 비주류 연대를 구성하여 당권에 도전할 태세를 갖춰나가면서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고, 대표의 지도력이 심각히 의심받는 상황에 이르면서 이기택은 다시 보궐선거를 통해 승부수를 던집니다.

 1994년 8월 4일 보궐선거는 이기택의 절정이었습니다. 그해 5월 15일, 경북 경주시를 지역기반으로 하던 민자당 서수종 의원은 소파에 앉아 잠깐 졸았다가 영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과로사한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안기부 차장 출신의 초선의원이었는데, 무리하게 여러 당직을 맡아 뛰고 지역구까지 다니다 그만;; 서 의원의 갑작스러운 과로사로 말미암아 경주시에서는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됩니다. 민자당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던 여성정치인 임진출 씨를 공천했습니다. 민주당은 경주시에서 4번이나 낙선했던 이상두 씨를 내세웠습니다. 선거전 초반에는 민자당 임진출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는 구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주시라는 지역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모든 예측을 뒤집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지요.

 먼저 당시 TK지역에 몰아쳤던 반(反) 김영삼 바람이 민심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YS 집권 이후 PK만 우대받고 TK는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고, 경주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보수적인 표심의 경주에서 여성후보라는 핸디캡을 안은 임진출 후보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여기에 이기택은 경주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악수세례를 퍼부으며 온 시내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그때는 민주당 안에서 김대중의 정계복귀 여부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던 상황이었고, 때문에 이기택은 자기가 가진 영남권에서의 득표력과 경쟁력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개표결과는... 놀랍게도 민주당 역전승! 민주당은 창당 이래 처음으로 TK 지역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습니다. 이기택 대표도 흔들리던 지도력과 위상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고, 자파 의원 숫자를 하나 늘렸고, 영남에서 자신이 가진 상품성을 증명했습니다.

 이기택의 당권강화를 위한 두 번째 방책은 김영삼에게 맞서는 강력한 장외투쟁이었습니다. 그래서 1994년 12.12 쿠데타의 단죄를 위한 대규모 장외집회를 주도했고, 원내에서의 강경투쟁을 이끌었습니다. 1994년 말 예산안 날치기 처리 이후 지방선거 관련 법안까지 민자당이 날치기로 처리하려 하자 이기택은 민주당을 지휘해 이춘구 국회부의장과 황낙주 국회의장을 가택연금하다시피 하며 끝내 승리를 거둡니다. 하지만 민주당 내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고, 문민정부의 실정을 계기로 삼아 정치적인 승리들은 엮어낼 수 있었지만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을 만큼의 동력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의석수에서도 민주당은 98석으로 개헌저지와 국정조사권 발동이 가능한 1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갖고 있었지만, 176석의 민자당과 비교하면 힘이 많이 부쳤죠. 민주당은 제2야당인 신민당(통일국민당이 박찬종의 신정당과 합쳐 만든 정당, 당시 12석의 군소정당)과의 야권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도 하지만, 끝내 성사되지는 못합니다. 슬롯머신 비리에 연루되었던 박철언, 그리고 재벌총수 정주영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는 정당과 통합할 수 없다는 개혁그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친 까닭입니다. 결국 야권통합은 이루지 못하고, 신민당은 1995년 김종필이 자민련을 창당하자 그에 흡수되어 원내교섭단체 구성(자민련 9석 + 신민당 12석 = 21석)에 이바지합니다.

 이 상황에서 김대중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대선패배와 정계은퇴 이후 영국으로 훌쩍 떠나 케임브리지에서 연구생활을 하며 야인으로 지내다 돌아온 김대중은 아태재단을 창설하고 북핵 위기에서 한미일을 넘나들며 북핵 문제의 일괄타결과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방안을 제시하는 등 나름대로의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러나 김대중의 거취에 대한 의구심 섞인 목소리와 정계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 김대중은 어느새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끌려오게 된 것입니다. 과연 김대중이 의도적으로 정계복귀의 계획을 처음부터 치밀하게 준비하고 그에 따라 수순을 밟아 1995년의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에 이르게 된 것인지, 김영삼과 문민정부의 압박과 민주당의 지리멸렬함과 같은 주변상황이 그를 어쩔 수 없이 정계복귀의 길로 밀어 넣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1994년 하반기부터 1995년 상반기에 이르기까지, 김대중의 정계복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고, 모든 언론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합니다.

