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다른 글도 그렇듯 역시나 1인칭 시점에서 보는 것이기에 구체적, 전국적 수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SPC쪽 회사를 다닐때 입니다.

한참 뚜레주르가 치고 나왔죠. CJ가 작정하고 제과업계를 평정하려고 들어왔습니다.

그러기에 밀가루 공급 메이저 회사가 제과업에 들어오는건 불공정한 행위라고 여러채널을 통해서 기존기업들이 막으려했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 CJ는 제과업계에 공세적으로 진출을 했습니다.

파리바게뜨에서 인원도 많이 스카웃해가기도 했지요. 또한 주요목지점에서 상권을 잡기 위해서 많은 혜택을 줘가면서 파리바게뜨를 뚜레주르로 전환시키기도 했습니다. 이 작전이 처음엔 잘 먹혔습니다. 더 많은 마진율을 보장하고 더 낮은 장비대금 인테리어혜택등을 주면 점주들은 좋아하겠죠. 또한 회사 입장에서도 상대점포는 -1, 자신들은 +1이면 차이는 2로 벌어지니 신규출점보다 경쟁상대를 잡아내는 훨씬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파리 임원이 기존 점포의 계약시기등이 담긴 자료 등을 가지고 CJ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사람이 참 보안...보안... 강조를 병적으로 했었죠. 보안때문에 업무 지장이 있을 정도로...그런데 정작 지가 들고 튀었;;;)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원인으로는,

1. 돈질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CJ보다는 약한 SPC를 잡아보겠다는 전략을 이어가지 못했다.

2. 점포제조제품과 완제품 비율을 잘못 잡았다.

3. 상권개발 인원들의 역량 문제가 드러났다.

크게 이렇게 3가지를 보고싶습니다.

1. 돈질을 해서 뭉개버리겠다면 진짜 화끈하게 했어야됩니다. 점포간판 갈아 달게 만들기, 파격적인 지원, 가격 정책 이런 방향으로 경쟁회사를 깨겠다면 상대방이 버틸 선을 예상했어야하고 그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각오가 된 상태여야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이유인지 단지 수백억 수준의 적자에 처음의 투지(?)를 잃어버리더군요. spc란 회사가 사업구조상 마진율 45%짜리인데 매출액이 2조가 넘습니다. 즉 여기를 깨부수려면 최소 수천억의 적자는 당연한겁니다. 그런데 수백억에 아차 싶다라판단한다라...처음부터 너무 상대를 쉽게 본거죠.

2. 뚜레주르는 점포에 직접 만든 비율을 늘리면서 파리보다 생산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강조했고 홍보했습니다.

근데 이게 안먹혔습니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파리도 매장에서 만들고, 뚜레도 만들고...로 알고 있습니다.

생산 비율만 높여놨는데 이게 인건비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매출이라도 제조기사를 상대적으로 더 써야됩니다. 인건비 구조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커요. 점포운영하는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집니다.

3. 상권개발을 정말 못하더군요. 같이 빵집 내자고 돌아다녀본적이 있습니다.

놀랬습니다. 이렇게 상권개발하고도 월급받는구나...하고.

가까운 부동산에 가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여기 빵집할 만한 자리 있어요? 20-25평쯤 되는데로요."

해당지역 평균 보증금, 권리금, 월세 등이 제대로 파악이 안되어 있었습니다. 유동인구 및 상주인구 파악도 거의 안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브랜드만 오픈시키는게 아니라 빕스나 다른 브랜드도 같이 개발 하더군요. 자. 점포운영을 안해봤던 사람이 상권을 봐주고 예상매출을 잡아줍니다. 그것도 상권의 시세나 배후인구, 유동인구 흐름도 잘 모르면서.

결국 점당 매출 자체가 뚜레가 밀립니다. 제품의 질적 차이가 사실상 없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건 상권문제입니다.

소비자입장에서는 차이가 없는 브랜드라고 보고싶습니다. 제품은 대동소이합니다. 품질도 우열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구요.

그런데 사업성이란 측면에서는 돌이켜볼때 CJ가 너무 안이하게 들이댄 것 아닌가합니다.

양측이 치열하게 경쟁했어야 소비자들이나 점주들에게 혜택이 있을텐데 일방으로 쏠려버리니 SPC가 제과업계의 현기차가 되어버리는 모양새가 된 아쉬움도 남구요.

저녁에 한가해서 과거의 뻘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좋은 밤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