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신보 - 자크 뒤플리
- 작성일
- 13-01-28 11:43
거의 석 달 만에 프랑스 클라브생 음악의 신보를 소개해 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크-로코코-고전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살았던 프랑스의 음악가 자크 뒤플리Jacques Duphly.
(1715년생 인물에게 바로크 음악가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좀 그렇긴 하네요. 그 누구도 바로크 시대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 개혁가 글룩이 1714년생인데 말입니다.)
이 시대 프랑스의 음악가들이 대개 그렇듯 (눼, 최대 거물인 쿠프랭과 라모를 제외하곤 다 그렇지요) 그의 개인사에 대해선 알려져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라모가 그랬듯 촌에서 출생하여 그 동네에서 촉망받는 연주자로 이름을 날린 후 파리로 올라와 어디 한 자리를 꿰찬 뒤 죽을 때까지 명성을 누리는 것이 음악가들의 출세 경로였는데 뒤플리의 경우 파리에 올라와서는 어떤 자리를 맡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공식 타이틀은 '실업자'였지만 뛰어난 가정교사로 이름을 날리며 평생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도 해봅니다. 클라브생 제작의 거장 파스칼 타스캥 및 당대의 지성인인 장-자크 루소의 저작에도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연주자의 이름으로 자크 뒤플리를 꼽았다는 말도 남아 있다할 정도이니까요.
뒤플리의 작품 세계는 평생 네 권에 걸쳐 출판된 클라브생 작품집에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호화로운 궁정 한 구석에서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야 할 악기, 따라서 혁명의 물결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 버릴 운명의 악기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그러고보니 뒤플리가 태어난 1715년엔 태양왕 루이 14세가 사망했고, 그가 사망한 1789년은 바로 그 유명한 프랑스 대혁명의 해이니 역사적으로 볼 때 뒤플리는 필연적으로 잊혀졌어야 하는 운명이었던 것도 같네요.
한 시대를 마감하는 위치에 있는 이의 작품이 그렇듯, 뒤플리의 작품을 두고 혁신적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의 작품을 듣고 있노라면,
거시적으로(?) 보면 프랑스 바로크가 한참 맹위를 떨치던 시절의 선배 대가인 大쿠프랭의 향기를 맡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액면으로 나타나는 작명 센스 또한 말할 나위 없겠지요.
미시적으로 볼 때에는 당대 유럽의 그 어느 누구도 '이 인간'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인물,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숨결도 느껴지고요.
프랑스 궁정의 우아함과 장중함, 스카를라티로부터 물려받은 이탈리아 식의 화사함의 결합, 이걸 뒤플리의 작품 세계라 요약하면 화내려나요...?
여타 프랑스 클라브생 음악처럼 뒤플리의 작품들도 모음곡에 들어 있는 고전 춤곡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등)에 기본적으로 춤곡의 리듬을 깔고 있는 자유로운 제목의 곡들(뒤플리의 경우 대부분 주변 인물에 대한 초상)이 섞여 있다는 정도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철저히 잊혀졌던 인물이었기에 뒤플리의 작품을 다룬 녹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프랑스 바로크 소품집' 같은 제목을 단 편집음반에 두어 곡씩 끼어드는 정도.
제가 알고 있는 '전곡' 녹음은 장-파트리스 브로스가 한 3장짜리 판 뿐인데, 이번에 '대가' 크리스토프 루쎄가 상당량을 녹음해 주어 소중한 디스코그래피 한 줄을 추가하게 됩니다. 기왕 하는 거 한 장만 더 녹음하여 전곡을 채워주지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긴 합니다만.
연주야 뭐, 루쎄 스타일이 언제나 그렇지요. 자신만만 그 자체. 좀 소심해주었으면 하는 대목도 있지만 그러면 루쎄가 아니니ㅎㅎㅎ
뒤플리의 네 권에 걸친 클라브생 작품집에서 한 권 당 딱 두 곡씩만 떼어 올려보렵니다. 그의 개성이 좀더 잘 드러났다고 생각되는 '인물 초상' 위주로 올렸으며 상대적으로 소심한 (그리고 피치도 다르게 쓴...이라고 써놓고 다시 들어보니 똑같은 것 같네요. 저의 착각-_-;;;) 브로스의 연주도 곁들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크-로코코-고전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살았던 프랑스의 음악가 자크 뒤플리Jacques Duphly.