 바깥에서는 김대중의 정계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고, 안에서는 야권통합과 김대중의 거취, 그리고 1995년 2월의 당권이 걸린 전당대회를 놓고 대란이 일어납니다. 주류와 비주류의 힘겨루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이기택은 분당과 신당창당까지 불사하며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결국 김상현과 김원기는 이기택과의 대타협을 통해 당권경쟁을 포기하고 이기택의 대표직을 유지시켜 주게 되지요. 1995년 초에 민주당은 당의 구조를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해 이기택을 총재로 선출하고, 기존의 최고위원들을 이름만 바꾼 부총재로 선출합니다. 1992년 민자당을 탈당한 이후 장외에서 떠돌던 이종찬 의원(서울 종로)을 영입하여 국회 재적 3분의 1인 100석을 넘기고, 김근태가 창립한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를 흡수하고 김근태를 부총재에 임명하며 일단 외연을 확대합니다. 그러나 김대중 이후의 야권의 주도권과 대권가도를 꿈꾸던 이기택, 그리고 서서히 정계로 이끌려가고 있는 김대중 사이의 갈등은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잠복합니다.

 김대중의 정계복귀를 확실히 굳혀준 것은 1995년 1회 지방선거였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은 ‘조순 서울시장-이종찬 경기지사’ 카드를 내밀었다가 이기택의 강력한 반발로 이종찬 카드는 무산되었지만, 조순 서울시장 카드를 뽑아들고 적극적인 지원유세에 나섭니다. 이때 김대중은 ‘지역 등권론’을 주창하면서 선거의 뜨거운 쟁점을 불러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정계복귀를 위한 명분을 다져놓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 바람에 부산시장에 출마했던 노무현은 지역 등권론의 유탄을 맞고 51% 대 37%로 패배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대약진을 이룩하게 됩니다. 민주당은 조순을 앞세워 당초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 보였던 무소속 박찬종 후보를 격침시키며 대역전극을 이뤘고,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중 23명을 휩쓸었습니다. 광역단체장은 서울과 광주, 전남북까지 4명을 당선시켰고, 기초단체장에서도 230명 중 84명으로 1위, 광역의회 875명 중 355명으로 역시 1위를 달리며 명실상부하게 지방의 제1당이 됩니다.

 그러나 선거승리 이후 민주당은 본격적인 분당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됩니다. 선거의 최대 승자는 누가 봐도 김대중이었지 이기택은 아니었고, 이제 김대중은 완전히 현실정치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7월 18일, 김대중은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2년 7개월 만에 현실 정치인으로 돌아와 신당을 창당하게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민주당의 당권 장악 대신 분당으로 이어질 신당 창당을 선택한 것은 자신의 지도력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일사불란한 체제를 만들어 대권도전에 대비하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기택을 위시해 포스트 DJ를 노리던 세력들, 혹은 김대중의 정계복귀 자체를 ‘신 3김 시대’와 지역주의 정치의 부활로 간주하는 개혁파들의 강력한 반발로 진통을 겪는 것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체로 걸러내듯 자기를 따를 세력을 걸러내자, 그리고 빈자리는 중도나 보수 쪽의 새로운 표심을 확보할 수 있는 세력과 인물들로 채우자는 것이 김대중의 복안이었습니다. 김대중은 네 번째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자기 색깔을 다소 옅게 만들거나 변화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표심의 확장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지요.

 신당 창당 선언 이후 김대중은 민주당으로부터 65명의 의원을 빼내가고, 민주당에는 33명의 의원들만 남게 됩니다. 이부영과 노무현을 위시한 개혁그룹들은 민주당 잔류를 선언하고, 김원기, 이철, 제정구, 김정길 등은 ‘구당모임’을 결성해 어떻게든 야권을 단일대오로 만들려고 노력하였지만 허사가 됩니다. 제정구는 구당모임을 주도하면서 김대중의 신당 측에 공동대표제와 50 대 50의 지분으로 협상을 제의하려 했지만, 신당이 이를 받아줄 리가 만무했습니다. 이때 김대중이 야권의 분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 제정구의 구상을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랬다면 이부영이나 이철, 제정구, 김원웅, 유인태, 박계동, 김홍신, 이미경 등의 인물들이 한나라당을 거치면서 갈라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먼 길을 돌아 다시 민주당으로 올 필요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어쨌든 김대중은 9월 5일 신당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고 총재에 선출되면서 정식으로 정계에 복귀합니다. 김대중이 정계복귀의 과정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과정은 대단히 강력한 보스정치 자체였습니다. 그가 정계복귀의 명분으로 내세운 야당의 지리멸렬함과 정권교체를 위한 역량의 결집은 분명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민주당이 겪었어야 할 과도기와 성장의 진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성숙으로 이어지기도 전에 김대중의 정계복귀라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야당은 다시금 강력한 총재 1인 지배체제 아래의 일사불란한 조직으로 바뀌고, 과도기와 성장의 진통을 겪는 과정은 다시 8년 뒤로 유예됩니다. 그리고 그 대가를 비싸게 치르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