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최근에 김정준 해설이 류현진 관련해서 분석글 쓴 걸 봤는데요. 좀 실망입니다.




"김 위원은 "류현진의 변화가 고정된 틀이 없기 때문에 타자들이 적응하는 데 오히려 애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류현진의 완봉쇼를 지켜보면서 "팔 스윙이 구종에 따라 다소 다른각도로 던지기 시작했다. 직구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고, 체인지업은 이보다 다소 낮은 곳에서 던진다.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라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지게 만들기 위해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구종에 따른 팔의 각도가 특정한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던지는 쪽에서 틀이 없는데 치는 쪽에서 정형화시킬 수는 없지 않겠는가. 상황에 맞춰 마치 물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하는 매커니즘에 또 한번 놀랐다"고 설명했다."

요거에요.




사실 제가 그리 김정준 해설을 좋아하진 않죠. 원래는 전력분석원으로 상당히 높이 평가했는데, sk를 떠난 이후 좀 편파적으로 중계를 한다고 해서. 그런데 저 기사를 보면 역시 아버지 따라가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성근 감독은 반대로 포심을 던질 때 팔각도가 올라간 것을 지적했죠. 이게 옳은 설명입니다. 팔각도가 올라가야 더 좋은 피칭이 가능한 투구동작을 류현진이 가지고 있구요.


사진 첨부했습니다. 왼쪽의 것은 wbc 09년도 자료. 오른쪽은 올시즌입니다. 체인지업은 거의 변하지 않았구요. 다른 공들의 릴리스포인트가 위로 올라갔다는 거 알수 있죠.


전 류현진이 던진 날마다 저런 기록들을 체크해왔는데요.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거에 대해선 좀 걱정을 하고 있다는 걸 전에도 표현한 적이 있어요. 왜냐하면 체인지업은 포심과 똑같은 팔스윙에 똑같은 각도로 나와야만 더 타자들이 구분하기 어렵게 할 수 있는거니까요.
즉, 분석되어 공략당할 가능성이 커지죠.

그나마 믿는 구석은, 팔을 최대한 숨기고 나오는 편이니까 달라지는 릴리스포인트를 들킬 여지도 좀 적지 않을까하는거였는데, 이건 좀더 두고봐야 알게되겠습니다.




한마디 더 추가하자면, 투수에게는 지속성(constancy)가 생명입니다. 투구폼을 공 던질 때마다 달리하면 그만큼 자기 공을 제어할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늘 한결같이 같은 폼으로 던지는 것을 추구해야지, 변칙 투구폼에 신경쓰면 좋은 투수가 될 수 없고, 설사 성공해도 롱런하기도 힘듭니다.