(1715년생 인물에게 바로크 음악가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좀 그렇긴 하네요. 그 누구도 바로크 시대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 개혁가 글룩이 1714년생인데 말입니다.)
이 시대 프랑스의 음악가들이 대개 그렇듯 (눼, 최대 거물인 쿠프랭과 라모를 제외하곤 다 그렇지요) 그의 개인사에 대해선 알려져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라모가 그랬듯 촌에서 출생하여 그 동네에서 촉망받는 연주자로 이름을 날린 후 파리로 올라와 어디 한 자리를 꿰찬 뒤 죽을 때까지 명성을 누리는 것이 음악가들의 출세 경로였는데 뒤플리의 경우 파리에 올라와서는 어떤 자리를 맡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공식 타이틀은 '실업자'였지만 뛰어난 가정교사로 이름을 날리며 평생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도 해봅니다. 클라브생 제작의 거장 파스칼 타스캥 및 당대의 지성인인 장-자크 루소의 저작에도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연주자의 이름으로 자크 뒤플리를 꼽았다는 말도 남아 있다할 정도이니까요.
뒤플리의 작품 세계는 평생 네 권에 걸쳐 출판된 클라브생 작품집에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호화로운 궁정 한 구석에서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야 할 악기, 따라서 혁명의 물결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 버릴 운명의 악기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그러고보니 뒤플리가 태어난 1715년엔 태양왕 루이 14세가 사망했고, 그가 사망한 1789년은 바로 그 유명한 프랑스 대혁명의 해이니 역사적으로 볼 때 뒤플리는 필연적으로 잊혀졌어야 하는 운명이었던 것도 같네요.
한 시대를 마감하는 위치에 있는 이의 작품이 그렇듯, 뒤플리의 작품을 두고 혁신적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의 작품을 듣고 있노라면,
거시적으로(?) 보면 프랑스 바로크가 한참 맹위를 떨치던 시절의 선배 대가인 大쿠프랭의 향기를 맡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액면으로 나타나는 작명 센스 또한 말할 나위 없겠지요.
미시적으로 볼 때에는 당대 유럽의 그 어느 누구도 '이 인간'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인물,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숨결도 느껴지고요.
프랑스 궁정의 우아함과 장중함, 스카를라티로부터 물려받은 이탈리아 식의 화사함의 결합, 이걸 뒤플리의 작품 세계라 요약하면 화내려나요...?
여타 프랑스 클라브생 음악처럼 뒤플리의 작품들도 모음곡에 들어 있는 고전 춤곡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등)에 기본적으로 춤곡의 리듬을 깔고 있는 자유로운 제목의 곡들(뒤플리의 경우 대부분 주변 인물에 대한 초상)이 섞여 있다는 정도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철저히 잊혀졌던 인물이었기에 뒤플리의 작품을 다룬 녹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프랑스 바로크 소품집' 같은 제목을 단 편집음반에 두어 곡씩 끼어드는 정도.
제가 알고 있는 '전곡' 녹음은 장-파트리스 브로스가 한 3장짜리 판 뿐인데, 이번에 '대가' 크리스토프 루쎄가 상당량을 녹음해 주어 소중한 디스코그래피 한 줄을 추가하게 됩니다. 기왕 하는 거 한 장만 더 녹음하여 전곡을 채워주지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긴 합니다만.
연주야 뭐, 루쎄 스타일이 언제나 그렇지요. 자신만만 그 자체. 좀 소심해주었으면 하는 대목도 있지만 그러면 루쎄가 아니니ㅎㅎㅎ
뒤플리의 네 권에 걸친 클라브생 작품집에서 한 권 당 딱 두 곡씩만 떼어 올려보렵니다. 그의 개성이 좀더 잘 드러났다고 생각되는 '인물 초상' 위주로 올렸으며 상대적으로 소심한 (그리고 피치도 다르게 쓴...이라고 써놓고 다시 들어보니 똑같은 것 같네요. 저의 착각-_-;;;) 브로스의 연주도 곁들입니다.
Jacques Duphly
클라브생 작품집 Pièces de clavecin
1 권 Premier livre
방로 La Vanl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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